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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
▲ <남은 날은 전부 휴가> 겉표지
ⓒ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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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자들은 동감하겠지만, 군대생활을 하면서 첫 휴가를 받으면 참 기분이 좋다. 그런데 휴가가 끝나고 다시 부대로 복귀할 때가 되면 그 기분은 바닥을 친다. '내가 다시 부대에 들어가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장인들의 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이가 몇이고 직업이 무엇이건 상관없이, 자신에게 남은 인생은 전부 휴가라고 상상해보면 어떨까.

물론 시쳇말로 '일 중독'인 사람들은 그런 상황을 견디지 못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만 않다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하면서 그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휴양지를 찾아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던가, 어딘가로 혼자서 배낭여행을 떠나던가. 아니면 집에 처박혀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던가.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

맛집이나 여행지를 찾아다니면서 전문 블로거가 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은 인생을 보낼 수 있다. 이런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렇게 살기는 쉽지 않다.

이사카 고타로의 2012년 작품 <남은 날은 전부 휴가>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작품의 제목처럼 자신의 남은 날이 전부 휴가라고 말한다. 일종의 바캉스를 떠나는 셈이다. 그의 이름은 오카다.

그는 그동안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동료와 어울려서 '나쁜 일'을 해가며 돈을 벌어 왔다.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상대 운전자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낸다거나, 아니면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돈을 갈취해왔다. 아무리 좋게 말하더라도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지는 못한 것.

그런 오카다가 이제 마음을 잡았는지 바른 생활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그의 동료들이 그를 가만히 두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막말로 '조직의 쓴맛'을 보여주겠다고 결심할 수도 있다. 오카다의 남은 인생은 어떻게 될까?

내일부터는 전부 휴가

작품을 읽다보면, 정말 남은 날이 전부 휴가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누구나 휴가를 꿈꾼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휴가의 기간이다. 휴가가 열흘 정도라면 충분히 즐기고 재충전해서 다시 일을 시작하겠지만 그 기간이 1-2년 동안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1주일의 휴가라면 '그동안 무엇을 할까, 어디로 갈까' 라는 즐거운 고민을 할 수 있지만, 1년 이라면 무얼 해야할지 몰라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평생 동안 휴가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휴가에는 양면성이 있다. 휴가를 떠나면 즐겁지만, 끝나고 일터로 복귀하면 어떤 후유증이 생길지 생각하기도 한다. 남은 인생이 전부 휴가라면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남은 날이 전부 휴가라면, 그것도 유급휴가라면 정말 좋겠다.

덧붙이는 글 |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 김소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2015)


태그:#이사카 고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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