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 거제 공곶이 해변... ...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장 지오노의 실화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은 프랑스의 오트 프로방스 지방을 여행하다가 산악지대에서 혼자 나무를 심어 울울창창한 숲을 만든 이야기다. 주인공 늙은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는 황무지였던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헐벗은 대지를 긴 세월에 걸쳐 아름답게 만들어 수많은 생명이 잇대어 살아가는 숲을 만들었다. 이 이야기를 읽노라면 한 사람의 작은 시작이 큰 영향력을 발휘함을 실감하게 된다. 문학 속에 역사 속에 그러한 개척자(?)들이 많이 있었다.

가까운 일례로 내 고향 인근 마을에 있는 매미성이 그렇고 외도 보타니아와 거제 공곶이 등이 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에 있는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우리는 이런 것들을 통해 목도한다.

3월 말 공곶이의 노란 수선화...
▲ 거제 공곶이... 3월 말 공곶이의 노란 수선화...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예구마을에 있는 공곶이는 몇 해 전 영화 <종려나무 숲> 촬영지로 많이 알려지게 된 곳이란다. 강명식, 지상악 노부부가 1957년에 이곳에 터를 잡고 산비탈에 4만 평이나 되는 밭을 일궈 동백과 수선화 종려나무 등을 삽과 곡괭이로 수십 년 간 만들었다. 봄이 오면 동백꽃, 노란 수선화꽃이 장관을 이루는 아름다운 자연농원 공곶이는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발길 닿는 숨은 명소가 되었다. 거제 8경 중에 하나에 든다.

...
▲ 거제 공곶이... ...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예전에 미처 몰랐던 거제 공곶이를 올 봄 두 번이나 만났다. 처음엔 3월 말에 지인들과 함께 왔는데 동백꽃은 거의 다 지고 노란수선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두 번째로 만난 것은 지난 7일이었다.

간다 간다 하면서 자꾸만 미뤄지다 시골 부모님 만나러 갔고, 남동생 식구들이랑 부모님 모시고 함께 다녀왔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핀 수선화는 볼 수 없었지만 물오른 나무들로 숲은 더 울울창창해졌다. 동백꽃과 수선화 대신 크고 작은 들꽃들이 수줍은 듯 여기 저기 피어 있었다.

5월에 만난 꽃들..
▲ 거제 공곶이... 5월에 만난 꽃들..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5월에 만난 꽃들...
▲ 거제 공곶이.. 5월에 만난 꽃들...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5월에 만난 꽃들...
▲ 거제 공곶이... 5월에 만난 꽃들...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거제 와현리 예구마을 바닷가 예구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면 '공곶이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친절하게 붙어 있다. 가는 길, 와현마을을 둘러싼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정자가 놓여 있어 한숨 돌리고 쉬어가기도 좋다.

어느새 물이 올라 울창해진 숲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보면 오르막길 끝나는 곳에 공곶이 안내도가 반긴다. 길 표시가 있는 오솔길로 접어들면 그 길이 이끄는 대로 가면 된다.

봄이면 동백꽃 수놓는 동백터널 길 따라 돌계단 길 내려가다 보면 여기저기서 수선화가 환하게 반긴다. 그 아래로 몽돌해변이 있고 바다가 반긴다. 공곶이는 봄에 오면 가장 좋을 듯하다.

5월에 만난 엉겅퀴꽃...
▲ 공곶이... 5월에 만난 엉겅퀴꽃...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몽돌해변...
▲ 공곶이... 몽돌해변...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몽돌해변에 마주보이는 내도...
▲ 공곶이... 몽돌해변에 마주보이는 내도...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5월의 몽돌해변...
▲ 공곶이... 5월의 몽돌해변...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바다빛이 곱다...
▲ 공곶이... 바다빛이 곱다...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3월 말에 만난 것과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지만 5월에 만난 공곶이도 그런대로 좋았다. 동백꽃이 다 지고 없는 동백터널 길 따라 걸어 내려가 몽돌해변 가에 앉아 망중한. 바다 건너 작은 섬은 내도. 마치 공곶이 지킴이인양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 마주 보고 앉았다.

몽돌밭을 따라 걷다보면 끝나는 곳에 있는 나무계단 길이 놓였다. 그 길 올라 오솔길 따라 걸어 예구마을로 다시 내려선다. 짧은 거리지만 아기자기한 공곶이는 정겨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따라, 아침 낮 저녁 시간대 따라 다른 표정으로 반길 공곶이를 다시 보고 싶을 것 같았다.

봄이면 동백꽃과 노란 수선화가 피고 지고 몽돌해변 끝 파도 소리가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공곶이. 앞으로도 계속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고 닿을 테지. 그리고 여기서 아름다운 자연의 아름다움과 노부부가 수십 년 간 일군 작은 기적을 맛보고 돌아가겠지. 또 봄이 오면, 기적 같은 봄이 찾아오면 다시 만나보고 싶다.

오월에 만난 꽃...
▲ 공곶이... 오월에 만난 꽃...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망개가 달렸다. 어느새...
▲ 공곶이... 망개가 달렸다. 어느새...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붉은 황토밭 너머로 보이는 바다...
▲ 공곶이... 붉은 황토밭 너머로 보이는 바다...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5월의 숲...
▲ 공곶이... 5월의 숲...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3월 말에 만난 공곶이 장미...
▲ 공곶이... 3월 말에 만난 공곶이 장미...
ⓒ 이명화

관련사진보기




태그:#공곶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