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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가을에 노벨문학상 이야기를 듣습니다. 한국은 아직 노벨문학상을 탈 만한 문학이 태어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이 대목을 좀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오늘날 한국문학은 '국어사전을 안 읽고서 쓰는 글'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와 맞물려 문학창작뿐 아니라 문학번역도 '국어사전을 꼼꼼하고 촘촘하며 낱낱이 읽지 않고서 옮기는 글'이라고 할 만하지 싶어요.

'국어사전을 안 읽기 때문에 창작이나 번역이 뒤떨어진다?'

겉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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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터무니없는 소리일 수 있지만, 꼭 들어맞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지난날에는 문학을 하는 분들이 '사전 한 권을 통째로 씹어먹듯'이 글을 썼어요. 끝없이 새로 샘솟는 한국말을 요모조모 알맞게 쓰면서 글을 빛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나온 현진건 문학이나 김유정 문학이나 백석 문학을 읽으려면 곁에 반드시 국어사전이 있어야 합니다. 해방 뒤에 나온 웬만한 문학도 곁에 국어사전을 두지 않고서는 못 읽기 마련입니다. 아마 이문구 문학까지 이와 같았으리라 느껴요. 서울말이든 시골말이든, 지난날에는 문학이라고 하는 글을 쓰는 분들은 이 땅에서 오래오래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꾼 숱한 말을 마음껏 살리고 곱게 키우면서 이야기를 엮었어요. 그때그때 알맞으면서, 제자리에 척척 들어맞는 한국말을 아름다이 빛내던 지난날 한국문학이라면, 오늘날 한국문학은 줄거리하고 이야기는 있되, 한국말이 한국말답게 싱그러이 살아서 숨쉰다고는 느끼기 어렵구나 싶어요.

사전은 한자말 '반복하다'는 "되풀이하다", 우리말 '되풀이하다'는 "반복하다"를 뜻한다고 풀이합니다. 돌림풀이입니다. '반복하다·되풀이하다'는 퍽 쉬운 낱말이어서 굳이 사전을 뒤져서 말뜻을 알아보려는 사람이 적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전은 무척 쉬운 낱말을 이렇게 돌림풀이로 다루곤 합니다. (13쪽)

사전을 살피면 '생소하다'라는 한자말을 "낯이 설다"로 풀이하거나 '익숙하다'나 '서툴다(서투르다)' 같은 낱말을 써서 풀이합니다. 그러면 '낯이 설다'나 '익숙하다'는 무엇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은 '생소하다'를 '친숙하다'라는 한자말까지 써서 풀이하며 다시 '친숙하다'는 "익숙하다"라고 풀이합니다. 돌림풀이에다가 겹말풀이 얼거리입니다. 더 살피면 '익숙하다'는 "서투르지 않다"로, '서투르다'는 "익숙하지 못하다"로 풀이하기까지 합니다. (17쪽)

번역을 헤아려 봅니다. 지난날 한국에서 번역을 하신 분들은 으레 일본책을 옮겼어요. 영어 문학조차 영어에서 옮기기보다 일본말에서 옮겼어요. 독일 문학이나 에스파냐 문학이나 프랑스 문학도 으레 일본말에서 옮겼고, '말괄량이 삐삐'는 스웨덴말이었으나 스웨덴말로 옮기려고 하는 몸짓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요. 요즈음은 살짝 나아져서 '말괄량이 삐삐'를 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 작품을 일본말에서 옮기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스웨덴말에서 옮기지는 못하고 독일말에서 옮기곤 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 문학을 세계 여러 나라 말에서 안 옮기고 일본말에서 옮길 적에 어떤 일이 생길까요? 일제강점기를 거친 터라, 적잖은 지식인은 일본말을 마음껏 쓸 수 있었어요. 이분들은 일본말로 된 책을 한국말로 수월하게 옮겼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된 책이라면 한국말로 옮기기까지 퍽 오래 걸렸을 테지만, 일본말로 된 책은 아주 빠르고 쉽게 옮겼어요.

일본말을 잘하던 분들이 세계문학을 일본말을 거쳐 한국말로 옮길 적에 '일본 한자말'이나 '일본 말씨'가 스며듭니다. 그리고 일본말을 제법 잘하다 보니 '사전 없이' 옮기기도 하지요. 이러면서 일본 한자말이나 일본 말씨가 더 많이 스며들어요.

우리는 지난 1900년대를 이렇게 보냈습니다. 더욱이 오늘날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은 일제강점기에 학문을 하던 분들이 엮다 보니, 사전 올림말이나 뜻풀이가 한국말다운 한국말을 다루는 결보다는 일본 한자말이나 일본 말씨나 번역 말씨로 깊이 물들었습니다.

사전 돌림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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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림풀이 손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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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하다'라는 한자말을 사전에서는 거의 "괴롭히다"로 풀이하기에 '괴롭히다'라는 우리말을 다시 살피니 남녘 사전은 "고통·고통스럽다"로 풀이합니다. '학대하다 → 괴롭히다 → 고통스럽다' 얼거리입니다. 다시 '고통스럽다'를 찾아봅니다. 남·북녘 사전은 모두 '고통스럽다'를 "괴롭다"로 풀이합니다. 그러면 '학대하다'는 '괴롭히다'인 셈이고, '고통스럽다'는 '괴롭다'인 셈입니다. (26쪽)

『표준국어대사전』은 한자말 '필요'를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으로,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꼭 요구되는 바가 있음"으로, 『조선말대사전』은 "반드시 꼭 요구되거나 있어야 함"으로 풀이합니다. 세 사전이 모두 '꼭'이나 '반드시'를 써서 풀이합니다. 그런데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꼭'을 "반드시"로 풀이하고, 세 사전은 모두 '반드시'를 "꼭"으로 풀이합니다. (35쪽)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 펴냄)라는 작은 책을 써냈습니다. 책이름은 이다지도 길지만, 책은 모두 160쪽입니다.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은 이 책을 이루는 꾸러미 이름입니다. 앞으로 이 이름으로 "읽는 우리말 사전"을 꾸준히 써낼 생각입니다.

