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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미륵산 미래사입니다. 미륵불의 출현을 예감했답니다.
 경남 통영 미륵산 미래사입니다. 미륵불의 출현을 예감했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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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미륵도라는 섬인데, 미륵의 섬에 미륵 부처님께서 오실 절이라는 뜻의 미래사이다."

경남 통영 미륵도 미륵산 미래사 입구 안내판의 절집 소개입니다. 소개 양식부터 아주 독특했습니다. 보통 사찰 소개는 상투적으로 "○○사는~" 으로 시작되는데 반해, 미륵사는 "이곳은 미륵도라는 섬~"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 추측하건데, 단순히 '미래사'라는 절집보다 '미륵 부처님께서 오실'에 방점을 찍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만큼 미륵불 출현을 간절히 바라는 소망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미륵불께서 오실 미래사? 소원 이뤄주소서 염원

사람들이 맛있다며 미래사 불유정 약수를 떠갑니다.
 사람들이 맛있다며 미래사 불유정 약수를 떠갑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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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미륵산 미래사 약수터인 불유정 기둥에 쓰인 어느 중생의 바람입니다. 미래불이 출현하여 중생의 수많은 아픔을 어루만져 주길 기원합니다.
 통영 미륵산 미래사 약수터인 불유정 기둥에 쓰인 어느 중생의 바람입니다. 미래불이 출현하여 중생의 수많은 아픔을 어루만져 주길 기원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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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불이 오실 절집이어 설까. "묵언, 세수 삼가"를 외치는 미래사 약수터에 물을 받으려는 사람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분은 "미래사 약수 물은 맛있어 많이들 떠간다"며 자랑입니다. 하지만 약수 물보다 기둥에 쓰인 중생들의 다양한 염원과 소원들이 더 눈에 띄더군요. 부디 중생들의 바람 이루어주시길….

"우리 아들 꼭! 아나운서 되게 해주세요!!"
"귀 안 아프게 해주세요!"
"올해 꼭 취직하게 해주세용, 원하는 대로!"
"우리 오빠 멋진 경찰되게 해주세요!"

미래사는 해안도로에서 약 150도로 꺾어 들어야 사찰 오르는 길과 만납니다. 심한 오르막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미래사는 "효봉 스님 상좌였던 구산선사가 석두, 효봉 두 스승의 안거를 위해 1954년 세운 암자"입니다. 그러다 "선 도량으로 부흥해 효봉 문중의 발상지"가 되었답니다.

"육십 넘으면 어디 절집에서 마당이나 같이 쓸세!"

법정 스님께서 출가한 통영 미래사입니다. 3층석탑 앞에 있는 게 대웅전입니다.
 법정 스님께서 출가한 통영 미래사입니다. 3층석탑 앞에 있는 게 대웅전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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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 해우소 안내판이 예쁩니다.
 미래사 해우소 안내판이 예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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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미래사 마당을 쓰는 모습 보니 벗과 했던 농이 떠오릅니다. 육십 넘으면 절집 마당 쓸기로 했는데, 그렇게 되길 소원합니다.
 통영 미래사 마당을 쓰는 모습 보니 벗과 했던 농이 떠오릅니다. 육십 넘으면 절집 마당 쓸기로 했는데, 그렇게 되길 소원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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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는 일주문과 천왕문이 따로 없더군요. 대신 "미래에 오실 미륵불이 삼회에 걸쳐 중생을 제도한다"란 의미의 '삼회도인문(三會度人門)'이 자리합니다. 일설에 따르면 "미륵불이 출현한 후 삼차에 걸쳐 설법할 자리로 모악산 금산사, 속리산 법주사, 미륵산 미래사 혹은 용화사가 꼽힌다" 하네요. 비록 부처님을 직접 알현하는 시절 인연은 빗겨 갔습니다. 하지만 간절히 바라옵건데 미륵불과 시절 인연이 닿길 감히 바래봅니다.

