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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상생협력기금(아래 상생기금)의 모금실적이 극히 저조하다.

상생기금운영본부에 따르면 올해 3월 30일 운영본부 출범 이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기금 모금액은 연간 목표액 1000억 원의 0.001%인 100만 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출범식 당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의 김종회 국민의당 의원이 쾌척한 100만 원이 전부다.

당초 예상처럼 기업의 기부금은 하나도 없다. 수년 전 농민단체가 무역이익공유제의 도입을 요구하는 주장이 기업의 반발로 적당히 타협한 것이 농어촌상생기금이다. 정운찬 전 총리의 주장으로 촉발된 무역이익공유제가 상생기금으로 변질되면서 결과가 뻔히 예상되던 그대로다.

상생기금은 연이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피해를 본 농어민과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당초 농업계는 FTA 체결로 수혜를 보는 수출 대기업의 이익 일부를 환수해 피해를 본 농어업에 지원하는 '무역이득공유제'를 요구했지만, 정부와 산업계의 반대로 무산돼 국회에서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에서 대안으로 상생기금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상생기금은 민간기업에 자율적으로 기금을 걷는 것이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경험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경험으로 기업이 자율적으로 농어업과 농어민을 위해 기금을 쾌척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일부의 대기업은 국정농단으로 희사한 돈 때문에 검찰에 고발됐고, 법원에 회부돼 재판까지 받고 있다. 선의의 기금납부란 기업의 입장에서 불가능한 것이다.

원래 무역이익공유제는 그 명칭 자체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다. WTO, FTA 등 관세철폐를 전제로 한 무역조정의 과정에 이익을 보는 산업체가 국제 무역협상으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이익을 손해 보는 산업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원래 유럽이나 미국 등에는 무역조정지원제도(TAA, Trade Adjustment Assistance)를 통해 해결해 왔다.

우리나라도 물론 TAA를 도입해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규모나 내용에서 유럽이나 미국과 엄청나게 다르다. 외극의 경우 일반산업뿐만 아니라 농수산업체와 농어민 등도 대상이어서 농민이 전업을 하거나 농사꾼이 밀려들어 오는 수입으로 피해를 볼 경우 관련 업체만이 아니라 농어민에게도 이에 대한 기준을 정해 보상하고 있다.

우리는 농림사업지침으로 과수에 대한 폐원을 지원한다든지 농산물 가격폭락에 의한 수익감소분도 농업 관련 부서에서 지원하지만, 미국은 통상 관련 TAA로 보상을 해준다. 우리는 외국의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그들 국가는 무역조정지원제도가 아닌 농정체계에서 직불금으로 농가소득의 50~80%를 지원하고 있어 우리와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우리나라에서 2010년을 기준으로 무역조정지원을 받은 기업은 7개사이다. 지원을 받은 기업을 몇 군데 살펴보면 머루주를 생산하는 (주)D마을이 한-칠레 FTA로 인한 수입포도주의 증가로, (주)J시계는 한-EFTA FTA 체결로 스위스의 중저가 유명시계가 대량 수입으로, (주)D포크는 돼지고기 관련기업으로 한-칠레 FTA로 수입 돼지고기가 느는 등 피해를 입은 기업 일부에 불과하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농어민은 그 대상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생기금이란 명목으로 기업에서 돈을 거둬 농어촌을 지원한다는 계획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예 발상을 바꿔 무역조정지원제도를 농어민까지 대상으로 해 농어촌지원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외국에서는 WTO, FTA 등으로 이익을 보는 산업에서 세금을 더 떼는 상황인데 왜 우린 그런 방식을 취하지 못한단 말인가. 무역이익공유제가 아니라 무역조정지원제도로 정당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제도가 필요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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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76학번(농학과졸) 영농 8년, 일본농업실천대학 수료 한국농어민신문 농산부 데스크/ 지방부장/ 편집국장/ 관리국장/ 전략기획본부장 농축유통신문 편집국장 겸 상무 2020년 1월 퇴직. 야인 시민기자가 되려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어민의 권익대변을 조금이나마 글로 표현해보고 싶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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