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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황금 원장이 직접 키운 차나무 찻잎을 수확해 만든 홍차.
 홍황금 원장이 직접 키운 차나무 찻잎을 수확해 만든 홍차.
ⓒ 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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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차 문화를 떠올리면 전통 다도와 녹차를 떠올린다. 그마저도 다예(茶藝, 차를 우려내는 법과 차를 즐기는 예술을 아울러 말하는 것)를 익히기 어려워 전통 방식의 차 즐기기보다 간편하게 티백으로 우려내는 차를 더 선호한다.

반면 영국은 일과 중 '애프터눈 티타임(Afternoon tea time, 오후 시간 스콘이나 케이크를 곁들여 차를 먹는 시간)'이 있을 정도로 홍차를 사랑하는 나라다. 우리나라에서 차(茶)는 아직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외에 구색을 갖춰 놓는 메뉴 수준일 뿐이다.

그래도 점차 차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차 문화 보급을 위해 티하우스(Teahouse, 찻집)가 생기는 추세다. 홍황금(60) 원장 역시 4년 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한송예술촌에 '백비차문화공간'을 세우고 동·서양의 다양한 차와 차 문화를 알리고 있다. 지난 10일 그를 만났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배운 다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한송예술촌에 있는 '백비차문화공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한송예술촌에 있는 '백비차문화공간'
ⓒ 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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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비차문화공간은 크게 유럽 다실, 일본 다실, 중국 다실, 한국 다실로 나뉜다.(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각 지역 고유 차와 함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백비차문화공간은 크게 유럽 다실, 일본 다실, 중국 다실, 한국 다실로 나뉜다.(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각 지역 고유 차와 함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 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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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원장도 처음부터 '차'에 관심이 었던 건 아니다. 첫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예절을 가르치기에 다도만 한 게 없다는 친구의 말에 아이와 함께 배운 게 시작이었다. 그곳에서 한 가지 찻잎을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녹차(綠茶), 백차(白茶), 황차(黃茶), 청차(靑茶), 홍차(紅茶), 흑차(黑茶)로 나뉜다는 사실부터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 미국 독립운동의 시발점인 보스턴 차 사건이 홍차 수입 문제로 발생했다는 것 등을 배우게 됐다.

"근대사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홍차만큼 역사적인 여러 사건의 시작이 된 식품도 없어요. 모두 홍차가 그 중심에 있었죠. 그런 사실을 알게 되면서 '대체 홍차가 어떤 매력이 있길래'라는 생각을 하고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덧 제 전문이 됐네요."

홍 원장은 나라마다 다른 차 문화를 알기 위해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유학했다. 이외에도 궁중음식, 꽃꽂이, 사군자, 세계사 등을 배우며 다도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에는 차나무를 직접 심어 그만의 홍차를 만들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홍차와 어울리는 티 푸드(tea food)가 발전했어요. 우리 다도도 차와 함께 먹는 다식이 있고요. 차는 정신 문화이기 때문에 심신수련을 할 수 있는 분야나 역사까지 배우게 됐죠. 오랜 시간 '차'를 가지고 놀다 보니 다른 이들에게도 차 문화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백비차문화공간'까지 운영하게 됐죠."

차의 모든 걸 배울 수 있는 곳

 홍황금 원장.
 홍황금 원장.
ⓒ 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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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한송예술촌에 터를 잡은 홍 원장의 백비차문화공간은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다. 차에 대한 이해 없이는 완벽한 다도를 했다고 할 수 없다는 홍 원장의 철학처럼, 차의 종류 등 기본부터 올바른 다예, 차에 얽힌 역사까지, 차 한 잔에 얽힌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다. 또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다실 등 4개 방으로 나눠 각 나라 고유의 차와 차 문화를 알려주고 있다.

"마시기 급급한 차 문화는 껍데기에 불과하죠. 차가 주는 여유와 함께 차 한 잔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다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다고 무조건 전통만 따르는 것도 바른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시대가 변화했으니 차 문화도 현대에 맞게 변해야죠. 대신 그 변화는 기본에서 와야 하고요. 기본이 있어야 창의적인 생각도, 나만의 차 문화도 만드는 것 아니겠어요?"

홍 원장은 지금에 맞는 차 문화를 보급해 사람들에게 홍차를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메리카노'나 '캐러멜 마키아토' 등 낯설었던 커피 이름이 지금은 익숙해진 것처럼, 홍차를 비롯해 다양한 차도 현대인의 일상에 스며들 날이 오게끔 하고 싶다는 것.

"홍차도 차분한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꽃이나 과일 향기가 가미된 플래버드 티, 인도의 다즐링 등 다양한 종류가 있죠. 단순히 차를 알리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홍차 한 잔으로 바쁜 일상에 여유를 주고 싶어요."

예순이 된 지금도 배우고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있어 행복하다는 홍 원장은 천천히 우러나오는 홍차 향기 속에서 '슬로 라이프(slow life)'를 누릴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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