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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문화재단과 당진문예의 전당
 당진문화재단과 당진문예의 전당
ⓒ 당진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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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7만 명의 도농복합시 당진. 하지만 '문화' 영역만큼은 변방의 작은 도시가 아니다.

당진 문예의전당은 365일 문이 열려 있다. 1001석 대공연장, 300석 소공연장, 전시관을 갖춘 이곳에서는 연 48여 회의 기획공연과 전시회가 열린다. 매월 평균 네 번꼴이다. 이달에도 전시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번역된 건축), 대공연장에서는 클래식(Sweet Music) 기획 공연을 마련했다.

당진문화예술학교에서는 한 해 동안 36개 예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리고 당진문화재단에서는 30여 개의 민간예술지원사업을 펼친다. 이 같은 '문화도시 당진'의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전략을 총괄하는 곳은 당진문화재단이다.

근래 문화재단 설립을 모색 중인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문화를 누리기 위한 당진시민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반면, 인근 다른 지역의 문화재단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진문화재단이 도드라진 운영성적표를 내고 주목받는 연유를 찾아보았다.

"이 사업은 00일 개최한 간담회 결과물입니다" - <소통>

인력은 많지 않다. 오히려 매년 114개에 달하는 사업을 그처럼 적은 인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가 궁금할 정도였다. 광역 단위 문화재단에서는 당진과 비슷한 업무를 50~60명 가까운 인원이 이끌고 있다.

당진 문화재단의 전 직원은 모두 20여 명[이사장(시장)-처장-팀장-팀원]이다. 재단 사무처장이 문예의전당 관장을 겸직하며 실질적인 재단의 행정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당진문화예술학교. 이 곳에서는 한 해 동안 36개 예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당진문화예술학교. 이 곳에서는 한 해 동안 36개 예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당진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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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업의 내용은 00년 0월 0일 관련 예술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도출된 것입니다"


당진문화재단의 여러 사업공고문에는 이 같은 문구가 들어 있다. 관련 예술인과의 간담회 등 일상적 소통이 실제 실천 사업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당진문화재단은 모든 사업 추진에 앞서 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의 방향과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추진 과정에서도 협의를 빼놓지 않는다. 지역예술인들의 공감과 참여는 당연한 결과다. 구성원들은 이를 '소통의 힘'이라고 설명한다.

예술인지원사업인 <당진 올해의 작가전>, <당진 이 시대의 작가전>, <당진 올해의 문학인 출판사업>, <당진 이 시대의 문학인 출판사업>, <당진예술인 발굴사업>, <당진 올해의 사진작가 전> 도 지역예술인과 함께 개발한 사업이다.

"시민, 예술인 눈높이에서" - <함께>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현안 간담회와 워크숍을 통해 관행을 하나 하나 개선하기 시작했다. 정기대관 심의할 때 10년 가까이 내부인으로만 해왔던 심의 관행을 재단 외부인에게 맡겼다.

심의 기준과 심사위원 선정기준도 지역예술인의 의견을 반영했다. 이를 통해 투명성과 객관성도 확보했다. 또 '함께하는 기관'임을 선언했다.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해온 '당진문화동아리 주간'(지역 문화예술 동아리를 대상으로 공연, 전시,체험 활동 지원사업)의 경우 동아리대표로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출연 단체의 선정과 프로그램의 구성을 자율 추진하게 했다.

문화재단은 예산과 조언, 행정 지원 역할을 담당했다. 일주일간 벌이는 행사에는 50여 개 문화동아리가 공연, 전시, 동아리박람회, 역량강화워크숍 등에 높은 참여도와 만족도를 보인다.

'창단에서 활동지원까지' - <지원>

당진문화재단 사업안내 자료집
 당진문화재단 사업안내 자료집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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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문화예술학교의 전용창작실을 주 1회 지원해주는 <예술단체 창작스튜디오 지원사업>도 당진문화재단의 자랑거리다. 우수한 단체에는 발표회 때 문예의전당의 대관과 홍보물비용까지 지원해 준다. 그야말로' 창단에서 활동 지원'까지 세심한 손길이 뒤따른다.

<문화기획인력 양성프로그램>과 <예술단체 경영컨설팅>은 과정을 수료한 예술단체가 창단 후 최초로 국비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진문예의전당 내에는 <당진예술자료센터>를 설치, 지역 문화자산 수집과 정리를 통해 당진문화 정체성 확립을 돕고 있다.

당진문화재단의 문옥배 사무처장은 "예술단체의 '요람에서 활동까지' 지원 사업은 과거 광역문화재단 재직 때에도 못했던 일"이라며 "기초 자치단체 문화재단에서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문 사무처장은 대전문화재단의 초대사무처장을 지냈다.

당진시의 행정지원 - <협력>

당진시(시장 김홍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당진시는 '문화도시 당진'의 비전을 공유하고 문화재단에 다양한 행정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또 국비 사업 유치를 지원하고, 국비 사업을 유치하면 시와 의회에서 추경을 통하여 매칭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주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2건, 약 3억의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그러면서도 재단 자체 기획사업은 예산지원과 위탁시설 운영비를 자율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진문화재단
 당진문화재단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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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배 사무처장은 "시 담당 부서와의 긴밀한 협조 지원 체계와 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이는 국비 사업 유치의 주된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문 사무처장은 직원들의 업무 능력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책과 사업개발 역량, 행정 경험을 갖춘 간부들이 신입직원들에게 예술행정 노하우를 빠르게 전달, 습득하게 해 가능하다고 평했다.

경험, 역량 나누는 20여 명 직원들 - <나눔>

그 결과 <문화예술교육 난장프로젝트>는 지난해 전국 60개 문예회관이 운영한 교육프로그램 가운데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전국 문예회관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사업기획부터 운영의 노하우를 발표하기도 했다.

문 사무처장은 재단이 호평을 받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민들에게 '문화가 당진의 미래'라고 말합니다. 당진문화재단의 예술행정은 실천이 뒷받침된 소통에 기초하고 있어요. 합의와 동의를 구하는 시민, 예술인 중심의 행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과 예술인의 눈높이에서 인정받을 때 신뢰받고, 문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태그:#당진문화재단, #당진시, #문화예술, #당진문예의전당, #문화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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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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