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가 지난 18일 "국정교과서 제작을 주도한 관계자들이, 국정교과서를 '적폐'로 규정한 문재인 정부 속에서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단독 보도(관련기사 :
국정교과서 '복면집필' 교장 해외기관장 파견, '특혜' 의혹)한 가운데, 충남 지역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정교과서에 참여한 천안 부성중학교 최인섭 교장이 이들 중에 포함돼 있어서다.
최 교장은 현직 교장으로선 유일하게 국정역사교과서를 집필했고, 이에 지난해 11월 천안 지역 학부모단체들은 천안부성중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최 교장이 지난 16일 중국에 있는 Y한국국제학교 교장에 취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차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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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소속 활동가 십여 명은 21일 오후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부성중학교 최인섭 교장의 중국 한인학교 교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
ⓒ 지유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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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소속 활동가 십여 명은 21일 오후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부성중학교 최인섭 교장의 중국 한인학교 교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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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장은 취임사를 통해 "학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충남지역 시민사회 단체들은 즉각 발령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진참여자치,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녹색당, 정의당, 천안여성회 등 22개 단체가 꾸린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아래 실천연대) 소속 활동가 10여 명은 21일 오후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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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소속 활동가 십여 명은 21일 오후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부성중학교 최인섭 교장의 중국 한인학교 교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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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소속 활동가 십여 명은 21일 오후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부성중학교 최인섭 교장의 중국 한인학교 교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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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연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표적 교육적폐인 한국사국정화 추진이 취소된 지금, 당시 부역자들은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한데도 불구하고 해외 교육 기관장으로 파견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국제학교는 해외동포들과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체류민 자녀들의 국가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한 학교라는 점에서 친일미화, 독재찬양 국정교과서 필진으로 참여한 사람이 학교장이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규탄했다.
실천연대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교육부 청사로 들어가 최 교장의 국제학교교장 발령에 대한 항의의견서를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교육부 직원들이 '장관 및 소관부처 관계자가 국회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다'며 청사 진입을 막아섰다. 실천연대 쪽 활동가들이 '국민이 청사에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어딨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실랑이는 한 시간가량 이어졌으나, 교육부 직원들은 끝내 청사 진입을 막았다. 결국 실천연대 측은 청사로비에서 의견서를 전달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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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을 마친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활동가들이 항의의견서를 전달하고자 교육부 청사에 들어갔으나 교육부 직원들은 활동가들의 출입을 저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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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을 마친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활동가들이 항의의견서를 전달하고자 교육부 청사에 들어갔으나 교육부 직원들은 활동가들의 출입을 저지했다. 결국 활동가들은 로비에서 의견서를 전달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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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천안에서 온 학부모 A씨는 기자에게 이 같은 심경을 전했다.
"부성중학교 학생들도 교장이 국정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걸 부끄러워하더라. 어찌 이런 분을 해외 파견교장으로 보냈는지 경악스럽다. 최 교장은 가장 논란이 일었던 근현대사 부분을 집필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들은 민족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져야할 텐데, 이 교장에게 무얼 배우게 될지 걱정스럽다. 그런데 이런 뜻을 교육부에 전달하려고 하니 (청사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막는다. 적폐를 청산하려면 아직 멀었음을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