삼회도인문을 들어서니, 절집 앞마당이 꽤 넓습니다. 정면에 대웅전, 그 앞에 삼층석탑 적광탑, 동쪽으로 요사채 설매당과 우물 불유정, 서쪽으로 자항선원과 범종각이 자리합니다. 불유정에서 약수를 떠 목을 축이던 중 한 사내를 봅니다. 그의 손에는 대빗자루가 들렸습니다. 마당을 쓸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탄성이 절로 터집니다. 이유가 따로 있습지요. 고교 친구와의 농(弄) 때문입니다. 농이지만 이루고 싶은 농이지요.

"우리 육십 넘으면 어디 절집에서 마당이나 같이 쓸세."

해우소 안내판이 참 예쁩니다. 미래사에 오기 전 먹었던 점심에 배가 불편합니다. 해우소로 곧장 질러갑니다. 선암사, 송광사 등 재래식 화장실에 비하면 현대식입니다만, 그래도 쪼그려 앉는 불편함이 아주 큽니다. 이것도 어딥니까. 불편함 중에도 기꺼이, 미련 없이, 속 시원히, 마음과 몸을 비웁니다. 비우고 나니, 비로써 후련합니다. 후련함의 대가는 불전함 보시로 대신합니다.

미륵불과 고양이, 그리고 삼생을 떠돈다는 '윤회'

통영 미래사 부도전입니다.
 통영 미래사 부도전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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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 편백숲을 지나면 미륵불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래사 편백숲을 지나면 미륵불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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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 편백 숲을 걸으면 만나는 미륵불상입니다.
 미래사 편백 숲을 걸으면 만나는 미륵불상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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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를 나옵니다. 미래사 뒤 미륵산을 올려봅니다. 케이블카가 보입니다. 십여 년 전, 아이들과 함께 탔던 케이블카입니다. 미륵산 정상에서 봤던 절집 중 하나가 미래사였습니다만 당시엔 법정 스님께서 출가했던 절인 걸 몰랐었습니다. 그 때는 사찰에 대해 관심이 별로였으니까. 그러다 삶 여행으로 중심을 잡아 절집 선문답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삶, 드디어 진지해졌는지, 진리에의 귀의가 필요했으니까!

주차장 옆, 미륵불로 향하는 오솔길 표식이 있습니다. 미래사에서 뺄 수 없는 미륵불입니다. 놓칠 수 없습니다.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길을 따라 갑니다. 숲 향이 코를 간질거립니다.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 표찰이 붙었습니다. 숲이 편안함을 줍니다. 치유의 공간이라는 숲 중에서도 편백나무 숲이 으뜸이라지요. 이유는 피톤치드 때문.

아시죠? 피톤치드란 '나무가 자신을 각종 세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발산하는 테르펜이란 성분'으로, 숲 속 향기의 근원이란 거.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과 기억력, 면역력 향상, 감기나 비염, 천식 환자들에게 좋다'는 등의 효력이 있어, 삼림욕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편백 숲을 5분 여 걸으니, 통영 앞바다를 수놓은 점점이 섬들이 보입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고 미륵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미륵불, 빼어난 풍광에 눈이 호강합니다. 미륵불 좌우로 종려나무 두 그루가 호위하듯 서 있습니다. 한쪽에 고양이가 밥을 먹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보니, 문득 생(生)은 전생, 현생, 내생의 삼생을 떠돈다는 윤회가 생각납니다. 아울러 '고양이, 어떤 이의 전생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미륵불이 출현해 차별 없고 평등하며 맑고 깨끗한 아름다운 용화세상 이루시길….

미래사 미륵불상 옆에서 고양이가 밥을 먹고 있습니다. 마치 어떤 이의 전생을 보는 듯합니다. 윤회지요...
 미래사 미륵불상 옆에서 고양이가 밥을 먹고 있습니다. 마치 어떤 이의 전생을 보는 듯합니다. 윤회지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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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불이시여! 부디, 지금의 어지러운 세상을, 미래에는 차별 없고 평등하며 맑고 깨끗한 세상 되게 하여 주소서!
 미륵불이시여! 부디, 지금의 어지러운 세상을, 미래에는 차별 없고 평등하며 맑고 깨끗한 세상 되게 하여 주소서!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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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불상이 바라보는 아름다운 통영 풍경입니다.
 미륵불상이 바라보는 아름다운 통영 풍경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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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SNS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미륵산 미래사, #미륵불, #윤회, #법정스님, #약수 불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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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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