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소중하다. 그렇기에 아이오아이로 1년 동안 활동하기로 한 약속을 깨는 듯한 정채연의 모습에 실망한 팬들이 있다.

약속은 소중하다. 그렇기에 아이오아이로 1년 동안 활동하기로 한 약속을 깨는 듯한 정채연의 모습에 실망한 팬들이 있다. ⓒ Mnet


최근 걸그룹 아이오아이 소속의 정채연 그리고 정채연의 소속사를 향한 여러 팬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정채연은 지난 11일, 아이오아이가 아닌 걸그룹 다이아의 뮤직비디오 촬영에 참석했다. 아이오아이로 활동하는 동안은 아이오아이의 활동에만 전념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왔다.

아이오아이 멤버들의 개별활동, 팬들과의 약속은?

 디시인사이드 아이오아이 및 정채연 갤러리들에서 발표한 '아이오아이 전멤버 갤러리 연합 공동 성명서'

디시인사이드 아이오아이 및 정채연 갤러리들에서 발표한 '아이오아이 전멤버 갤러리 연합 공동 성명서' ⓒ 디시인사이드


앤드루 카네기는 "약속이란 아무리 보잘것없는 작은 것이라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약속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맺은 신용을 담보로 한 계약이다. 그래서 이를 어겼을 때, 신용은 무너지게 된다.

아이오아이는 '국민 프로듀서'를 콘셉트로 한 Mnet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걸그룹이다. 11명의 멤버는 오디션을 통해 최종선발됐다. 이들은 1년의 활동 기간을 정하고 방송활동을 하기로 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101명의 후보 중에서 시청자의 투표 때문에 11명이 선발됐고, 그 과정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MBK 엔터테인먼트 측은 "정채연의 아이오아이의 앨범 활동 기간은 5월 말까지로 그 이후에 다이아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디시인사이드 아이오아이 및 정채연 갤러리 등에서는 정채연의 다이아 활동에 대해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비록 소속사끼리의 사전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이오아이의 1년 활동이 종료되는 시점이 아닌 현시점에서의 다이아 합류는 적절치 않다"며 "앞으로의 아이오아이의 활동과 정채연의 연예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1년 활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그룹으로써 활동이 온전히 보전받아야 한다"라며 아이오아이 이외의 활동은 모두 부정하고, 보이콧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이오아이의 앨범 활동이 5월로 끝난다고 해도 정채연이 아티스트로서 충분한 휴식과 지원을 받아야 하므로 다른 그룹으로의 활동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프로듀스 101>의 시작부터 함께한 시청자 그리고 팬들은 아이오아이가 1년 동안만 함께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들이 1년 동안은 아이오아이로서 온전히 활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투표에 참여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룹이 아이오아이다. 1년의 활동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그룹에 합류시키려는 움직임은 팬들과의 이 약속을 깨는 행위이다.

게다가, 다른 그룹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현재 아이오아이의 11명의 멤버에게는 멤버 개인에 대한 인지도보다는 <프로듀서 101>의 이미지가 각인된 상황이다. 섣불리 다른 그룹으로 활동하게 되면 지금 얻고 있는 인기 기반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약속에 대한 책임

 <프로듀스101>이 방영중일 때, 큐브엔터테이먼트 소속 권은빈이 CLC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시청자의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녀는 TOP11에 들지 못하고 탈락하였다.

<프로듀스101>이 방영중일 때, 큐브엔터테이먼트 소속 권은빈이 CLC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시청자의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녀는 TOP11에 들지 못하고 탈락하였다. ⓒ Mnet


이런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프로듀스 101>이 방영되는 당시, 큐브엔터테이먼트 소속의 권은빈이 걸그룹 씨엘씨에 합류할 것을 밝히면서 팬들에게 비난을 받은 바 있다. 101명의 후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데뷔하는 기회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그룹으로 데뷔하는 것은 이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높은 순위를 받지 못했고, 톱 11에도 들지 못했다. <프로듀스 101>을 시청하는 팬들은 그들이 온전히 아이오아이에 집중해주기를 바랐던 게 아닐까.
정채연에 대한 팬들의 입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1년 동안 아이오아이로서 최선을 다해서 활동하기를 바랐기에 응원했던 것인데, 이를 어기고 다른 그룹 활동을 병행한다는 건 약속을 깨는 것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크다.

사랑받을 수 있는 이미지는 쉽게 쌓기 힘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무한도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던 노홍철은 음주운전과 거짓말로 인해 방송활동을 중단하게 됐고 복귀한 지금도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 약속도 마찬가지이다. 약속을 어기는 행동은 결국 팬의 믿음을 배신하는 것이다. 비록 지금 아이오아이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할지라도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이 누적된다면 그 인기도 사라질 수 있다.

소속사들의 과한 욕심은 소속 가수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가수가 되기 위해서 긴 시간 동안 노력했을 정채연, 그리고 아이오아이다. 믿어주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성공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들을 소속사들의 욕심이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하다. 그녀들이 힘든 시간을 견뎌 11명의 아이오아이를 이루고 활동하는 것처럼, 급하게 가기보다는 천천히 더욱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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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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