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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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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뭘 먹을까? 입이 궁금합니다.

비올 땐 기름기 있는 음식이 땡깁니다. 기름 두른 빈대떡에 막걸리 한 잔 걸치면 세상이 내 것처럼 좋습니다.

그런데, 빈대떡 만들기는 좀 번거롭습니다. 재료준비도 만만찮고, 기름 냄새 풍기기도 그렇습니다. 막걸리이라도 한 잔 나눌 친구가 옆에 있으면 몰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찐감자.

우리 집에는 감자가 많습니다. 올 농사지은 것들입니다. 하지 전에 캤습니다.

좋은 것은 여기저기 보내고, 남은 것은 물짭니다. 예전 전라도에서는 질이 떨어지고, 볼품없는 것을 물짜다고 했습니다. '좋은 것은 남주고, 물짠 것은 우리 차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자는 빛이 들어가면 파래집니다. 쉽게 상하기도 합니다. 오래 두면 싹이 나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자는 빨리 소비해야 합니다.

요즘 감자를 많이 먹습니다. 쪄서 먹기도 하고, 국도 끓이고, 찌개에도 넣습니다. 채 썰어 볶아 반찬을 만들면 아주 맛있습니다.

우리는 감자를 압력밥솥에 찝니다. 감자를 깨끗이 깎고, 물을 적당히 부어 안칩니다. 압력밥솥 꼭지가 심하게 돌아가면 불을 끕니다. 이때부터가 중요합니다. 강제로 압력을 빼낸 뒤 뚜껑을 엽니다. 물기가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솥을 두세 번 빙빙 돌립니다. 그런 다음 약한 불로 잠깐 뜸을 들입니다. 그러면 분이 생겨 먹음직스럽게 됩니다.

밥솥 뚜껑을 열자 밑이 사알짝 탄 파슬파슬한 감자가 구미를 당깁니다. 감자는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습니다. 식으면 별로입니다.

뜨거운 것을 입으로 호호 불며 먹는 찐 감자의 맛. 비올 때 이보다 좋은 간식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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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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