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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이 참 좋은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심주연 부장. 그녀는 6개월 계약직으로 센터에 들어와서 지금은 관장을 보좌하며 센터의 업무를 총괄하는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상이 참 좋은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심주연 부장. 그녀는 6개월 계약직으로 센터에 들어와서 지금은 관장을 보좌하며 센터의 업무를 총괄하는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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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 참 좋다. 밝다. 환하다. 처음 만나는 상대를 편하게 해준다.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적극성과 진취성까지 엿보인다. 도전정신도 묻어난다. 겉으로 풍기는 이미지와 달리 당당하다.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심주연(31) 부장이다. 관장을 보좌하면서 센터의 일을 총괄하고 있다. 그녀를 지난 9월 17일 순천센터에서 만났다.

심 씨가 센터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08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그해 여름이었다. 한 업체에 취업해 사흘 만에 그만둔 직후였다.

"저의 불찰이었어요.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거든요. 정규직이고, 급여도 괜찮았는데, 토요일까지 주 6일 근무가 걸렸어요. 출근 거리가 먼 것도 불편했고요. 토요일을 이용해 공부를 계속하려던 참이었거든요."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사무실 전경. 여성들끼리 근무하다 보니 분위기가 좋고 의사결정도 수평적으로 이뤄져 더욱 좋다는 게 심주연 씨의 말이다.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사무실 전경. 여성들끼리 근무하다 보니 분위기가 좋고 의사결정도 수평적으로 이뤄져 더욱 좋다는 게 심주연 씨의 말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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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의 취업교육 프로그램. 센터는 여성의 직업 능력 개발과 훈련, 구인자와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춘 맞춤형 취업 상담과 지원, 취업 후 관리, 사회교육 등을 하고 있다.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의 취업교육 프로그램. 센터는 여성의 직업 능력 개발과 훈련, 구인자와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춘 맞춤형 취업 상담과 지원, 취업 후 관리, 사회교육 등을 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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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씨는 아르바이트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일자리를 찾았다.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의 채용공고를 접한 것도 이때였다. 사흘 만에 그만둔 경험을 거울삼아 센터에 전화해 자세히 알아봤다. 비정규직, 그것도 1년 계약직의 사고로 자리가 빈 6개월 계약직이었다. 취업 상담과 알선을 하는 자리였다.

업무가 생소했지만, 크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주5일 근무제가 마음에 들었다.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일도 재미와 보람이 있을 것 같았다. 일자리가 진정한 사회복지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게 중요하죠. 그보다 상담을 통해서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연결해주는 보람이 커요. 만족합니다. 제가 바라고, 꿈꿨던 일이에요."

심 씨가 즐겁게 일을 한 이유다. 열과 성을 다한 나날이 뿌듯했다. 6개월 계약직이란 사실은 까마득히 잊고 일을 했다. 그 결과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고, 연장을 거듭하며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6개월 계약직이란 생각은 안 했어요. 만약 그랬다면, 달랐을 수 있겠죠. 일이 재밌고, 만족도가 높았거든요. 보람과 자부심도 생겼고요."

심주연 부장이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녀가 6개월 계약직으로 첫발을 디딘 뒤 지금껏 일하고 있는 직장이다.
 심주연 부장이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녀가 6개월 계약직으로 첫발을 디딘 뒤 지금껏 일하고 있는 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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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한 심 씨는 지금 8년째 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사이 취업 알선, 직업 훈련 업무를 거쳐 센터를 아우르는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직급도 간사, 팀장을 거쳐 부장이 됐다. 토요일마다 기차를 타고 천안까지 오가며 대학원에서 진로직업상담 공부도 했다.

"좋아요. 밤에 센터에서 관심 있는 수업을 받는 것도 재밌고요. 여자들끼리 근무하다 보니 편하기도 하고요. 수평적 구조도 맘에 들고요."

센터 근무의 좋은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물은 데 대한 그녀의 답변이다. 단점을 하나만 얘기해 달라 했더니, 또 장점이 튀어나온다.

"다들 정규직을 희망하죠. 그러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잖아요. 눈높이 조절이 필요한 것 같아요. 꿈은 크게 갖되, 기회를 잡아야죠. 인턴이든, 계약직이든요. 자존감을 갖고 한 발자국 내딛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심 씨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일단 일을 시작하고, 기회를 잡을 것을 권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고 만족과 보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최정순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오는 10월 20일 순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남여성일자리박람회 개최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정순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오는 10월 20일 순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남여성일자리박람회 개최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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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씨가 일하고 있는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관장 최정순)는 경력 단절 여성을 포함해 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한 능력 개발과 취업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경력 단절 여성이란 임신이나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그만뒀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 취업을 원하는 여성을 일컫는다.

2005년 7월 개관 이후 여성의 직업 능력 개발과 훈련, 구인자와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춘 맞춤형 취업 상담과 지원, 취업 후 관리, 사회교육 등을 하고 있다. 오는 10월 20일 순천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남여성일자리박람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순천YWCA가 운영한다.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의 취업교육 과정. 교사가 수강생의 컴퓨터 화면을 보며 설명을 해주고 있다.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의 취업교육 과정. 교사가 수강생의 컴퓨터 화면을 보며 설명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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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심주연, #순천여성인력개발센터, #최정순, #순천YWCA,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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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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