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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팔색길은 수원이 지닌 8이란 숫자의 긍정적 의미를 담아 수원 곳곳을 연결하며 수원의 역사, 문화,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거리공간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행운을 상징하는 8의 도시 수원, 그 속에 담겨있는 다양한 8의 의미로, 수원화성 축성 후 정조 대왕이 정한 수원과 화성의 빼어난 절경인 수원팔경, 수원의 주산인 팔달산, 사방으로 통해 있고 팔방으로 도달한다는 교통의 중심지 수원의 사통팔달을 시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수원1색 길인 모수길은 수원시민과 가까이에서 함께하는 도심 속 생명의 길이며, 수원2색 길인 지게길은 광교저수지의 수려한 자연풍경을 연결하는 수원의 대표적인 풍경길이다. 수원3색 길인 매실길은 자연하천과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생태자연길이고, 수원4색 길인 여우길은 광교저수지와 원천저수지를 연결한 녹음이 푸르른 길이다.

지지대고개 효행공원에서 시작하는 효행길
 지지대고개 효행공원에서 시작하는 효행길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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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5색 길인 도란길은 영통 신시가지 메타세콰이어길을 연결한 녹음이 풍부한 가로수 길이고, 수원6색 길인 수원둘레길은 수원시와 타지역과 경계가 되는 길로 녹음이 풍부한 길이다. 수원7색 길인 효행길은 정조 대왕이 사도세자의 현륭원을 참배할 때 왕래하던 길이고, 수원8색 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성곽 길을 거니는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길이다.

지지대고개 아래 효행공원에서 시작해 노송지대, 파장시장, 만석공원, 장안문, 화성행궁, 팔달문, 매교삼거리, 수원시 경계 지점인 대황교 까지 수원7색 길인 효행길을 걸어보았다. 약 13km에 이르며 정조의 효심을 느끼며 걷는 길이다. 또한 현재는 거의 사라졌지만 정조 대왕 당시에는 효행길 곳곳에 지명을 새긴 표석과 장승이 있었던 길이다.

수원8색길, 수원천을 따라가는 모수길 표지
 수원8색길, 수원천을 따라가는 모수길 표지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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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행길을 여러 번 답사하면서, 효행길을 대표할 만한 콘텐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정조 대왕이 왕래하던 길가의 소나무는 노송지대 일부에만 남아 있고, 길가에 세웠던 표석은 복제품을 포함해 5개 남짓만 남아 있다. 장승은 아예 사라졌고, 도시화 과정에서 정조 대왕이 행차하던 길은 거의 원형을 찾을 수 없는 상태이다.

효행길을 출발해 효행공원 일부구간, 노송지대와 만석거 일대를 제외하면 효행길의 대부분이 무미건조한 도심 속 보도를 걷는 게 대부분이다. 이런 길을 걸으며 효심을 느끼고 정조 대왕을 추억하기는 어렵다. 수원 사람이 걷기에도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 외부인에게 이 길을 걸어보라고 권유하기는 난감한 일이다.

수원천 옆에있는 예술작품
 수원천 옆에있는 예술작품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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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대왕 행차로에 있었던 표석과 장승을 복원해 효행길을 걷는 즐거움을 줄 필요가 있다. 원래의 행차길이 변형되었으니, 약간의 고증을 통해 비슷한 지역의 길가에 세우면 될 것이다.

1831년 편찬된 '화성지'에 표석과 장승이 세워진 위치와 지명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으니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표석과 장승을 세우고 그곳에 문화재를 설명하는 근사한 안내판을 세우면 옛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와 답사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효행공원을 출발해 첫 번째 표석인 '괴목정교'를 지나고 노송지대를 지나 길가에 장승을 세우는 것이다. 장승을 지나 만석거 가기 전에 '여의교' 표석을 세우고, 만석거를 지나 장승을 세우고 장안문에 이르기 전에, '대유평', '영화역', '관길야' 표석을 세우고, 화성행궁, 팔달문을 지나 '매교', '황교', '옹봉', '대황교'에 표석과 장승을 세우면 좋을 것이다.

효행길에 있는 상류천 표석, 정조대왕 행차로인 필로에 있던 진품 표석이다.
 효행길에 있는 상류천 표석, 정조대왕 행차로인 필로에 있던 진품 표석이다.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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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행공원에서 대황교까지 표석은 8개, 장승은 7곳을 복원하면 되고, 원래 지지대에 있었던 지지현 표석과 장승은 효행공원 입구에 세워 효행길의 출발점임을 알리면 의미있는 답사길이 될 것이며, 안내표지에 번호를 달아 효행길의 순서를 알 수 있게 하면 효행길의 역사 콘텐츠가 풍부해지는 것이다.

현재의 효행길인 화성행궁에서 팔달문을 거쳐 매교로 가는 도로변의 길 보다는, 화성행궁 앞에서 수원천으로 내려가 유천을 걷는 게 고즈넉하고 좋다. 특별히 볼게 있는 건 아니지만, 도롯가 보다는 개천을 걷는 게 숨을 쉬기에도 편하다. 유천을 계속 걷다가 군부대 가기 전 세류대교 앞에서 다시 도로로 올라가 효행길을 가면 된다.

수원천 길은 수원1색 모수길의 구간인데, 모수길 안내표지가 없는 곳이 많아 중간 중간 헤매게 되고, 수원천을 벗어나 이어지는 길이 어디인지 안내표지가 없어 한참을 헤매게 된다. 조속히 정비를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효행길, #수원8색길, #표석, #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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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가슴에 안고 살면서 고전과 서예에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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