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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난 틈만 나면 산으로 간다. 산에 가며 '난 늘 산으로 보약 먹으러 간다'는 생각을 하며 간다. 그런데 최근 질병관리본부 발표와 뉴스를 보면 '지난 14일, 야생 살인진드기(학명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린 남성이 SFTS에 감염되어 사망한 사건' 소식이 신경을 쓰이게 한다. 그 바람에 나도 산에 갈때 될 수 있으면 풀밭에는 앉지 않고 멀리 했다. 그리고 산행을 다녀와선 반듯이 샤워하고 등산복도 청결하게 빨래했다.

5월 17일 산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5월 20일은 평소보다 조금 이르게 밤 10시 50분 잠들었다. 그리고 이튿날 5월 21일(일요일) 아침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벗고 거울을 보니 신기하게 겨드랑 밑에 선명한 핏자국이 보이고 핏덩어리 같은 것이 매달려있다.

이상하다. 의아해하며 조심조심 매달린 것을 떼내려 하니 약간 탄력이 있다. 샤워기로 약하게 물을 뿌리고 손으로 떼니 쉽게 떨어진다. 샤워를 마치고 떼어넨 것이 무엇인가 궁금해 자세히 살펴보니 핏덩어리가 같지 않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으로 접사를 해보니 꼬물꼬물 아주 작은 다리가 움직인다. 신기하다. 이게 무엇인데 움직이는 걸까? 호기심에 동영상도 찍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바로 야생 진드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 기막힌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좀더 자세히 검색을 하니 바로 이놈이 최근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야생 살인 진드기'인 것 같다.

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 진드기에 물리기 전에는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야생 진드기에 물리고 나니 걱정이 태산같다. 혹시 재수 없으면 야생 진드기에 물려 죽는 것 아닐까? 별의별 방정 맞은 생각도 들고 불안하다. 그런데 아내왈 "당신은 건강한 체질이라 절대 죽는 일 같은 것 없을 것"이란다. 교회에 가서 기도하면 괜찮을 거라고 허망한 위로를 건넨다.

아내를 그렇게 보내놓고 마음은 당장 병원엘 가고 싶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일요일이라 불안을 참고 하루 버티기로 한다. 이 소식을 들은 두 아들은 물론, 여동생 내외가 달려와 '오빠 당장 대학병원 응급실에라도 가보자'고 성화다. 그런데 의외로 진드기 물린 상처는 아프지 않다. 그냥 가볍게 소독만 하고 만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예정된 일정에 따라 여동생 내외와 고향 파주에 있는 '벽초지수목원'으로 소풍을 다녀왔다. 그리고 저녁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산행할 때, 무심결에 배낭을 풀숲에 놔 두어 그 사이 야생진드기가 배낭에 묻은 것 아닌가 추리한다.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다. 밤새도록 진드기에 물린 상처 자국이 선명하다.
▲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다. 밤새도록 진드기에 물린 상처 자국이 선명하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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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서둘러 '질병정보 궁금할 때, 감염병이 의심될 때 1339'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 야생진드기에 물린 내용을 말하며 병원에 가야하는데 무슨과 진료를 받아야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너무 걱정 하지 말라"고 하며 "야생 진드기라고 다 독성을 지닌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그래도 불안하면 인근 병원 내과 진찰을 받아보라고 한다.

전화를 끊고 집 근처에 있는 내과에서 진찰을 받아보니, 물린 자국과 상태를 보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정 걱정되면 더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 보라고 소견서를 써주신다. 성모병원 감염내과를 찾아 내가 찍어 블로그에 올려놓은 동영상과 사진, 그리고 나를 문 살아있는 진드기를 담당의사께 보여주었다.

그러자 담당의사분도 여지껏 진료 하며 이렇게 살아있는 진드기 실물과 동영상 사진까지 지참한 환자분 처음 봤다며 웃는다. 그리고 차근차근 부위를 살펴보시더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한다. 예를 들어 뇌염모기에 물렸다고 다 뇌염 걸리지 않는것처럼, 진드기에 물렸다고 다 열이 나거나 치사에 이르지 않는다고 안심을 시킨다. 만약 10여 일 정도 지나도록 열나고 구토, 설사 증세 같은 것 없으면 괜찮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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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서예가로 활동중이며 틈날때 마다 등산을 하며 산행기를 쓰며 이런저런 사람들의 사람사는 이야기와 웃음이 함께하는 세상 이야기를 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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