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대강 사업, 그 뒤 5년. 멀쩡했던 강이 죽고 있습니다. 10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죽은 물고기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합니다. 비단결 금강 썩은 펄 속에 시궁창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드글거립니다. 혈세 22조원을 들인 사업의 기막힌 진실. '4대강 청문회'가 열리도록 '좋은기사 원고료 주기'와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이번 탐사보도는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불교환경연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합니다. 4대강 특별취재팀의 활동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23일 오후 충남 부여 금강 백제보 상류 2km 지점에 마름과 엉켜 녹조가 확산 되고 있다.
 23일 오후 충남 부여 금강 백제보 상류 2km 지점에 마름과 엉켜 녹조가 확산 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낙동강 녹조물을 2리터 먹을 경우 사람도 동물도 사망한다."

일본 녹조 전문가 박호동 일본 국립 신슈대 교수의 말이다. 지난해 그는 우리나라 4대강의 녹조를 분석한 결과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이유가 있었다. 남조류(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독성물질을 분비하는데, 4대강에서 최대 182ppb(ug/L)이 나타났다는 것.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는 1ppb(ug/L)이다. '독조라떼'란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세계 선진국에서도 녹조독의 독소를 100% 제거하지 못한다. 고도처리에서도 미세조류로 불리는 남조류세포가 정수처리 과정을 빠져나와 정수된 물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내세운 '남조류 독성은 정수하면 마실 수 있다'는 논리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정수처리를 해도 1%의 독성이 마시는 물에 들어있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 최대 녹조 농도가 182ppb(ug/L)인 4대강 물을 정수처리하면, 1%에 해당하는 1.82ppb(ug/L)의 독성물질은 아무리 애를 써도 들어있다는 거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세금 22조 원을 들여 만든 게 '독극물'이란 소리다. 아래는 현재 일본에 머무는 박호동 교수와 세 차례에 걸쳐 이메일로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일본에서 하는 연구는?
"1980년대 일본과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의 호소 부영양화에 따른 독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본에선 녹조독의 생산원인과 생물축적과분해, 생태계에서의 태동, 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 한국 4대강 녹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1992~1995년 사이 한일공동연구의 일환으로 한국 4대강의 주요 댐 부영양화에 따른 녹조와 녹조의 독을 연구했다. 이후에도 한국의 연구자와 공동연구로 유독조류를 조사해왔다. 4대강 사업이 끝난 후 한국에서 녹조 문제가 보도되면서 한국과 일본의 동료 연구자의 권유가 있었다. 또 한국에서 녹조독의 연구를 처음 시작했다는 책임감을 느껴 4대강을 방문했다."

세금 22조 원 들여 만든 '독극물'

지난해 8월 박호동 일본 국립신슈대 교수가 4대강에서 채취한 녹조의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박호동 일본 국립신슈대 교수가 4대강에서 채취한 녹조의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를 분석한 결과
ⓒ 박호동 제공

관련사진보기


- 지난해 한국 4대강에서 녹조를 채취해 분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는 어떤가?
"지난해 8월 한국의 4대강을 방문하고 남조류 샘플을 채취해 대학 연구실에서 분석했다.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틴의 생물량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고, 독소의 함유량도 많았다. 분석 결과를 보고 놀랐다.

4대강 주요 지점별로 살펴보면, 낙동강 대동선착장에서 채취한 남조류의 총마이크로시스틴량은 215ppb(ug/L)이다. WHO 기준으로 환산하면 94ppb(ug/L)이다. 달성선착장에서 채취한 녹조에선 무려 456ppb(Oug/L)의 총 마이크로시스틴량이 검출됐다. WHO 기준으로 환산해도 182ppb(ug/L)이나 된다. 영산강의 영산교 선착장에서 채취한 녹조는 204ppb(ug/L), 금강 웅포대표 324ppb(ug/L), 한강 가양대교 410ppb(ug/L) 등이다. 분석결과 자료를 보내니 참고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낙동강이 문제다. 1300만 명 시민의 식수원이라고 하는데, 걱정이다. 지금 한국의 4대강 상황은 세계적으로 비교해봐도 심각하다. 상수원인 강에 이처럼 높은 농도의 녹조가 나타나는 나라는 지금까지 보고된 예가 적다. 댐이나 하구둑의 녹조집적 현상이 4대강에서 나타나고 있다."

- 한국 정부는 '남조류 독성이 정수처리를 거치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한국 정부의 설명대로 남조류 독성은 정수장에서 고도정수처리, 특히 활성탄 처리를 하기 때문에 99%가 제거된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녹조독의 독소를 100% 제거하지는 못한다. 이유는 고도 처리에서도 미세조류로 불리는 남조류세포가 정수 처리 과정을 빠져나와 정수된 물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원수의 녹조독 농도가 높을 경우에는 고도처리가 어렵다. 99% 제거한 후의 정수라도 녹조독의 농도가 WHO의 음료수 기준치를 넘을 때는 음료수로 쓰기 부적절하다. 한국의 4대강 녹조는 1%가 남더라도 WHO의 기준치를 초과한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부가 되려면, 정수처리의 안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녹조독 농도를 원수의 조체시료, 원수여액, 정수시료로 나누어서 공표하는 것이 필수다." 

