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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옥천군의 <옥천신문>은 1989년 창간해 28년간 매주 신문을 발행해온 저력 있는 지역신문사다. 지난 6월 9일로 1391호. 그 옥천신문사가 월간지에도 도전한다. 시시콜콜한 옥천의 이야기를 담게 될 <월간 옥이네>가 오는 7월 창간한다. 준비에 한창인 장재원 편집장, 임유진, 김예림 취재기자, 서지희 편집디자이너를 지난 6월 10일 옥천에서 만났다.

원동업 : 오늘 오후 2시, 장재원 편집장은 작가와의 대화 사회를 맡았습니다. 어떤 행사였는지?

장재원 : 이 공간은 지역 교육․문화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주식회사 고래실이 만든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입니다. 두 달 전 문을 열고, 개관 행사 중 하나로 이선일 화가의 전시회를 갖고 있어요. 이 작가가 그린 <거대한 뿌리>와 <반란의 고향>은 모두 이곳 옥천을 담고 있고요. 마을을 주제로 하는 그의 작품들과 생각을 옥천의 청소년, 주민들과 나눈 행사입니다. 이 전시와 대담은 7월 창간되는 <월간 옥이네>에도 실리게 됩니다.

마을과 나무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온 화가 이선일이 옥천을 그렸다. 사진 왼편 촛불처럼 보이는 나무가 '반란의 고향', 그 옆이 '거대한 뿌리'다. 월간 옥이네 편집장 장재원(오른쪽) 씨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지역 문화창작공간 둠벙에서 열린 이선일 화가와 대화. 마을과 나무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온 화가 이선일이 옥천을 그렸다. 사진 왼편 촛불처럼 보이는 나무가 '반란의 고향', 그 옆이 '거대한 뿌리'다. 월간 옥이네 편집장 장재원(오른쪽) 씨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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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업 : <월간 옥이네>라, 친근한 이름입니다. 인구 5만의 작은 지역에서, 계간지도 아니고 월간지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놀랍더군요. 이런 '설레고도 험하기도 한' 일을 맡게 된 기자들을 소개해 주시죠.

장재원 : 저는 옥천 신문에 2009년에 입사해 올해로 9년차죠. 옥천신문 제작국 부국장인데, 신문사에서 별도의 문화콘텐츠사업단을 꾸리면서 월간지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임유진 : 저는 삼개월차라고 할까요? <월간 옥이네>에 결합하면서 수습을 하게 되었어요. 전북 익산서 났고, 대전서 학교를 다녔고, 대전충남 민언련 활동도 했어요.

김예림 : 저도 마찬가지예요. 여기서 멀지 않은 제천 간디학교에서 6년차, 졸업 후 이쪽 지역활동에 참여하게 된 거죠. 위층에 살아요.(웃음)

서지희 : 대전의 지역잡지 월간 토마토에서 디자인을 담당했었죠. 지금은 창간호의 뼈대와 디자인을 맡고 있어요. (서지희)

원동업 : 지역의 시대라 할 만한 요즘입니다. 서울에서도 지역 미디어 활동이 활발하죠. 옥천 사는 '옥이네'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각기 어떤 내용을 취재중이신지요?

장재원 : 뼈대가 되는 흐름이 있긴 하죠. 일단 옥천은 농촌이죠. 또 주민자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고요. 아울러 금강 상류예요. 대청호가 있는 지역이기도 해요. 해서 자연과 생태, 지역의 역사와 문화, 우리 옥천 지역을 기반한 고민과 삶을 모두 다루는 잡지가 될 겁니다.

임유진 : 저는 대청댐 때문에 생겨난 수몰 지역에 대해 취재를 하고 있어요. 당시 수많은 강 인근 마을들이 댐건설 때문에 살아온 땅에서 떠나가야 했거든요. 더 늦기 전에 그곳서 살던 분들의 육성도 듣고, 간직해온 자취도 기록하려고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생활상의 발전도 굉장히 저해되기도 했어요. 댐에 대한 애증을 다룬달까?

