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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소나무 사이로 바라본 만물상의 모습
▲ 만물상 소나무 사이로 바라본 만물상의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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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드디어 설악산 망경대 등산로가 개방되었다. 오색지구에 있는 망경대는 설악산 국립공원관리소가 생긴 이후 줄곧 출입의 통제를 받아 오다 46년만에 46일 동안 한시적으로 개방되었다.

망경대 길은 90년대 이전까지는 약초꾼들이나 버섯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찾았으나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소가 들어선 이후 줄곧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라 한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던 망경대길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며 10월 첫날, 개방을 하자 사람들이 구름처럼 오색지구로 모여들었다.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에 주차장은 이미 만차가 되었고, 국도변까지 차가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상가지역으로 들어가 주차할 곳을 찾아보았지만 허사였다. 다행히 차를 돌려 돌아 나오는 길에 하산하는 등산객의 배려로 간신히 주차를 할 수가 있었다.

차를 세우고 오색약수에 이르자 곱게 차려입은 등산객들이 줄지어 계곡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모두가 망경대 길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다. 오색의 날씨는 구름은 좀 두터워 보이나 비는 내릴 것 같지 않았다. 구름의 행세로 보아 머지않아 푸른 하늘이 좀 열릴 태세다.

간간히 구름을 열치고 쏟아지는 햇빛이 주전골의 구석구석을 비추기 시작한다. 허연 바위와 소의 초록 물빛이 골짜기에 금세 생기를 불어 넣는다. 선녀탕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희귀한 모양의 산봉우리와 기암절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마치 천상의 세계에 온 것처럼 오색의 입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금세 무너져 내릴 듯 기암절벽은 위태롭게 하늘 높이 솟아 있고, 황토 빛을 내는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물은 티끌하나 없이 맑기만 하다. 어찌나 맑은지 보기만 하여도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어느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절경을 빚어 놓았단 말인가! 사람들은 망경대로 가는 것을 모두 잊고, 주전골의 비경에 푹 빠져 있다.      

주전골 망경대를 개방한 첫날 선녀탕이 있는 주전골의 모습
▲ 주전골 망경대를 개방한 첫날 선녀탕이 있는 주전골의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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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전골에서 단풍의 빛깔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용소폭포로 올라가는 주전골의 가을 풍경은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가기에 충분했다. 작은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도 달라 보였다. 마치 선녀들이 천상에서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선녀탕을 지나자 큰 함성을 내며 용소폭포가 반겨준다. 용소폭포는 주전골의 끝자락에 서서 올라가는 사람을 배웅이라도 하듯 물줄기를 시원히도 쏟아내고 있다.

만일 주전골에 용소폭포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무척이나 허전했을 것 같다. 나그네의 이런 마음을 헤아리기나 한 듯, 주전골은 용소폭포를 아래에서는 물론 위에서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길이 허락되어 있었다.

용소폭포를 지나 10여 분 더 오르자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국도 변에 망경대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이곳은 차를 10여 대 정도 주차할 수는 넓은 공간이었는데, 망경대로 올라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망경대를 올라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어림잡아 이곳에만 모인 사람이 수백 명은 되어 보인다.

망경대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설악산 관리소 안내원들이 입구를 통제하며 일정 인원씩 들여보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가면 안전 문제가 있을 것 같아 통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리자 차례가 왔다. 46년 만에 개방된 숲길이라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호기심도 발동한다. 오랫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은 숲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내가 전에 보았던 숲과는 분명 다를 것 같았다.

망경대로 향해 가는 길은 처음에는 오르막길이 아닌 내리막길이다. 길을 만든 지도 얼마 되지 않아 흙과 나무뿌리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러나 기분 나쁘기보다는 새롭고 신선하다는 느낌이다. 산길은 더 부드럽고 숲속은 편안해 보였다. 넘어진 고사목이 간간히 눈에 띄지만 다른 숲과 다를 게 없다. 다만 숲길에는 도토리가 수북이 떨어져 가는 길에 별처럼 총총 박혀 있다. 고대하던 특별한 풍경은 없었다. 산에 사는 어느 동물도 어디에 숨었는지 볼 수가 없었다.

