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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자용 겸 초기 컴퓨터 모뎀으로 개발된 PortaView Junior Model 32
▲ PortaView Junior Model 32 청각장애자용 겸 초기 컴퓨터 모뎀으로 개발된 PortaView Junior Model 32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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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aView Junior Model 32는 전화기 송수화기를 꼽아 아날로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초기장치로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1984년 청각장애인을 위해서 Krown Research가 상업화에 성공하였습니다. 제가 80년 중후반 미국유학을 하여 대학원에서 연구 조교로 있을 때 오후 숙소에서 이 PortaView Junior Model 32를 사용하여 학교의 메인프레임에 접속하여 통계처리도 하고 포트란 프로그램도 돌리고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은 전북 고창이 고향인 지인이 점심을 함께 하자며 실리콘밸리 근처 이스트 베이에서 치과 랩을 운영하는 분의 치과 랩에서 인엔아웃 햄버거를 가지고 가 함께 점심을 나누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분께서 본인이 개발했다는 청각 장애인용 전화기를 들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30여 년 전 바로 제가 사용하던 PortaView Junior Model 32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제가 미국유학 초기에 이 PortaView Junior Model 32를 사용하여 메인프레임에서 통계프로그램 SAS도 돌리며 신기해했는데, 이 PortaView Junior Model 32의 개발자가 군산고를 13회로 나와 한양공대를 다니다 군대를 마치고 78년 미국에 이민 온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이란 걸 오늘 처음 알게 된 겁니다.

PortaView Junior Model 32의 개발자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
▲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의 치과 랩이 있는 건물에서 PortaView Junior Model 32의 개발자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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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선 선생님은 군산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군산고를 졸업하고 한양공대 전기과 1학년을 다니다 강원도 인제 원통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교회를 통해 미국이민을 떠난 부모님을 따라 미국 엘에이로 1978년 이민을 왔습니다. 그 당시는 외화반출이 철저히 통제되어 1인당 300불만 가지고 나올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김현선 선생님은 엘에이 왕(Wang) 회사에서 근무하며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는 ATM(현금인출기) 기계제작회사에 근무하다가 성실한 근무 태도에 반한 은행관리자 덕분에 은행에 취직했습니다. 소수계인 김현선 선생님을 시기 질투한 직속 상관이 골탕을 먹이느라 ATM 기계에 사용되는 전자부품 분류담당을 시켰답니다.

김현선 선생님은 그 자리를 지키느라고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등 부품의 일련번호를 밤을 새워 외웠다고 합니다. 그 덕에 ATM 기판을 교체하는 일은 김현선 선생님이 없으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은행의 대주주였던 Compu-TTY의 창업주 Barbara와 Sidney Ander 부부에게 스카우트되어 그 부부의 개인 집 구석방에서 1984년 PortaView Junior Model 32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그 공로로 많은 돈을 주어 엘에이에서 부모님이 계시는 북가주 지역으로 이주하여 현재 치과 랩으로 쓰이는 건물을 사들였다고 합니다. 그 뒤에 태권도복을 만드는 친구를 도와 태권도복에 들어가는 로고를 디자인하여 주어 그 도복제작 업체를 미국 내 도복제작 1위 업체로 만들어 주었다는 말씀도 하였습니다.

PortaView Junior Model 32는 개인용 컴퓨터와 모뎀의 눈부신 발전으로 의하여 모뎀의 기능과 그 가치는 사라진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Barbara와 Sidney Ander 부부가 만든 Krown Research에서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PortaView Junior Model 32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PortaView Junior Model 32는 Barbara와 Sidney Ander 부부가 청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PortaView Junior Model 32를 실질적으로 개발한 개발자는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이고 그 공로를 Krown Research에서 인정해서 PortaView Junior Model 32에 동판을 입혀 기념품으로 개발자인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에게 증정한 것이 바로 제가 이곳에 사진으로 소개한 PortaView Junior Model 32입니다.

Krown Research에서 PortaView Junior Model 32 개발 공로를 인정해서 PortaView Junior Model 32에 동판을 입혀 기념품으로 개발자인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에게 증정한 것
▲ PortaView Junior Model 32 개발 공로패 Krown Research에서 PortaView Junior Model 32 개발 공로를 인정해서 PortaView Junior Model 32에 동판을 입혀 기념품으로 개발자인 Timothy Kim (김현선) 선생님에게 증정한 것
ⓒ 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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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선 선생님은 한국에서 한양공대 전기과 1년 그리고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받은 전문학사가 학력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초기 모뎀으로 제가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사용하던 PortaView Junior Model 32를 개발하여 현재의 윤택한 삶을 만드셨습니다. 한 번도 언론에 PortaView Junior Model 32의 개발자로 소개된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김현선 선생님의 업적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겁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enature)에도 게시하였습니다.



태그:#김현선, #모뎀의 조상, #군산고 13회, #PORTAVIEW JUNIOR MODEL , #TIMOTH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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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지연구소 연구원 근무하다 버지니아텍에서 농공학을, 브라운대학에서 지질학을 공부했으며 노스이스턴 공대 환경공학석사와 로드아일랜드대학 토목환경공학박사를 취득했다. 플로리다주 리 카운티 공무원을 시작으로 미연방공무원으로 국방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 근무하고 있다. 2003년 한국정부로부터 5.18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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