김예림 : 저는 옥천 지역의 5일장을 찾아보고 있어요. 예전에는 면마다 하나씩 5일장이 섰고, 청산면 장은 보은과 영동서 온 보부상들과 농부들로 정말 흥성스러웠던 장터였다고 하시거든요. 지금은 맥이 끊기고, 두 곳 정도만 남아 있다고 해요. 그래도 습관처럼 직접 키운 고추며 콩이며 보따리를 이고 나온 할머님들이 여전히 거기 계세요. 그 풍경을 담고 있죠.

서지희 : 저는 <월간 옥이네>의 편집디자인 일을 하고 있어요. 처음 모습을 만드는 거라 할 일이 많죠. 기획회의에도 같이 참여하고요, 글을 쓰시는 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를 잘 살펴서 디자인에 담으려고 하죠. 제목과 사진과 부제의 요구가 어찌 형상화될까도 살피고.

<월간 옥이네>는 "농촌, 사람, 이야기를 기록하고 풀어낸다. 지역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은 이 글 농사꾼들은 뒤편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유진, 김예림, 서지희 기자 그리고 장재원 편집장.
▲ 월간 옥이네 창간을 준비하는 기자들. <월간 옥이네>는 "농촌, 사람, 이야기를 기록하고 풀어낸다. 지역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은 이 글 농사꾼들은 뒤편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유진, 김예림, 서지희 기자 그리고 장재원 편집장.
ⓒ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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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업 :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지역 월간지가 나오고 있나요? 참고로 삼으셨던 지역의 잡지가 있으신가요? 탐방을 했다든가?

장재원 : 광주의 <월간 전라도닷컴>, 수원에서 내는 <골목잡지 사이다> 등을 찾아가 봤죠. 대전서 내는 월간지 <토마토>, 제주에서도 <제주인>을 내고 있고요. 부산 등에서도 나오고요. 지역이 가진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세상과 함께 소통하고 있는 지역 잡지들이 많이 있죠.

원동업 : 지역의 신문을 내던 이들이 월간 잡지를 낸다. 신문과 잡지는 어떻게 다를까요?

김예림 : 저는 경기도 안산서 나고 제천에서도 학교를 다니며 살았지만, '지역'에 대한 이해는 없었어요. 이제 막 옥천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들으니까, 지역의 중요성이 어떤 것인지 알거 같아요. 이젠 정말 마을에서 산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잡지에 실릴 것 같죠.

임유진 : 지역에서 어떤 의제로 공청회가 있었다고 해보죠. 그럼 신문에서는 의제에 대해서만 다루겠죠. 하지만 잡지는 그 안에서 발견된 가부장적 요소나 성차별 발언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다룰 수 있겠죠. 신문의 무거움도 벗고, 좀더 다양하고 풍성하게 우리 지역 혹은 다른 지역과도 소통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장재원 : 농촌의 이야기를 다룰 때, 대상화하는 일이 빈번해요. 주제도 재난 혹은 미담 위주로 한정화되기도 하고. 잡지는 우리 지역안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의 시선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는 거죠. 그건 완전히 다른 일이 될 겁니다.

장재원 편집장은 <월간 옥이네>가 침체된 지역 언론과 지역문화에 돌파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과 잡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지역민의 여력은 얼마나 될까?"하는 걱정이 잠시 났다. 28년 전인 1989년, 지역신문을 내겠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역 신문이 되겠어?" 하지만 옥천신문은 '부당한 관습'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현재 5만 군민중 4천여 명의 유료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출범한 옥천신문 문화콘텐츠사업단은 주식회사 고래실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독립해 2017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됐고,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같은 활동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후원이 아닌 연대'로 시시콜콜 시골잡지 <월간 옥이네>의 구독자 증서를 쓴 기자에게 임유진 씨가 말을 더해왔다.  

"월간 옥이네를 더 널리 알려주세요. 더 많은 분들과 만나고 싶거든요. 지역의 콘텐츠로든, 지역여행으로든, 지역의 이야기로든 뭐든 …." <월간 옥이네>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금로1길 3-1 1층에 있다. 전화는 043.731.8114.


태그:#월간 옥이네, #옥천신문, #옥천 지역언론, #지역창작공간 둠벙, #이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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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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