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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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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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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는 모두 7100종에 이르는 양서류가 있다고 해요. 한국에는 양서류가 모두 '7과 18종'이 있다고 합니다. 지구를 헤아리자면 한국에 있는 양서류 가짓수는 무척 적다고 할 만합니다.

이름으로 크게 살피자면 '도롱뇽·개구리·두꺼비·맹꽁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끼도롱뇽·꼬리치레도롱뇽·도롱뇽·제주도롱뇽·고리도롱뇽'하고, '무당개구리·청개구리·수원청개구리·옴개구리,·황소개구리·참개구리·금개구리·북방산개구리·계곡산개구리·한국산개구리'에다가 '두꺼비·물두꺼비' 같은 이름이 있다고 해요.

이런 한국 양서류 가운데 '꼬리치레도롱뇽'은 2000년대 첫무렵 한국 사회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바로 '천성산 도롱뇽 소송'으로 이름이 올랐거든요.

(고리도롱뇽은) 번식기가 끝나면 성체는 서식지인 산림지대로 이동한다. 주로 밤에 활동하며, 개미·딱정벌레·벌과 같은 곤충류, 지렁이와 같은 빈모류, 거미류, 수서곤충류 등을 잡아먹는다. 수명은 10∼11년이고, 수컷은 3∼5년, 암컷은 4∼6년생이 주로 번식에 참여한다. (42쪽)

(꼬리치레도롱뇽은) 유생은 겉아가미로 호흡하고, 변태를 마친 준성체와 성체는 폐가 발달하지 않아 피부로만 호흡한다. 피부 호흡에 의지하는 성체의 특성상, 연중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산림지대의 계곡, 하천 주변의 바위·돌·자갈·고목·이끼·부엽토 아래 등에서만 서식한다. (54쪽)

이정현·박대식 님이 빚은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자연과생태,2016)을 읽어 봅니다. 이 책에는 한국에서 사는 양서류를 모두 다루는데, 다 자란 모습부터 알에서 막 깨어난 모습에다가, 알 모습, 또 암컷하고 수컷 모습까지 두루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한국 양서류를 다룬 책은 퍽 드문데, 두 학자가 쏟은 땀방울이 알뜰살뜰 배어 무척 값지면서 뜻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더욱이 양서류를 알부터 어른 몸 모습까지 한눈에 살펴보는 책이 있기에, 이 책을 찬찬히 살핀다면 한국에서 우리하고 함께 사는 이웃을 한결 잘 알아볼 만하다고 느껴요.

번식기 도롱뇽 수컷과 암컷
 번식기 도롱뇽 수컷과 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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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을 앞둔 제주도롱뇽 암컷이 번식지에 도착한다.
 산란을 앞둔 제주도롱뇽 암컷이 번식지에 도착한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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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도롱뇽은) 다른 도롱뇽류에 비해 시력과 점프력이 좋다. 위협을 느끼면 꼬리 끝을 스스로 자르며 잘린 꼬리는 한동안 꿈틀거린다. (67쪽)

도롱뇽이나 개구리나 두꺼비나 맹꽁이 같은 양서류는 아무 곳에서나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먼저 축축하고 서늘한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축축하고 서늘하기만 하대서 양서류가 살 수 없어요. 축축하고 서늘하면서 '양서류한테 먹이가 될 만한' 다른 작은 목숨이 있어야 해요. 여기에다가 '양서류가 서로 짝을 지어서 알을 낳을 만한 터'가 이루어져야지요.

옛날부터 논가에는 개구리나 맹꽁이나 두꺼비가 많이 살았습니다. 냇가나 골짜기에는 도롱뇽이 많이 살고요. 비가 오는 날이면 마당을 엉금엉금 기는 두꺼비도 쉽게 볼 만했고, 풀섶에 참개구리나 청개구리도 흔히 살았어요.