망경대 가는길 망경대 입구에서 내려가는 길 모습
▲ 망경대 가는길 망경대 입구에서 내려가는 길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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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대경가는 숲 46년만에 개방된 망경대 가는 길에 본 숲풍경
▲ 망대경가는 숲 46년만에 개방된 망경대 가는 길에 본 숲풍경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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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는 떡갈나무, 단풍나무를 비롯하여 많은 활엽수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이따금씩 나타나는 소나무가 산중의 왕처럼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어림잡아 수령이 몇 백 년은 되어 보였다. 껍질도 너무 건강해 보이고 수형 또한 너무 멋지다. 망경대로 가는 길에는 박달나무, 떡갈나무, 토종자작나무 그리고 머루 다래 덩굴 등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지만 소나무는 그중 단연 으뜸이었다.

망경대로 올라가는 길은 급경사였다. 다행이 돌길이 아니어서 오르는 불편함은 없었다. 오르는 길에는 단풍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었는데 단풍나무에서는 곱게 물든 단풍이 살짝 비추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단풍이 다 들면 멋진 산 풍경이 될 것 같다. 망경대로 올라가는 길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가다서기를 반복했다. 다행히 잘 생긴 소나무가  멋진 자태를 자랑하며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어주었다.

만경대 단풍 망경대 올라가는 길 숲에는 산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 만경대 단풍 망경대 올라가는 길 숲에는 산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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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망경대로 올라섰다. 만물상을 보기 위해서는 정상에서 좀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산길은 협소하여 망경대 입구에서 오색으로 한쪽으로만 이동하게 되어있다. 망경대 정상에서 만물상이 보이는 전망대까지는 이백 미터 정도로 길지 않지만 오가는 사람들이 겹치게 되는 곳이라 사람들로 혼잡하였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지키고 있는 망경대는 생각보다 비좁았다. 널따란 바위가 있는 곳이라 상상했는데,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서서 바라보기엔 너무 협소한 곳이었다. 드디어 망경대에서 바라보는 최고의 절경, 만물상 앞에 섰다

사진으로만 보던 만물상이 흥겹게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에 본 금상산의 만물상 못지않게 아름다운 모습이다. 만물상을 가운데로 하고 오른쪽으로 대청봉과 왼쪽으로 점봉산으로 이어지는 산 풍경이 웅장하면서도 다양한 멋을 풍겨준다. 특히 흰 바위들이 쌓여있는 만물상은 하나의 예술품을 보는 듯 신비로운 멋을 지니고 있었다.

만물상 망경전망대에서 바라본 설악의 만불상 모습
▲ 만물상 망경전망대에서 바라본 설악의 만불상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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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경대에서 만물상의 아름다움을 오래토록  보고 싶었으나 밀려오는 인파로 인해 서둘러 하산을 택했다. 망경대에서 오색으로 내려오는 길은 멀지 않으나 또한 급경사다. 만일 비라도 내리게 된다면  위험한 길이 되지 않을 까 염려가 된다.

오색으로 다시 내려오자 계곡을 사이로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아직도 계속 줄을 잇고 있다. 참으로 많은 사람이 찾아온 것 같다. 오색에서 망경대를 거처 다시 오색으로 내려오는 길은 5km 남짓이다. 길게 잡아 세 시간이면 족하다. 그러나 오늘은 개방첫날이라 사람이 많다 보니 한 시간이 더 걸린 샘이다.

46년 만에 개방한 망경대길이 46일 동안 한시적으로 개방된 만큼, 망경대를 찾은 사람들로인해 숲이 훼손되지 않고, 다음에 또 많은 사람들이 찾아 잘 보존된 숲과 만물상의 비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갖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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