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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 역사교과서 대표 필진으로 초빙된 최몽룡(고고미술사학과)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택에서 교과서 집필 문제와 관련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대표 필진으로 초빙된 최몽룡(고고미술사학과)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택에서 교과서 집필 문제와 관련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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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포함된 가운데, 최 교수의 제자들이 "교과서 집필진 참여를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고고학전공 대학원 재학생·연구생 일동은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 '최몽룡 선생님께 올리는 글'이라는 대자보를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자보에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고고학도로서의 근성과 자부심을 키워왔다"며 "선생님께서 이번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이 되셨다는 소식은 더욱더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썼다.

이어 "(교과서 국정화는) 누차 지적되었듯 역사교육을 획일화시킴으로써 학문적 자유와 다양성의 함양을 저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국정화는 여론의 요구를 외면했을 뿐 아니라, 역사교육의 정치화라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자보 말미에 "학문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감히 말씀드린다"며 "국정 교과서 집필진 참여는 재고해 달라, 선생님의 학문적 성과가 이번 국정 교과서 집필진 참여로 인해 폄훼되는 상황이 저희는 참담할 뿐"이라고 썼다.

이어 "학과 선생님, 선후배 가릴 것 없이 모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고 집필을 거부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달라"며 "정말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훗날 선생님을 명예로운 스승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제자들이 붙인 대자보 전문이다.

<최몽룡 선생님께 올리는 글>

존경하는 선생님!

선생님께서 국정교과서의 대표 집필진으로 참여하신다는 여러 매체의 보도를 통해 선생님의 안부를 들었습니다. 다른 때라면 학문의 현장에서 뵈었을 선생님 모습을, 오늘은 언론을 통해 뵙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희 고고학전공 대학원 학우들은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고고학도로서의 근성과 자부심을 키워왔습니다. 독보적인 업적과 경력을 바탕으로 한 선생님의 강의는 고고학 연구를 시작하는 저희에게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깊게 각인된 선생님의 모습은 몸소 실천하셨던 학자로서의 마음가짐과 태도입니다. 오로지 스스로 길을 개척해 오셨으며, 이러한 소신을 바탕으로 역사교과서를 집필하셨던 경험은 교육자로서 또 다른 긍지이자 학자로서 의무였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이번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이 되셨다는 소식은 더욱더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정부는 현재 대부분 역사교과서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교과서 국정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누차 지적되었듯이, 이는 역사교육을 획일화시킴으로써 학문적 자유와 다양성의 함양을 저해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그 어떠한 논의도 생략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진행된 국정화는 여론의 요구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역사교육의 정치화라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 때문에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보람이라는 그럴듯한 허울로 선생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몹시 우려되고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선생님, 언론과 기자들의 공세 그리고 정부 관계자와 주변인들의 서로 다른 위로에 얼마나 피곤하십니까. 그럼에도 학문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번 국정 교과서 집필진 참여는 재고해 주십시오. 선생님의 학문적 성과가 이번 국정 교과서 집필진 참여로 인해 폄훼되는 상황이 저희는 참담할 뿐입니다. 학과 선생님들, 선후배 가릴 것 없이 모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고, 집필을 거부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주십시오. 정말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훗날 선생님을 명예로운 스승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5년 11월 5일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고고학전공 대학원 재학생·연구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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