- WHO의 기준 1ppb(ug/L)은 어떤 의미인가?
"먹는 물 기준을 말한다. 동물실험 결과를 인간에 적용한 기준으로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음료수의 양 2리터를 음용할 경우, 마이크로시스틴은 독성 당량으로 1ppb 이상이면 건강에 유해하다고 정하고 있다. 4대강의 녹조는 WHO의 기준을 훨씬 초과한다. 낙동강 녹조를 분석한 결과 최대 182ppb(ug/L)로 나타나는데, 이 물을 2리터 음용할 경우, 사람도 동물도 사망한다. 동물이 녹조로 오염된 물을 먹고 사망한 사례는 많다."

-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4대강에서 분석한 녹조의 독소 농도로 추정해보면 동물성 플랑크톤, 수서곤충, 각종 어패류, 새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남조 독소의 급성독성이 주로 문제가 되었으나 요즘의 연구동향은 남조 독소의 만성 독성이다. 즉, 독성의 장기영향으로 동물의 포란수 감소, 간장질환 등의 조직 이상 등이 일어난다. 이로 인한 개체 수 감소가 심각하다. 개체수 감소는 생태계에서 종수의 감소로 이어져 다양성 감소,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이것은 결국 생태계의 불균형을 불러일으켜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

- 4대강 녹조물에 직접 들어갔다 나왔는데, 몸 이곳저곳이 가려웠다.
"녹조에는 간장 신경독소 이외에도 피부 독소를 생산하는 녹조 종이 있다. 또한, 녹조 발생 시 수중에는 pH(수소이온농도)가 10 이상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지방 성분이 씻겨나가면서 가려울 수도 있다. 화분 알레르기가 있는 제자들 중에는 녹조 물에 손을 담갔다가 가려움으로 고생하고 난 후부터 고무장갑을 착용한 경우도 있다."

- 일본에도 녹조 피해가 있었나?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농업용수의 수질이 악화된다. pH(수소이온농도)가 일본의 농업용수기준치의 수십에서 수백배 이상 초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한 독소 자체와 녹조가 농작물의 성장에 피해를 주어 이파리의 탈색, 뿌리성장 저하, 씨의 발아 저하 등이 생겨난 사례도 보고됐다. 특히 녹조를 함유한 물로 키운 농작물에 미량의 독소가 축적된다는 보고가 있어 농작물의 독소 농도 측정과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 한국 영산강은 농업용수로서 기능이 큰데, 조사결과에 따르면 영산강 승촌보 인근 pH 7.7~8.0, 죽산보 인근 PH 8.0~8.4로 조사됐다. 
"한국의 농업용수로서 하천수질 중 수소이온 농도 pH(6.0~8.5)의 환경 기준과 일본의 농업용수기준치 pH(6.0~7.5)를 비교하면 상한 값에서 pH가 10배 차이 난다. 한국 기준대로라면, 승촌보와 죽산보의 pH는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 기준치를 따르면, 약 10배가 초과된다. 같은 벼농사에 기준치가 다른 이유는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녹조가 발생해 집적되면 pH는 10 이상으로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농업용수기준으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부유물질량(SS)도 녹조가 발생하면 농업용수 기준치를 초과하게 된다.

WHO 기준 훨씬 넘어서는 녹조...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아"

-4대강 강바닥이 시커먼 펄이 됐다. 공기방울이 보글보글 올라오기도 한다. 녹조와 연관성이 있나?
"녹조는 강의 일차 생산량이 급속히 증가했을 때 생겨난다. 강바닥 퇴적물의 탄소량 증가를 초래해 녹조 등의 유기물 증가로 이어진다. 강바닥의 산소 소비도 퇴적물의 저산소 혐기성 조건을 불러와 결국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 공기 방울이 올라오는 이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정부는 시급하게 4대강 녹조 발생원인 규명과 녹조 발생 제어 대책 강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녹조 발생 원인의 제어책으로 인과 질소 부하 감소 대책, 체류시간 조정, 녹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일본에서 일어나는 녹조 피해는 정수 과정의 어려움과 비용 증가다. 일본 정수장 관계자들은 원수에 녹조가 발생하면 자발적인 독소 측정과 그 측정치의 신속한 공표를 꺼리지 않는다. 녹조 발생 시의 새, 수서생물의 독서 측정과 어패류의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녹조 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되는 않는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4대강 청문회를 열자' 탐사보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좋은 기사 원고료주기'로 응원을 해주시길 바란다. 목표액 3000만 원이 달성되면 지난 10년간 1000개의 댐을 허문 미국으로 날아가 4대강의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4대강 청문회 서명운동에도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국회에 청원해서 강을 망친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한 청문회가 개최되도록 촉구하겠다.

[이전 기사 보기] 4대강 청문회를 열자
☞ '4대강 청문회' 10만 서명운동 바로가기





태그:#4대강 , #녹조독, #마이크로시스틴, #박호동
댓글26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3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