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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광주 장애계가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놓고 분노하고 있다.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소속 운전원들이 미터기를 조작하거나 고의로 공차거리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장애인을 회피하고 업무량을 줄이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 문제의 원인을 단순히 운전원들만의 문제나 센터 본부장의 능력부재로만으로 몰아부칠 일도 아니다. ▲센터가 사단법인이라는 이상한 형태로 운영되고 ▲광주시와 노동조합이 사사건건 경영에 개입하고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도입기준과 이용기준이 무시되고 ▲운전원들에 대한 처우와 고용안정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 계속 된다면, 이동지원센터의 정상화는 요원한 일이다. 아울러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장애인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이에 광주교통약지이동지원센터의 정상화를 통한 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아래와 같이 광주시에 제안하고 이의 수용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1.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라.

출범 8년을 맞은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이 이사장으로 법인의 대표이다. 그러다 보니 센터 본부장이 대중교통과 주무관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임금과 단체협상에서 늘 대표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고작 6개월에서 1년 만에 교통건설국장이 교체 될 때마다  센터의 주인이 바뀌는데 어떻게 전문경영, 책임경영, 창조경영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광주시는 본부장을 이사장으로 하고 독립적 경영과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혁하라.

2. 호봉제를 도입하고 확실한 인센티브를 적용하라.

최근 발생한 운전원들의 근무태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다. 8년 전에 입사한 직원이나 엊그제 입사한 직원이나 급여가 사실상 동일하다. 하루 15콜(운행 건 수)한 사람이나 7콜한 사람이나 보수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

운전원 사이에서 콜 수가 너무 많은 직원은 왕따로 공적이 되고, 콜 수가 너무 적은 사람은 얌체로 손가락질 받는 참으로 우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적자금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운수회사였어도 이렇게 운영할까?

호봉제를 도입하여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애사심과 직장과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심억 주어야 한다. 그리고 열심히 일한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확실한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일하지 않는 분위기를 일소할 있을 것이다.

3. 도입기준을 정비하고 이용기준을 준수하라.

1∼2급 장애인 200명당 특별교통수단 1대가 도입기준이다. 그리고 이용기준은 1급과 2급 장애인 또는 3급 지적·자폐성 장애인으로서 대중교통수단 등의 이용이 어려운 사람과 휠체어를 이용하는 65세 이상의 사람으로서 대중교통수단 등의 이용이 어려운 사람이다.

그런데 도입기준은 장애인으로 한정해 놓고 노인을 이용기준에 넣어 놨다.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동이 어려운 노인을 배제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노인을 이용기준에 넣으려면 마땅히 도입기준에 노인도 포함하여 산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기준의 경우도 원칙이 없다.

조례는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이거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노인이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다시 말해 센터의 특별교통수단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으로 이동이 어려운 자들을 위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광주시와 센터가 이용기준을 정확히 지키지 않는 바람에 이용자가 폭주하여 이 특별교통수단이 아니면 꼼짝도 할 수 없는 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센터의 특별교통수단은 싼 맛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광주시는 도입기준을 정비하고 이용기준을 준수하여 특별교통수단이 적체를 해소해야 한다.

4. 변형근로제를 도입하고 1일 24시간 연중무휴를 실시하라.

모든 경제논리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특히 운송업은 더더욱 그렇다. 전 세계의 어떤 교통수단이 새벽, 저녁이라고 쉬고 휴일이라고 줄인단 말인가! 항공, 철도, 버스 등 모든 배차는 철저히 수요에 맞춰져 있다. 수요가 있는 한 공급은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센터는 그렇지 않다.

오전 9시 이전, 오후 6시 이후, 휴일에는 운행 대수를 대폭 축소하고 심지어 심야에는 84대 중 겨우 2대만 운영한다. 장애인은 새벽이나 저녁에는 잠만 자고 휴일에는 TV만 봐야 하는가? 변형근로제를 도입하여 종사자들의 법정휴일과 휴게시간은 보장하되 수요에 따라 공급을 맞추고 차량 운행은 24시간 계속 되어야 한다.

광주광역시지체장애인협회와 3만 5천여 광주 지체장애인들은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온전히 이용자를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연간 약 80억 원의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센터가 그 역할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이 제안에 귀 기울일 것을 희망하며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광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사단법인 광주광역시지체장애인협회 사무처장입니다.



태그:#장애인콜택시, #유현업, #광주교통약자, #장애인이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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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생활 도중 교통사고로 경추손상을 입어 현재 지체1급의 중증장애인입니다. 원래 정치나 사회 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장애인이 되고 나서 장애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현재의 각종 복지 정책과 그 방향은 사뭇 다르게 보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기회가 주워 진다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대안을 연구 제시하여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정책이 바로 서는데 미력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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