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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0월1일에도 일기를 적었다.
 10월1일에도 일기를 적었다.
ⓒ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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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집안일의 즐거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동안 가족과 함께 산다는 이유로, 엄마가 있다는 이유로 거의 집안일을 하지 않았다. 가끔 설거지 정도가 전부였다고 할까? 그런데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심심해서 좀이 쑤셔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움직이게 된다.

오늘은 빨래를 하고 빗자루질(청소기를 돌린 거지만)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가구 배치도 바꿔 보았다.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한다는 건 또 다른 느낌인 것 같다. 앉아서 자판만 두드리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슈퍼에 다녀오다가 하늘을 보고 감탄하고 보도블럭 위에 떨어진 잎새를 주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단풍잎이나 은행잎으로 책갈피를 만들었는데. 한 번 말려서 코팅을 좀 해봐야겠다.

참, 오늘 간만에 요리를 했다. 부끄러운 수준이기는 하지만 식빵, 마가린, 비엔나 소세지를 사다가 굽고 사과의 1/4을 곁들여 먹었다. 날씨가 좋아 베란다에다 탁자와 의자를 가져다 놓고 나들이 온 느낌을 내봤다.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설정샷이 아니다. 이 날 나도 처음으로 베란다에서 독서를 해봤다. 요리도 너무 오랜 만에 해서 실감이 안 났다.
 설정샷이 아니다. 이 날 나도 처음으로 베란다에서 독서를 해봤다. 요리도 너무 오랜 만에 해서 실감이 안 났다.
ⓒ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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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백 년 전으로 돌아가 무소유를 외치며 사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이 정도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P.S 내일은 뭘 하지?

*스마트폰 금단현상*

이제 슬슬 적응되어 간다. 케이스를 만지작거리지 않고 가방 깊숙한 곳에 넣어두거나 꺼내어 보지 않는다. 대신에 책을 읽는 횟수가 늘었다.

스마트폰을 끄고 예술가가 되어보자!

텔레비전조차 귀했던 시절, 우리는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색칠하고 글을 썼다. 그때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었다. 실은 우리는 모두 예술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소비자로만 남게 되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 손끝에서 무언가가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즐거움을 너무 쉽게 잊고 지낸 것은 아닐까? 요즘 유행이라는 컬러링북과 필사북으로 창작 본능을 일깨워보자. 나 역시 직접 색칠하고 글을 쓰며 스트레스도 풀고 만드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같은 그림이라도 같은 색이 나올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가 예술가라는 자부심을 잊지말자.
 같은 그림이라도 같은 색이 나올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가 예술가라는 자부심을 잊지말자.
ⓒ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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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필사는 작가지망생이 많이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짧은 시와 아름다운 글귀를 베껴쓰다보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원래 필사는 작가지망생이 많이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짧은 시와 아름다운 글귀를 베껴쓰다보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 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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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해봤습니다!

<비밀의 정원> 조해너 배스포드 지음  | 출판사 클  | 2014년 08월 20일 출간

자연의 색들을 직접 써보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법 복잡하고 촘촘한 스케치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 부엉이 한 마리를 색칠하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괜찮은 하루> 구작가 지음 | 출판사 예담 | 2015년 02월 17일 출간

이건 일반 에세이 책이다. 절대 전문 컬러링북이 아니지만 부록으로 컬러링 엽서세트가 있어 내 마음대로 칠할 수 있다. 비교적 쉽고 단순하며 색칠을 다 한 후에 진짜 엽서로 사용할 수 있다. 지인에게 오랜 만에 마음을 담아 칠하고 써서 편지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태그:#스마트폰, #컬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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