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운동장에 뜬 세월호 노란우산 배_in 인천 석남중 '우리는 같이 있고, 우리는 가치있다.' 인천 석남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님들과 함께 만든 세월호 노란우산 배모양입니다. ⓒ 서영석
저는 세월호 기억 노란우산 프로젝트 제안자입니다. 지난 2014년 5월 8일 유가족들이 KBS에 항의 방문을 했을 때부터 유가족과 함께 새벽을 맞이하고, 주말마다 가족과 광화문에 가고, 생업도 뒤로 한 채 싸워 왔습니다. 누군가는 1000일 넘게 1인시위를 이어 왔습니다.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여, 아홉 분의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고, 세월호의 온전한 진실 규명을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 사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세종시로 이사도 했습니다. 초등학생 막내가 사춘기를 맞았고, 큰 아이가 '세월호 새내기'(16학번)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무수한 시간 동안, 하나도 변한 게 없었습니다. 여전히 세월호는 바다 속에 있고, 권력은 진실 규명을 가로막고 있고, 사람들은 도리어 '그만해라, 지겹지도 않냐'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생각만 하면 입에 고구마를 잔뜩 문 것처럼 답답하고, 찬 겨울 바람에 살이 에이듯 가슴 아픈 이야기가 바로 세월호인데 말입니다.

"진실규명을 막는 그들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기억도 꿋꿋이 변치 않았습니다. 잊지 않고 있습니다. 0416 "

그들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도 변하지 않은 게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그들이 억지로 우리에게 '망각'을 강요해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처럼 거리로 나와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들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어쩌면 잊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키워야 해서, 취업을 해야 해서, 학업 때문에, 미래를 생각해서, 살아야 해서... 많은 분들이 삶의 전선으로 뛰어 갔지만 그럼에도 모든 분의 마음 속에 세월호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노란 우산을 들어주는 시민들의 응원을 보면 아주 확실한 걸요!).

그리고 지난 11일 마침내 세월호가 인양되었지만, 여전히 아홉 분의 미수습자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침 흘리며 졸고, 춤추며 놀고, 공부하고, 낙서하던 책상과 의자는 사라졌습니다. 한여름 폭염을 보내는 것조차 버거웠는데, 유가족들의 사계절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세월호를 잊지 말아야 할 이유는 너무 많습니다.

아주 우연한 시작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팽목 '사람먼저'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분이 기다리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하며 노란우산을 들었습니다 ⓒ 서영석
세월호 기억 노란 우산 프로젝트는 아주 우연히 시작됐습니다.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해수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2년 전 구입했던 노란우산을 씌워주려고 펼쳤더니, 손잡이가 고장이 나 있던 겁니다. 그때, '함께 하는 분들과 세월호 기억 노란우산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부러진 노란우산 노란우산 프로젝트의 첫 시작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노란우산 우리는 기억하고 있고 잊지 않기 위해 노란우산을 들고 행동합니다. ⓒ 서영석
공장에 문의해 보니(정말 이런 것 처음 해 봤어요) 기본 제작 수량이 100개라고 하는 겁니다. 우리는 고작 10명뿐인데... 어떻게든 해 보자는 마음으로 주문서를 만들고, SNS에 공동구매 글을 올렸습니다. 100개나 팔리면 다행이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다음날, 주문서를 보고 좌절했습니다. 왜냐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마음 속에 세월호를 간직하고 사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무려 주문이 1000개나 들어 왔으니까요! 말이 1000개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정말 놀랐습니다. 주문 내역을 찬찬히 살펴보니 전국에서 한두 개씩 구매하는 사람들이 모여 1000개가 된 것이었습니다.

한 쪽에서는 잊으라 하지만,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실규명을 위해 행동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생각하니 감동이었어요. 세월호를 잊지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걸 실감을 하고,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아래는 노란 우산에 기억 메시지를 받으러 다니다 저를 뭉클하게 만든 문구입니다.

