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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개성이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도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나라가 다르니 성격이나 개성은 물론 국민성이 다른 것은 당연합니다.

          일본 간사이 지역 아파트의 다다미 방입니다. 다다미 방 아래나 다다미도 속도 모두 스티로폼입니다. 겉만 골풀을 엮어서 만든 다다미입니다.
 일본 간사이 지역 아파트의 다다미 방입니다. 다다미 방 아래나 다다미도 속도 모두 스티로폼입니다. 겉만 골풀을 엮어서 만든 다다미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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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을 찾아와서 처음 느끼는 인상은 깨끗하고 청소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일본 사람들은 규칙을 잘 지키고, 친절하다고 말합니다. 그럼 그러한 국민성이나 성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우리나라 사람과 일본 사람이 성격이나 국민성이 다른 점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말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온돌방과 일본의 다다미방이 가져오는 문화적인 차이가 국민성이나 성격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을 짓거나 아파트를 지을 때 방바닥은 대부분 온돌을 설치합니다. 옛날처럼 아궁이를 만드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보일러를 설치하여 방바닥을 데우는 온돌이 기본입니다.

똑같이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집을 짓거나 아파트도 대부분 다다미방을 만듭니다. 다다미는 볏과 골풀(학명, Juncus effusus var. decipiens)로 만듭니다. 물론 홋카이도나 추운 지역에서는 다다미방을 만들지 않거나 온돌을 설치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대부분 다다미방을 하나 정도는 꼭 만듭니다.

          아파트 평면도에 나타난 다다미 방을 화살표로 표시했습니다.
 아파트 평면도에 나타난 다다미 방을 화살표로 표시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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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본은 대부분 겨울이 비교적 따뜻하고, 온천이 많아서 온천욕을 하기 때문인지 추위에 강한 편입니다. 일본의 옛날 집은 대부분 실내 방 전체가 다다미방으로 된 곳도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집의 다다미방 보급률은 지금보다 옛날이 더 보편적이고 많았을 것입니다. 일본 집도 서양이나 외국의 영향을 받아 다다미방을 줄이거나 만들지 않고, 서양식 마루방으로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만 온돌방과 다다미방이 사람의 인격이나 국민성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요?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인간의 성격 형성은 출생 이후 욕망의 충족과 부족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출생한 아기는 엄마 젖을 빨면서 욕망을 충족합니다. 이때를 구강기라고 말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구강기의 욕망이 충족되지 못하면 자라는 동안이나 자란 뒤에도 입에 무엇인가를 물거나 씹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담배를 피우는 습관도 구강기 때 욕망의 불만과 부족에서 생긴다는 말도 있습니다.

다음 아기의 성장단계는 배설기입니다. 이때는 아기가 오줌이나 똥을 누면서 행복이나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 배설기의 단계에서 온돌방과 다다미방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온돌방에서는 언제든지 아기가 똥이나 오줌을 누어도 닦아내면 그만입니다. 여름철에는 아예 아기에게 기저귀를 채우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배설기의 욕망은 만족스럽게 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집의 경우 거실이나 방은 대부분 나무 판자를 사용하고, 화장실이나 세면장은 대부분 비닐 장판을 깝니다.
 일본 집의 경우 거실이나 방은 대부분 나무 판자를 사용하고, 화장실이나 세면장은 대부분 비닐 장판을 깝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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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다다미방은 온돌방과 다릅니다. 다다미방에 똥이나 오줌은 금물입니다. 절대로 다다미방을 똥이나 오줌으로 더럽히지 말아야 합니다. 다다미방에서 쓰이는 다다미는 골풀이라는 볏과 풀을 말려 엮어서 만듭니다.

풀로 만든 다다미방이 똥오줌으로 더렵혀 지면 냄새가 배어서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다미방은 똥, 오줌이 묻지 않고 그냥 그대로 두어도 다니(진드기 종류)라는 벌레가 생깁니다. 이 다니 벌레의 분비물은 비염이나 가려움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신문에서 이 다니를 없애는 방법이나 계절에 따른 다니의 변화량의 기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마이니치 신문> 2017. 9.13)

일본의 다다미방이 있는 집에서 아이를 키울 때 부모나 가족들은 아이의 대소변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다다미방에 대소변에 묻지 않도록 철저하게 기저귀를 채우고, 혹시라도 기저귀에서 똥오줌이 새지나 않은지 늘 확인하면서 아이를 키웁니다.

이처럼 다다미방에서 배설기 욕망이 억제된 아이는 자란 뒤 성격이 엄격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다다미방을 만들어서 사용했고, 그 환경이 지속되면서 지금의 성격이 굳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은 주어진 환경뿐만 아니라 선천적인 개성을 타고 납니다. 사람의 성격이나 나라의 국민성을 한 가지만으로 속단하거나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극명하게 나타나는 우리나라 사람과 일본 사람의 성격이나 국민성을 온돌방과 다다미방의 차이에서 비교해 보았습니다.

          일본에는 몇 백명이 들어가는 큰방이나 작은 차실도 다다미를 깔아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다미 크기가 면적을 가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일본에는 몇 백명이 들어가는 큰방이나 작은 차실도 다다미를 깔아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다미 크기가 면적을 가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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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열린책들, 2004
정재민 외, 한국의 민속식물- 전통지식과 이용, 국립수목원, 2013.12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다다미 방, #온돌 방, #성격, #프로이드, #배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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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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