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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1호 '이명박 4대강을 탄핵하자' 특별 기획은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 진행합니다. 금강 현장은 김종술, 정대희 기자, 낙동강 현장은 정수근, 권우성, 김병기 기자가 취재합니다. 현장 기사는 오마이뉴스 SNS(페이스북 등)를 통해서도 동시에 송고합니다. [편집자말]
백제보 인근에서 발견된 눈불개가 바짝 말라 죽어 있다.
 백제보 인근에서 발견된 눈불개가 바짝 말라 죽어 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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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물로 가뭄 해소?'

4대강 사업에 관한 대표적인 거짓말이다. 이명박근혜 정부와 충남도의 거짓말이 불과 2년 만에 밝혀졌다. 사연은 이렇다.

올해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이 가뭄으로 시달리고 있다. 농번기 농사를 짓지 못한다고 아우성이다. 이 지역은 지난 2015년에도 42년 만의 가뭄을 겪었다. 당시 박근혜 정부와 충남도는 백제보 하류 6km 지점에서 서부지역까지 가는 도수관을 만들어 식수 부족을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당시 충남도는 하루 11만5천 톤씩 금강 백제보 물을 보령댐 상류로 올려보내기 위해 625억 원의 긴급 예산을 투입했다. 재난 상황에 따른 긴급공사라는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절차가 무시된 것이 실질적으로 4대강 사업의 판박이다.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4대강 사업 속도전처럼 밀어붙인 공사는 6개월 만에 끝났다.

지난 2015년 4급수의 썩은 물이 보령댐 식수로 공급됐다. 시험 방류였다. 앞서 2013년 충남도는 4대강 사업 물 활용의 일환으로 백제보의 물을 충남 서부로 공급하는 계획을 세우려고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수질악화 문제가 제기되어 포기한 듯했다.

지난 2014년 <SBS 스페셜>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4대강 사업의 금강물은 질산성 질소와 암모니아가 기준 이상으로 높아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를 충남도에 보고했다.

실제로 이듬해 금강의 수질은 더 악화됐다. 그러나 식수 공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수자원공사와 충남연구원은 충남도 계획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충남도가 가뭄을 핑계로 수백억 원의 토목공사를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모두 손을 놓고 입을 닫은 거다.

실지렁이, 붉은 깔따구 등 환경부 수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이 인근에서 확인돼 환경단체도 반발했다. 4대강 보는 가뭄을 해결해 줄 구세주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수돗물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 기자는 서천군까지 공급되고 있는 용담댐 물이나 인근 지역까지 공급되던 대청댐의 식수를 공급받을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대안은 허공의 메아리처럼 철저히 무시되고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4대강 사업 이후 첫 황당무계한 활용론에 대해 70% 이상의 국민 반대에도 4대강을 밀어붙였던 이명박 정권에 부역한 사람들은 환호했다. 몇몇 언론들은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였지만, 무용지물이었던 '4대강의 보가 가뭄을 해결할 구세주처럼 등장했다'고 떠들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고 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4대강 사업의 혜택을 입고 있다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시 당황한 충남도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금강이 시커먼 펄 속에는 붉은 깔따구가 산다. 환경부가 공식 지정한 최악의 수질지표종이다.
 금강이 시커먼 펄 속에는 붉은 깔따구가 산다. 환경부가 공식 지정한 최악의 수질지표종이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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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하류에서 취수하는 것으로 4대강 사업의 물이 아닌 하굿둑의 물이다."

4대강 사업 반대 도지사가 4대강 사업 옹호하는 격이라는 비판에 대해 반론을 펼쳤다. 그러나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2년이 지난 지금 충남 서부지역은 또다시 가뭄을 겪고 있다. 29일 현재 보령댐은 저수율이 9.9%(5월 31일 기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국민 세금 625억 원이 투입된 도수로로 금강의 용수를 공급해 가뭄을 해결하겠다던 정책의 진실이 결국 2년 만에 밝혀지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충남도는 국토부, 수자원공사, 당진·서천군 관계자 등과 '보령댐 급수체계 조정' 사전실무회의를 했다. 충남 서부지역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대청댐에서 하루 최대 2만1천㎥의 물을 당진시에 공급하고, 전주권 광역 상수도를 활용, 용담댐에서 하루 1만㎥의 물을 서천군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625억 원의 세금을 낭비한 도수로는 사라지고 지난 2년 전 기자가 제안한 내용이 채택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전·충남의 식수를 공급하는 대청댐의 저수율이 현재(29일) 54.8%라고 한다. 평년보다도 3.8m 정도 높은 저수율이라고 한다. 방류량도 초당 49.7톤(상류에서 취수하는 물과 밖으로 나가는 물량)이다. 조정지댐을 통해서 하류로 흘러가는 물량도 초당 23.2톤으로 21톤 정도는 농업용수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현 상태의 대청댐 금강의 물은 여유가 있고 하류로 흘려내려 보내지만,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콘크리트에 갇혀 썩어가고 있다. 2년 전 정부와 충남도가 42년 만의 가뭄을 핑계로 국민 세금 수백억 원을 투입한 토목공사를 벌인 정책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망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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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로 구성된 '4대강 독립군'은 그동안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부터 4대강을 해방시키려고 죽어가는 강의 모습을 고발했습니다. 정권이 교체된 뒤 문재인 정부가 오는 1일부터 우선 4대강 수문 6개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4대강 독립군은 수문 개방 전과 후의 현장을 전해드리고, 4대강 청문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적폐 청산 1호 '이명박 4대강' 탄핵하자> 기획 보도는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진행합니다. 4대강 독립군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 전화 010-3270-3828입니다



태그:#4대강 독립군, #4대강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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