"힘내세요! 옆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힘내세요!함께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노란 우산에 기억 메시지를 받으러 다니다 저를 뭉클케한 문구입니다. “힘내세요!함께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 서영석
기억에서 기적으로_in 제주 기억에서 기적을 만드는 노란우산 프로젝트 누군가 한 명이라도 함께 우산을 들어주고 싶다면 그곳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 서영석
노란우산을 보급하는 것도 힘이 되는 일이지만, 노란우산을 가지고 아이들이 가고자 했던 제주와 광화문, 그리고 안산에서 사진과 영상을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노란우산프로젝트'를 하자고 주변에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첫 시작은 지난해 6월 18일, 제주였습니다. 노란우산을 판매한 금액으로 다시 우산을 사서, 국회의원을 만나고 시민들을 만나면서 우산 위에 저마다의 기억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SNS뿐 아니라, 제주에 직접 가서 시민들과 단체들을 만나 시민들과 함께 노란우산을 들자는 홍보도 했습니다.

바람도 돌도 많다던 제주... 행사 당일까지 과연 사람들이 노란우산을 들기 위해 올까 생각했습니다. 200여 명의 시민들이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신양섭지코지 해변에서 노란우산을 들었습니다. 아장아장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온 아이, 노란우산을 들어주기 위해 파주에서 오셨다는 모녀,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아들까지. 모두 자기 일처럼 노란우산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시더군요. 제주에서의 노란우산프로젝트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 후 인천에서, 광주에서, 대전에서, 경주에서, 안산에서, 저 멀리 캐나다에서 노란 우산을 들고 기억행동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자발적인 시민들이 늘어나며 희망을 보았습니다. 매일 '4월 16일'을 사는 우리에게, 노란 우산이 위로와 기다림, 기억, 분노, 그리고 다시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올해 진행한 노란우산프로젝트 사진들입니다. 별이 된 아이들이 하늘에서 보면, 잘 보이겠죠? 아니, 잘 보고 있겠죠?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창원 사람 먼저 보고 싶다 세월호 안에 있는 미수습자 먼저 찾아주세요.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대구 미수습자 9분이 꼭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구시민들과 함께 노란우산을 들었습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거제 '이제 집에 가자' 거제 학동 몽돌해변에서 거제 시민들과 함께 노란우산을 들었습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호평중학교 잊지 않고 끝까지 기억하겠습니다. 남양주시 호평중학교 학생들과 노란우산을 들었습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호평중학교 호평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노란우산으로 만든 노란리본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충북고등학교 14일 충북고등학생들이 노란우산을 펼쳤다. ⓒ 서영석
2016.04.16. 진실의 문을 열어라!_in 전주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 서영석
미수습자 아홉분을 가족의 품으로_in 팽목항 바닷물을 다 퍼내서라도 세월호를 어머니들 가슴에 띄우라 ⓒ 서영석
세월호를 인양하라_in 성남시청 세월호 안에는 돌아오지 못한 아홉분이 남아 있고, 우리 가슴 속엔 인양하지 못한 진실이 남아있어 여기 노란우산을 들고 서 있습니다. ⓒ 서영석
304+기억_in 춘천 304명의 고귀한 희생자, 별이 된 그들의 삶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세종시 해양수산부 '세월호의 슬품이 피운 꽃' 세월호의 슬픔이 피운 꽃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노란우산은 기다림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강정평화대행진 강정평화대행진 때 함께 한 노란우산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부산 파도가 밀려와도 세월은 간다 부산 노란우산프로젝트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해외에서도 진행되는 노란우산프로젝트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광주 '진실' 우리의 결실은 세월호의 진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양평 강가의 우산_하늘에서 보고 있을 304명의 별들을 향해 노란우산을 듭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인천 석남중학교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을게요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서울시청광장 우리의 기억으로 만들어 가는 세월호의 노란 색은 제주의 유채꽃보다도 놯습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나들목교회 '이웃+사랑' 사랑해요 우리도 잊지 않고 있어요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토론토 캐나다 토론토에서 함께 한 노란우산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성주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영광 노란배가 흘러 갑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경주 흔들림없이 언제나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제주 잊지 않고 기다립니다 ⓒ 서영석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_in 해수부 앞 '진실마중대' 뜨거운 여름 팽목에서 광화문까지 함께 한 진실마중대 분들과 함께 해수부 앞에서 노란우산을 들었습니다. ⓒ 서영석
태그:#세월호_노란우산 프로젝트, #세월호우산, #세월호노란우산, #노란우산, #세월호
댓글2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