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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국회 의원회관 방 앞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서청원 최고위원에 대한 질문은 하지마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국회 의원회관 방 앞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서청원 최고위원에 대한 질문은 하지마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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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공천권을 놓고 청와대·친박(박근혜)계와 대립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일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겉으로는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댔지만 청와대와 친박계의 노골적인 '김무성 체제 흔들기'에 강한 항의의 뜻이 담긴 '시위'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8시에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대신 회의를 주재한 원유철 원내대표는 "오늘 당 대표께서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제가 회의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대표가 다른 중요 일정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자신이 주재해야 할 회의에 불참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국군의 날 기념식도 불참... 껄끄러운 박 대통령 피했나

김 대표는 또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 6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껄끄러워진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면을 피하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기념식 불참 뜻을 미리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기자들 질문이 없었는데도 김 대표의 불참 사실을 먼저 언급했다. 민 대변인은 "오늘 행사에 김 대표는 불참한다"라면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새누리당 소속) 정두언 국방위원장, 유승민 의원 등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대거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청와대도 전날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받아친 김 대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대표는 전날 청와대를 겨냥해 "(여)당 대표 모욕은 오늘까지만 참겠다"라고 했고 친박계를 행해서도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 대표는 국회법 거부권 정국 당시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청와대·친박과 비박 측이 극한 대립을 빚었을 당시, 박 대통령이 주재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방문길에 오를 때와 귀국할 때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환송·영접 행사에도 불참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비공식 일정이긴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도 취소했다.

김무성, 뒤늦은 출근길에 청와대 비판... "없는 사실 왜곡"

이에 따라 김 대표가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박 대통령 참석 행사를 포함한 일정을 취소한 것은 총선 공천 개입 의도를 드러낸 청와대에 우회적인 불만의 뜻을 전달하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로서는 '김무성 길들이기'도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공천권 갈등의 장기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여권의 내부 분열이 격화할 경우, 청와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 개편 등 주요 국정 과제들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김 대표 측에서는 이날 일정 취소 의미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핵심 측근은 "오늘 최고위 불참은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일 뿐,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또 부산영화제 일정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공식 일정은 아니었고 당 내 상황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뒤늦은 출근길에 나서면서 또다시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의 '부산 회동'을 사전에 청와대에 알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그(안심번호 국민공천제)와 관련해 (청와대와) 상의했다, (회동이) 끝난 뒤에 발표문을 그대로 찍어서 보냈다"라며 "나 혼자서 다 한 것처럼 그렇게 (되고 있는데), 없는 사실을 왜곡해서 자꾸 비난하면 당만 분열되고, 그러면 선거에 불리해진다"라고 말했다.

'친박 좌장' 서청원, 김무성 비판 가세... 당내 갈등 계속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1일 당 내홍의 진원이 되고 있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 친박 서청원, 김무성 작심 비판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1일 당 내홍의 진원이 되고 있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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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당 내부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김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안심번호 기법은 여론조사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한 것이지 국민공천제가 아니다"라며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철회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김 대표와 문재인 대표의 회담에 대해서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당이 이 꼴에 왔다"라며 "엉터리로 대표에게 (아이디어를) 줘서 협의하도록 한 당 내 참모도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그런 데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내 엇박자도 이어지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하자며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담'을 새정치연합에 제안했다. 김 대표의 최고위 불참 등 향후 행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생뚱맞다"며 거부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태 때 있었던 청와대의 (김무성 대표) 팔 꺾기와 청와대 휘하에 들어간 새누리당의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라며 "그런 상태에서 여야 당 대표를 포함한 회담을 하자고 한 것은 생뚱맞은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김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 대표의 양해를 받았는지 모르겠다"라며 "갑작스런 제안이라 약간 어이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김무성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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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공세 받아친 김무성 "안심번호, 야당안 아냐"


태그:#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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