모내기를 마친 시골 논에는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가 헤엄을 칩니다. 겨울나기를 마치고 깨어난 개구리는 제 짝을 새롭게 찾으면서 우렁차게 밤새 노래해요. 그런데 이 같은 개구리 노랫소리도 요새는 '한철'에 그치곤 해요. 왜 그러한가 하면, 한여름으로 접어들어 논마다 농약을 뿌리면 그예 개구리가 싸그리 죽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꼬리치레도롱뇽
 꼬리치레도롱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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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치는 무당개구리
 헤엄치는 무당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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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기가 지나면 수컷 두꺼비는 번식지를 기준으로 최대 500m 정도 이동했으며, 암컷은 수컷에 비해 활동량이 3배가량 더 많기 때문에 두꺼비를 보호하려면 주요 번식지를 기준으로 반경 1.5km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90쪽)

개구리를 살리거나 지키자는 뜻으로 '농약을 안 쓰는 농사'를 짓자고 하기는 어려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개구리가 살지 못하는 논이라면, 날벌레나 풀벌레를 잡아먹는 개구리가 논이나 시골 풀섶에서 자취를 감춘다면, 개구리도 두꺼비도 맹꽁이도 이 땅에서 사라진다면, 이때에 한국은 어떤 삶터가 될 만할까 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지 싶어요.

2000년대 첫무렵에 불거진 '꼬리치레도롱뇽 소송'은 '고작 양서류 하나'를 살리거나 지키자면서 '국가사업에 발목을 잡으려는 뜻'이 아니었다고 느낍니다. '사람 곁에 있는 작은 이웃'을 바라보거나 살피지 못하는 개발이나 국가사업이 되면, '한국 사회를 이루는 작은 사람들 삶'도 놓치거나 내몰릴 수 있다는 뜻을 밝히는 소송이었다고 느껴요. 그리고 '도롱뇽이 즐겁고 느긋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일 때에 이러한 터전은 '사람도 즐겁고 느긋하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이기도 하다는 뜻을 알려주는 소송이었으리라고 봅니다.

몸통 전체가 까만 두꺼비 올챙이
 몸통 전체가 까만 두꺼비 올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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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주머니에 한 줄로 든 물두꺼비 알
 알주머니에 한 줄로 든 물두꺼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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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는) 포식자에 따라 멀리 헤엄치거나 바닥에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는 등 다른 회피행동을 보인다. 주로 파리, 날도래, 벌, 나비, 딱정벌레와 같은 곤충류를 잡아먹는다. (114쪽)

아이들하고 시골에서 살면서 도롱뇽 한살이를 제대로 알고 싶었는데 마침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이라는 책이 이쁘장하게 나와서 무척 반갑습니다. 여름에 골짜기로 나들이를 가면 돌 틈에서 도롱뇽을 곧잘 봐요. 도롱뇽은 무척 잽싸게 헤엄치면서 사라지니 어떤 도롱뇽인지 알아채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은 그리 무겁거나 두껍지 않으니 올여름에는 골짜기에 갈 적에 이 책을 챙겨서 우리 마을 도롱뇽 이름을 알고 더욱 살가이 마주하려고 생각합니다.

구애 울음소리를 내는 수컷 맹꽁이
 구애 울음소리를 내는 수컷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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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를 잡아먹는 금개구리
 사마귀를 잡아먹는 금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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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개구리 한살이를 새롭게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개구리 한 마리가 제법 오래 사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도롱뇽도 개구리도 두꺼비도 맹꽁이도 열 해 안팎을 우리 곁에서 조용히 지내면서 '숲을 이루는 작은 숨결'로 노래한다는군요.

양서류가 한국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이 되는 일은 양서류뿐 아니라 사람한테도 '어떤 위기'라고 하는 대목을 한국 사회가 찬찬히 헤아리거나 바라볼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이정현·박대식 글·사진 / 자연과생태 펴냄 / 2016.4.11. / 22000원)

이 글은 글쓴이 누리사랑방(http://blog.yes24.com/hbooklove)에도 함께 올립니다.



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

이정현.박대식 지음, 자연과생태(2016)


태그:#한국 양서류 생태 도감, #양서류, #꼬리치레도롱뇽, #숲책, #환경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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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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