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캅' 김희애, 누가 아줌마래?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 제작발표회에서 강력1팀 팀장 최영진 역의 배우 김희애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서는 백 점이지만 엄마로서는 마이너스 삼백육십오 점인 경찰아줌마의 활약을 그린 경찰 드라마다. 3일 월요일 밤 10시 첫 방송.

▲ '미세스 캅' 김희애, 누가 아줌마래?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 제작발표회에서 강력1팀 팀장 최영진 역의 배우 김희애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서는 백 점이지만 엄마로서는 마이너스 삼백육십오 점인 경찰아줌마의 활약을 그린 경찰 드라마다. 3일 월요일 밤 10시 첫 방송. ⓒ 이정민


개그 프로그램에서까지 패러디됐던 물광 피부는 온데간데없다. 대신 까칠해진 얼굴에 땀과 피가 장식처럼 맺혀 있을 뿐이다. SBS 새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안길호) 속 김희애의 모습은 그간 대중이 만나왔던, "항상 우아하고 기품 있던"(유인식 PD) 그 모습과는 한참 멀어져 있다.

하지만 정작 김희애는 그 모습에 꽤나 만족한 듯하다.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애는 "처음 대본을 받아 보니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가 있었다"며 "그동안 형사 캐릭터가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남성이었지 않나. 나이도 많은 '아줌마'가 총을 들고 현장을 뛰어 다닌다는 게 신기했다"며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의 설명대로 <미세스 캅>의 주인공 최영진 경감은 '최영감'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범인을 잡는 데엔 발군의 감과 실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다. "내 나이를 알겠지만 이젠 남편을 뺏긴 여자, 아이를 잃은 엄마 등 (배역을) 선택하는 폭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뗀 김희애는 "한 사람으로서 바로 설 수 있는 역할을 맡는 게 솔직히 말해 쉽지 않은데, <미세스 캅>은 그런 점에서 연기자로서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미세스 캅' 김민종-김희애, 막강한 경찰 콤비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 제작발표회에서 강력계장 박종호 역의 김민종과 강력1팀 팀장 최영진 역의 배우 김희애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서는 백 점이지만 엄마로서는 마이너스 삼백육십오 점인 경찰아줌마의 활약을 그린 경찰 드라마다. 3일 월요일 밤 10시 첫 방송.

▲ '미세스 캅' 김민종-김희애, 막강한 경찰 콤비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 제작발표회에서 강력계장 박종호 역의 김민종과 강력1팀 팀장 최영진 역의 배우 김희애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서는 백 점이지만 엄마로서는 마이너스 삼백육십오 점인 경찰아줌마의 활약을 그린 경찰 드라마다. 3일 월요일 밤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이상,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후배 배우 이다희(민도영 경위 역)마저 두 시간 만에 지쳐 버렸다는 액션 스쿨에서, 김희애는 6시간이 넘게 땀을 흘렸다. 이를 두고 김희애는 "이번 작품이 끝나면 이젠 말로만 하는 연기를 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액션을 만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 평소보다 두 세배는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꽃누나'로까지 불렸던 비주얼 역시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극 초반 등장하는 연쇄강간살인범을 잡기 위해 이틀을 내리 뛰었다. 마지막엔 입에서 절로 '저 XX 죽일 거야'라는 욕지기가 튀어 나올 정도였다. "제작진이 뭔가 조치를 취해줄 줄 알았"을 만큼 악취가 심했던 시궁창에서의 촬영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모습에 유인식 PD가 "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침부터 밤까지 땅바닥에도 시궁창에도 굴려봤는데, 허점을 찾는 데 결국 실패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이에 대해 김희애는 "시청자의 보는 눈이 높아진 만큼 가짜로 보이면 드라마 내용에 쉽게 빠져들지 못할 것 같았다"며 "화장을 거의 못한 데다 땀범벅까지 됐지만, '이 작품 이후 (다른 작품에서) 안 불러주면 어쩔 수 없지'하는 마음이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고민도 많았지만 체념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 졌다"고 전했다.

'미세스 캅' 김희애, 나를 따르라!   배우 김희애가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 제작발표회에서 후배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총을 겨누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서는 백 점이지만 엄마로서는 마이너스 삼백육십오 점인 경찰아줌마의 활약을 그린 경찰 드라마다. 3일 월요일 밤 10시 첫 방송.

▲ '미세스 캅' 김희애, 나를 따르라! 배우 김희애가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 제작발표회에서 후배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총을 겨누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세스 캅>은 경찰로서는 백 점이지만 엄마로서는 마이너스 삼백육십오 점인 경찰아줌마의 활약을 그린 경찰 드라마다. 3일 월요일 밤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이토록 동적인 최영진의 모습 뒤에는 일 때문에 늘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하나뿐인 딸(신린아, 박민하 분)에 대한 안쓰러움을 간직한 워킹맘의 모습이 숨어 있다. 유 PD는 "슈퍼우먼처럼 둘 다 잘할 수 없어 늘 자신의 선택을 회의하고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곧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며 "그 고민에 공감하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는 실제 워킹맘인 김희애 또한 크게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에서 엄마가 직업을 갖고 있으면 (이를 양립하는 게 하나만 하는 것보다) 10배는 더 힘들다"는 그는 "집에 가도 쉬지 못하고 또 다른 직장에 출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배우'는 그가 놓치고 싶지 않은 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들어서야 내가 배우라는 걸 느끼게 됐다. 시간이 지나며 '내가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는 김희애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얼마나 선택받은 운명인 것인지를 점점 느끼게 된다. 가늘고 길게, 한 80살까지 작은 역할이라도 맡으며 끝까지 가는 것이 배우로서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희애, 김민종, 이다희, 손호준, 신소율, 허정도, 이기광 등이 출연하는 <미세스 캅>은 다음달 3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미세스 캅 김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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