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앤트맨>의 한 장면

영화 <앤트맨>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Size Does Matter"

지난 1998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거대 괴수 블록버스터 <고질라>는 이런 카피 문구를 내걸고 홍보에 나선 적이 있다.  지난 3일 국내 개봉된 <앤트맨>도 어찌보면 이 문장이 잘 어울리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물론 반대의 의미로서 말이다.

<앤트맨> 속 전반적인 극의 배경/스케일은 크지 않지만, 마블 특유의 재미는 반감되지 않았다. 오히려 초미니 주인공이라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서 더욱 아기자기한 액션과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해보인다.

돈에 눈이 먼 광기에 사로잡힌 과학자와 이를 막기 위한 주인공의 사투는 이미 여러 영화들을 통해 다뤄진 바 있다. 따라서 자칫 식상한 줄거리로 전개될 수 있지만, '개미 인간'이라는, 말 그대로 사이즈가 줄어드는 특성을 적절히 잘 활용하면서 자잘한 유머 코드를 입혀 독창적인 이야기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1980년대말 <이너 스페이스>, <애들이 줄었어요>에서 볼 수 있었던 인체 축소 기술은 21세기 최첨단 CG를 통해 더욱 실감나는 화면으로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가난한 이혼남... '갑부 영웅' 아이언맨과 대척 캐릭터

 영화 `앤트맨`의 한 장면

영화 `앤트맨`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앤트맨>은 나름 '의적'이지만, 현실에선 양육비 마련에 쩔쩔매는 돈 없는 이혼남이다. 스콧 랭(폴 러드 분)의 변신을 통해 관객들의 대리 만족, 가족에 대한 사랑 등 할리우드 영화 특유의 공통 분모를 적절히 작품 속에 녹여냈다.

여기에 원조 앤트맨인 과학자 행크 핌(마이클 더글러스 분) 대신 <스파이더맨>과 더불어 역대 마블의 가난한 슈퍼 히어로로 볼 수 있는 '2대 앤트맨' 스콧 랭을 전면에 내세운 건 내년 선보일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갑부 영웅" 아이언맨과 대척점에 설 수 있는 캐릭터 중 하나로 <앤트맨>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영화의 쿠키 영상 중 하나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한 컷이 사용되었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의 영화 세계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쉴드, 히드라 등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언급되면서, 후속편 및 마블 차기 시리즈와의 연계성을 이 영화에서도 살짝 엿볼 수 있다. 비록 <앤트맨>은 <어벤져스>, <아이언맨>에 비교할 만큼의 역대급 마블 영화는 아닐지라도, 나름의 재미와 존재감을 드러내며 후속편 및 마블 차기 시리즈들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리는데엔 성공적인 출발을 보인 셈이다.

마블 마니아라면 향후 제작될 일련의 영화에서 앤트맨의 활약상을 일찌감치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영화 속 숨겨진 코드

① 극중 악당 옐로우자켓(코리 스톨 분)과 앤트맨의 치열한 가방 속 혈투 장면에서 애플 아이폰의 시리(Siri) 기능으로 록밴드 큐어(The Cure)의 걸작 음반 <Disintegration>이 재생되는 건 영화의 주요 소재(인체 축소+원자화 기술)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나름의 유머 중 하나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식으로 번역하면 그룹 '치료제'의 '입자 붕괴' 정도랄까?  이에 대한 이야기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②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부친, 하워드 스타크(존 슬래터리 분), 쉴드 요원이자 캡틴 아메리카의 첫 사랑이던 페기 카터(헤일리 앳윌 분)의 깜짝 등장은 <앤트맨>에선 아쉽게 조연 캐릭터로 등장한 '1대 앤트맨' 행크 핌 박사의 과거 행적 및 쉴드와의 악연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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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앤트맨` 포스터

영화 `앤트맨`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덧붙이는 글 본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마블 앤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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