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맞이하는 설 명절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역시 소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대목이다.
대전에서 활성화가 가장 잘 된 시장을 꼽으라면 한민시장을 빼놓을수가 없다. 그런 한민시장도 설 명절 첫날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는 않았다. 주차하기 편리한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지금, 명절 때 북적거리는 전통시장의 풍경은 옛말인 듯하다.
설 연휴 첫날 한민시장에 찾아가보았다. 사람이 없다 없다 하면서도 적지 않은 상인들이 설 명절에 대한 기대를 내보였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에게 올해 설 경기는 어떻냐는 질문을 해보았다. 김을 구워서 파는 한 할머니는 "오늘까지는 조금 그렇네요, 내일이면 조금 나아질까요?"라고 하면서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곳 한민시장은 채소, 생선, 정육뿐만 아니라 각종 식자재를 판매하는 곳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시장이다.
명절 때여서 그런지 시장의 주변도로에도 좌판을 벌여놓고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았다. 2016년 첫 명절 제수음식을 준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상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답했다.
생선을 파는 상점의 가판대로 다가가 설 명절에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을 묻자 "당연히 동태포예요, 동태포가 가장 많이 팔립니다"라며 동태포 한 팩을 들어보였다.
시장을 찾은 이날, 명절 때 입는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손자와 손녀들에게 곱디고운 한복을 입히고 시장을 찾아 다니던 예전의 풍경은 바뀐 지 오래 된 것 같았다.
대전시는 전통시장 주변 도로에 명절 기간동안 주차하는 것을 허용해주고 있었다.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전통시장 상인들의 매출도 올려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생각하고 있었으나 생각만큼 효과가 많지 않다고 상인들은 답했다.
특히 이 시장은 구운 김으로 유명하다. 김을 구워서 파는 상점들만 10여 곳에 이를 정도이다. 맛좋은 남해의 김을 공수해 손맛으로 구운 다음 즉석에서 팔기도 하고 비닐포장해 판매하기도 한다.
한 상인에게 물어보니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자식을 모두 대학 보내고 집도 사던 시절은 이미 지나간 지 오래되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한민시장을 오래도록 지켜온 상인들과 명절이면 의례히 찾는 고객들이 있기에 아직도 전통시장의 온기와 정이 유지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