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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분들 중에 생업 외에 취미생활이라든지 공공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원하는 사람이 많구나 느꼈어요." - 작가 유상희

동대문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서울 종로구 창신6가길 47에 있는 창신소통공작소에서는 주민과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만들고 싶은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실행한다. 알려주고 싶은 기획과 소재가 있다면 주민이 직접 전문가가 되어 강의도 할 수 있다. 30년간 봉제사로 활동한 창신동 주민 김종임씨도 생애 처음으로 수업을 맡았다.

"저를 신기해해요. '어떻게 그런 일을 해?' 물으면 '그대도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을 잠깐 가르쳐 주는 거야' 답하죠. 재미있어 하기는 해요. 주민이 강사로 나서서요."

그는 봉제공작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뭐든지 봉제공작이에요. 옷 만들고 싶다 하면 옷이 나오는 공작이요. 뭐든지 다 만들어요. 티셔츠, 원피스, 테이블보, 커튼, 침대 커버까지. '나 이런 것이 필요했어' 하면서 찾아오는 곳이 봉제공작소입니다. 모든 분이 하는 말이에요."

이곳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창작 과정은 손공작, 봉제공작, 목공작 수업이다. 손공작은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도자도 만드는 손으로 하는 작업을 가르친다. 유상희 작가는 목공작을 맡고 있다.

"두 가지 커리큘럼이 있어요. 목공작과 수리공작이요. 목공작은 목공 기초와 톱질, 끌질, 대패 수공구를 배우고 그것을 통해서 간단한 생활소품이나 가구를 만들어보는 교육이죠. 수리공작은 창신동 일대에서 나온 폐목재를 재활용하면서 가구를 수리, 리폼하는 수업입니다."

창신소통공작소(서울 종로구 창신6가길 47)
 창신소통공작소(서울 종로구 창신6가길 47)
ⓒ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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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 열린 수업

2015년 10월 개관한 창신소통공작소는 ARKO공공미술시범사업에 의해 세워진 주민을 위한 공간이자 지역재생 거점 공간이다. 창신소통공작소에 가려면 우선, 동대문역 2번 출구에서 종로03번 마을버스를 15분간 탄다. 낙산삼거리에서 하차하여 좌측으로 5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창신3동 제1공영주차장이 보이는데 그 안에 창신소통공작소가 있다.

"수업에 참여하는 분들의 만족도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높은 것 같아요. 학원에 가면 3~4개월간 기계를 배우는 작업을 하는데, 이곳에서는 해보고 싶다 하면 일단 제품이 나올 수 있게 상의를 하면서 작업하니까 만족도는 생각보다 좋아요." - 김종임

창신소통창작소만의 특별한 점은 모든 과정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정해진 물건을 만들기보다는 주민이 원하는 것, 주민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려고 노력을 하고 있죠. 참여하시는 분이 원하는 방향에 맞추는 것 같아요. 주민 친화적이죠." - 유상희

"내가 잘하는 게 있어서 남들에게 강의도 해보고 싶다 하는 분이 있다면 오셔서 같이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손뜨개 잘 하시는 분도 오셔서 해주기로 했어요. 동네 어르신이 강의를 할 수 있는 장을 펼쳐줘야 할 것 같아요." - 김종임

유상희 작가, 김종임 봉제사
 유상희 작가, 김종임 봉제사
ⓒ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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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실험과 도전

창신소통공작소는 창신동보다는 다른 지역구 사람들에게 더 알려진 공간이다. 은평구, 송파구, 강남구 주민들이 찾아온다.

"사실 뾰족한 홍보 방법이 없어요. 페이스북, 밴드 등 SNS를 통해서만 홍보를 하다 보니까 동네 주민들보다는 외부사람들이 더 오죠." - 유상희

개관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창신동 주민에게는 창신소통공작소가 낯선 공간인 것이다.

"이곳이 주민들의 놀이터가 되면 좋겠어요. 어떻게 해야 바쁜 주민들이 올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에요." - 김종임

그래서 매월 첫째 주 일요일 낙산어린이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꼭대기 장터에 참여하여 직접 창작 작업을 시민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실험도 고민 중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밤도깨비야시장이 열리고 있어요. 그곳에 가정용 재봉기 열 대를 두고, 시민이 직접 만들어 완제품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시민 체험을 하면 좋지 않을까 해요. 이곳이 너무 높아서 안 올라온다면 내려가서 할 생각도 하고 있는 거죠." - 김종임

문화기획 전문 코디네이터의 부재는 지금보다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무직 직원 한 명이 있어서 총괄적으로 수강생에게 연락을 하면 좋은데, 지금 강사가 하고 있어요." - 김종임

"기획을 할 수 있는 분이 없어요. 코디네이터나 여러 기획을 담당할 수 있는 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유상희

운영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더욱 주민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창신소통공작소는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며 공작 외에도 특별강좌를 준비하는 등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폐가구를 활용하여 만든 의자
 폐가구를 활용하여 만든 의자
ⓒ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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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소통공작소
 창신소통공작소
ⓒ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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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는 생활창작 활동

8월에는 철릭 한복 만들기 수업이 열린다.

"봉제공작은 뭐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사기가 아닙니다. (웃음) 소통공작소의 뭐든지 봉제공작. 많이 와주세요." - 김종임

목공작은 2개월 과정이다. 주 4회, 총 8회에 걸쳐 수업이 진행된다.

"일단 좋습니다. 사실 많은 것을 해드리기는 힘들어요. 근데 평소에 목공을 정식으로 배우기에는 부담이 있었던 분들 오셔서, 한 번 해보시기에는 딱 좋은 공간인 것 같아요." - 유상희

창신소통공작소는 지속적인 생활 창작활동을 체험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

"수업하면서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요. 창신동은 일부러 보러 다니잖아요. 너무나 좋은 길목에 있어요. 낙조는 끝내줍니다. 낙조는 여기서 보면 딱이죠. 많이 알려질 필요가 있나요? 속속들이 알아서 찾아오면 되죠(웃음)." - 김종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8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창신소통공작소 페이스북(www.facebook.com/changsindong.story)에 가면 자세한 수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태그:#창신소통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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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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