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독하게 영화 속의 메시지를 읽고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청년의 통통 튀는 감성을 담아 표현하고 소통하겠습니다. [편집자말]
 <나의 소녀시대>에 담긴 린전신과 쉬타이위, 타오민민과 오우양 네 사람의 청춘은 빛이 난다. 아주 다채롭게.

<나의 소녀시대>에 담긴 린전신과 쉬타이위, 타오민민과 오우양 네 사람의 청춘은 빛이 난다. 아주 다채롭게. ⓒ 오드(AUD)


대학교를 다니다 보면 가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홍보대사의 설명을 들으며 까르르 학교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괜스레 옛 추억이 떠오른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매점에서 크림빵을 먹으며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정도였지만 그래도 무척 즐거웠다.

비록 남자만 다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여학생과 함께 등교하거나 쪽지를 주거 받거나 하는 그런 핑크빛 추억은 없지만, <나의 소녀시대>는 왠지 없던 추억도 돌아보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

프랭키 첸 감독의 <나의 소녀시대>는 1994년의 고등학생 소녀 이야기를 담았다. 꾸밀 줄 모르고 공부도 잘하지 못하는 평범한 소녀 린전신(송운화 분), 학교에 많은 소녀들을 설레게 하는 비범한 소년 오우양(이옥새 분), 건들거리고 매일 싸움을 하면서 다니는 소년 쉬타이위(왕대륙 분), 평범한 린전신과 달리 미모로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인기녀 타오민민(간정예 분) 4명은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미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미묘하게 얽힌 네 명의 사랑 이야기는 매우 두근거린다.

<나의 소녀시대>는 크게 특별하지 않다. 평범한 학생들의 사랑 이야기이기에 오히려 평범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재벌도 아니고, 이복남매도 아니고, 막장 스토리도 없는 담백한 이야기가 왠지 더욱 반갑다. 평범한 소녀 린전신을 따라가면 이쁜 사랑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달까.

[STEP①] 사랑을 하려면 같은 편을 만들어라!

 사실, 두 사람의 연합이 잘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쉬타이위도, 린전신도 연애에는 영 아는게 없어보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나름 린전신은 여자에 대한 조언을, 쉬타이위는 린전신에게 용기를 준다. 그 조언이 도움이 될지, 장난인지 용기를 주기 위한 것인지 잘 구별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사실, 두 사람의 연합이 잘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쉬타이위도, 린전신도 연애에는 영 아는게 없어보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나름 린전신은 여자에 대한 조언을, 쉬타이위는 린전신에게 용기를 준다. 그 조언이 도움이 될지, 장난인지 용기를 주기 위한 것인지 잘 구별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 오드(AUD)


린전신은 극히 평범하다. 미모를 숨겨주는 데에는 최고라는 안경을 쓰고, 성적도 좋지 않다. 그런 그녀는 항상 타오민민을 부러워한다. 린전신이 좋아하는 것은 학교의 킹카 오우양이다. 성적도 1등에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에 많은 여학생이 그를 좋아한다. 린전신 역시 많은 여학생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우연히 오우양과 타오민민의 비밀이야기를 듣는다. 들키지 않으려고 수영장 밑에 숨었던 그녀는 그 이야기에 대한 충격으로 오랫동안 물 위로 올라오지 못한다. 그때 쉬타이위가 나타나 린전신을 구한다. 쉬타이위는 마침 타오민민을 좋아하고 있었고, 그도 그들의 비밀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두 사람은 함께 힘을 합쳐서 오우양과 타오민민을 갈라놓기로 결심하고 같은 편이 된다.

사실 두 사람의 연합이 잘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쉬타이위도, 린전신도 연애에는 영 아는 게 없어 보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나름 린전신은 쉬타이위에게 여자에 대한 조언을, 쉬타이위는 린전신에게 용기를 준다. 그 조언이 도움이 될지, 아니면 장난인지, 용기를 주기 위한 것인지 잘 구별되지 않지만 말이다.

린전신과 쉬타이위를 보고 있으니 메시지 하나에도 떨려 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영화를 보자고 말을 해도 될지, 그녀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그녀를 잘 알지도 못하는 친구에게 묻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됐다.

이들의 사랑처럼, 나의 사랑도 서툴렀다. 만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잘 몰랐고 손잡는 것조차 떨렸다. 혹시나 싫어하지 않을까, 혹시나 너무 빠른 것은 아닐까. 다시 돌이켜 보면 고민하는 순간도 행복했던 거 같다. 평범했던 나의 일상이 특별해지는 기분이랄까. 린전신과 쉬타이위의 서툰 모습들은 가슴 떨리게도 하고 그들의 모습을 더욱 풋풋하게 느껴지게 한다.

[STEP②] 가까이에 있는 소중함을 깨달아라!

 린전신과 쉬타이위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자주 만나게 된다. 때로는 롤러스케이트장에 함께 가기도 하고 햄버거를 먹으면서 공부를 하기도 한다. 이쯤되면 서로를 좋아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공기가 미묘하게 핑크빛을 띄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두사람은 서로를 쉽게 바라보지는 못한다. 그들에게는 오우양과 타오민민이 있으니까.

린전신과 쉬타이위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자주 만나게 된다. 때로는 롤러스케이트장에 함께 가기도 하고 햄버거를 먹으면서 공부를 하기도 한다. 이쯤되면 서로를 좋아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공기가 미묘하게 핑크빛을 띄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두사람은 서로를 쉽게 바라보지는 못한다. 그들에게는 오우양과 타오민민이 있으니까. ⓒ 오드(AUD)


린전신과 쉬타이위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자주 만나게 된다. 때로는 롤러스케이트장에 함께 가기도 하고 햄버거를 먹으면서 공부를 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서로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 사이에서 흐르는 공기가 미묘하게 핑크빛을 띠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쉽게 바라보지는 못한다. 그들에게는 오우양과 타오민민이 있으니까.

둘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쉽게 깨닫지는 못한다. 아니, 깨닫더라도 숨기려고 한다. 아마 소중한 지금의 관계를 깨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그렇기에 보는 내내 답답한 마음도 든다. 왜 말하지 않는지, 왜 표현하지 않는지.

두 사람을 보면서 사람이란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것보다 멀리 있는 것을 쫓고는 한다. 항상 옆에서 함께해주는 소꿉친구보다는 우연히 만난 남자나 여자가 설레며 다가오거나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좋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아니면 행복한 노후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할 때도 많다. 아직 손에 넣지 못한 것들은 왜인지 더 좋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 쉽게 깨닫지 못할 뿐, 가까이에 있는 것은 내가 힘들 때나 어려울 때나 내 곁에 있다. 지금에서야 어렸던 학창시절을 그리워하고, 친구들과의 지나간 시간에서 소중함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여행이라도 떠나보고, 함께 더욱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좋았었겠다는 아쉬움. 그때는 왜 더욱 소중히 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시간이 흘러 나름 어른이 되었기에 어린 시절이 그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티 없이 맑고 순수했던 그 시절도 분명 소중한 내 삶이었다. 그때는 몰랐을지라도. 그 추억들은 언젠가 내 삶에 다시 살아나 나를 도와줄 것이다. 린전신이 그랬던 것처럼.

멀리 있는 것도, 미래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더욱 다채로운 빛을 낼 것이다. 평범했던 린전신이 쉬타이위를 만나, 쉬타이위가 린전신을 만나 빛나는 소녀소년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청춘 소녀시대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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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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