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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내게 행복을 주는 요일이다. 왜냐하면, 바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일본에서 '욘사마'가 아주머니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걸 보면서 '아주머니 가정에, 혹은 남편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곤 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33세가 된 나는 가정에, 남편과의 문제가 없어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100% 공감하게 됐다.

<태양의 후예>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사실 관심이 없었다. 5회가 지나가도록 아예 보지도 않았다. 친구도 너무 재밌다고 해서 6회를 잠깐 봤을 때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지만 여기저기서 너무 난리가 난 통에 1회부터 찾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머나! 난 왜 이 명작을 진즉에 알아보지 못했을까? 6회까지 틈틈히 재방송을 본 뒤 '태후앓이'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멋진 유시진 대위와 송중기를 헷갈린 채, 송중기에 관련한 기사와 옛적 짧은 동영상을 섭렵했다. <태양의 후예>가 끝난 뒤엔 그날 있었던 명장면을 다시 보면서 행복에 젖어 있었다. 그렇게 몇 주를 보냈다. 나와 같이 유시진 대위에 빠져있던 친구와 마치 실제 인물인냥 유시민 대위에 대해서 수다를 떨며 즐거워했다.

모든 걸 잘하는 유 대위, 그리고 일상을 힘들어하던 남편

유시진대위(송중기)와 강모연(송혜교)
 유시진대위(송중기)와 강모연(송혜교)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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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이렇게 유시진 대위에 빠져있는 동안, 남편은 회사일을 하면서 힘들어 했다. 그런 남편을 위로해줬지만, 내 마음 속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시진 대위는 '일 잘하는 남자인데….' 

<태양의 후예>를 보면 유시진 대위가 이런 대사를 친다. "저 일 잘 하는 남자입니다." 그렇다. 유시진 대위는 일을 참 잘한다. 다칠 때도 있지만 어쨌든 맡은 일을 모두 완수해낸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을 무척 사랑한다. 유시진 대위가 보여주는 애국심이 때론 어처구니 없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래도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또 잘한다. 유머 감각도 있거니와 한 여자를 깊이 사랑하고 지켜주는 남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얼굴까지 잘 생겼다. 도대체 빠지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 여자들을 로맨스에 빠뜨릴 만한 모든 조건을 갖춘 유시진 대위인 것이다. 자기만을 사랑해주고 지켜주는, 그리고 자기 일도 잘하는 남자, 게다가 얼굴까지 잘생긴 유시진 대위…. 강모연(송혜교 분)으로 하루만이라도 살아 볼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는 생각도 했다.

잠든 딸아이를 보니... '난 뭘 했던 걸까'

강모연(송혜교)를 바라보는 유시진대위(송중기)
 강모연(송혜교)를 바라보는 유시진대위(송중기)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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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태양의 후예>로 온갖 잡다한 스트레스를 날리고 행복에 젖어있던 밤, 잠든 20개월 딸아이를 보았다. 순간, 내가 뭘 하고 있나 싶었다. 그리고 이전에 찾아보았던 송중기 인터뷰가 생각났다. 이전에 다른 작품을 시작하기 전이었는데, 심적 부담이 너무 커서 그걸 떨쳐내기 위해 일본여행을 혼자 다녀왔다고 한다. 송중기가 유시진 대위가 돼 캐릭터를 살려 연기하기까지 얼마나 노력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나는 현재 아내이자 20개월된 딸의 엄마, 또 내 꿈을 향해 가고 있는 강사다. 만나지도 못할 유시진 대위에 빠져있는 대신 나와 인생을 함께 하는 내 남편과 사랑스러운 딸을 더욱 더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또한 강의 준비를 할 때에도 좀 더 에너지를 많이 써서 수강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실 <태양의 후예>는 스토리와 캐릭터로 보면 정말 비현실적이다. 작가 말대로 판타지인 것이다. 이제 스토리는 2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쉽지만, 나는 내게 주어진 현실을 충실히 살아내야겠다. 그래도 이번 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


태그:#태양의 후예, #송중기, #유시진, #강모연, #송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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