저는 지난 2016년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써냈습니다.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인 비슷한말을 꾸러미로 모아서 뜻풀이하고 말결하고 보기글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사전입니다. 이 사전을 쓰는 동안 다른 숱한 사전을 함께 살폈는데요, 남·북녘에서 나온 어느 사전이든 돌림풀이하고 겹말풀이에 아주 깊고 넓게 갇혔더군요.

지난해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써낼 적에는 '다른 사전이 아무리 엉성하거나 엉터리로 돌림풀이·겹말풀이를 하더라도 나 스스로 새로 짓는 사전에 뜻풀이를 제대로 옳게 바르게 하면 될 뿐이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뜻풀이를 붙여서 사전을 하나 쓰고 나서 보니, 둘레에서 이렇게 묻더군요.

'다른 사전이 얼마나 엉성하거나 엉터리이기에 굳이 요즘 같은 때에 종이사전을 새로 씁니까?'

둘레에서 보시기에 아무리 봐도 종이사전은 한물 갔고, 이제 사람들은 손전화로 바로바로 낱말찾기를 하는데, 뭣 하러 돈이나 품을 잔뜩 들여서 '새로운 말풀이하고 보기글을 붙이고 말결을 이야기하는 사전'을 쓰느냐고 물으셨고, 이 물음을 들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그렇구나, 그동안 나온 사전이 어떻게 말썽이 많은가를 짚어서 보여주어야 하는구나 싶었지요.

사전 돌림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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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림풀이 손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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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두 사전은 '소탈하다'를 "수수하고 털털하다"로 풀이합니다. 북녘 사전은 '소탈하다'를 "소박하고 수수하다"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소박하다(素朴-)'는 "꾸밈이나 거짓이 없고 수수하다"를 뜻한다고 나옵니다. 남·북녘 사전 모두 겹말풀이에 돌림풀이를 합니다. 더 들여다보면 '수수하다'는 "꾸밈이나 거짓이 없는" 모습을 가리킨다 합니다. 이는 한자말 '솔직하다'하고 맞물리는 말풀이입니다. 게다가 '털털하다'는 "소탈하다"로 풀이하니 엉성합니다. (41쪽)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라는 책은, 책이름을 간추려서 <읽는 우리말 사전> 첫째 권은, 바로 이 물음 때문에 태어났습니다.

제 마음 같아서는 160쪽이 아닌 1600쪽이나 16000쪽쯤으로 남·북녘 사전에 드러나는 어마어마한 돌림풀이·겹말풀이를 낱낱이 짚는 "바로쓰기 사전"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남·북녘 사전에 깃든 어마어마한 돌림풀이·겹말풀이를 몽땅 짚으려 하면 이런 "바로쓰기 사전"은 너무 두꺼울 테니, 오히려 사람들이 읽거나 헤아리기 어렵겠다고 느꼈습니다.

작게 간추리자고 생각했어요. 손꼽을 만한 보기를 고르자고 생각했어요. 저는 <읽는 우리말 사전> 첫째 권에서는 모두 44가지 꾸러미로 208가지 낱말만 다루기로 했습니다. 이만 한 낱말을 작고 알맞게 보여주면서, 우리 국어사전을 우리 스스로 새삼스레 들여다보자는 이야기를 건네자고 생각했어요.

궁금하거나 잘 모르겠네 싶거나 낯선 낱말만 가끔 손전화로 찾아보는 몸짓은 이제 멈추고서, 우리 국어사전을 찬찬히 살피면서 무엇이 엉터리요 무엇이 잘못인가를 똑똑히 알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국어사전이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느껴서 이를 국립국어원 같은 곳에 따지지 않는다면, 사전을 짓거나 엮는 학자들은 스스로 바뀌거나 거듭나지 않아요. 우리가 자꾸 따지고 나무라고 물어보아야 비로소 우리 국어사전이 이제부터 새로우며 아름다운 결로 달라지거나 거듭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남녘 두 사전은 '자라다'를 "크다"로 풀이하거나 '성장·생장'이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크다'를 놓고는 남·북녘 사전은 모두 "자라다"로 풀이하고, 한자말 '성장·생장'은 "크다"나 "자라다"로 풀이합니다. '자라다·크다'를 이렇게 풀이해도 될까요? (59쪽)

남·북녘 사전 모두 '불안'을 "조마조마하다"나 "뒤숭숭하다"로 풀이하는데, '조마조마하다'를 "초조하고 불안하다"로 풀이하고, 다시 '초조'를 "조마조마하다"로 풀이하니 이 뜻풀이로 무엇을 알거나 짚을 수 있을까요? (77쪽)

사전 돌림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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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림풀이 손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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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주 흔하면서 쉬운 말부터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왜 그러할까요? 우리는 왜 아주 흔하면서 쉬운 말부터 사전에서 찾아보아야 할까요?

자, 영어 같은 외국말을 처음 배울 적을 생각해 보기로 해요. 핀란드말이든 네덜란드말이든 낯선 외국말을 처음 배울 적에 어떻게 하시나요?

유튜브만 켜면 온갖 외국말을 잘 배울 만할까요? 그런데 아주 잘된 유튜브를 보더라도 '외국말사전'을 곁에 두면서 모든 낯선 외국말을 하나하나 찾아보아야 비로소 그 외국말을 제대로 배울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슬기롭게 할 뿐 아니라, 한국문학을 쓰는 분들이 한국문학을 눈부시게 밝히려고 한다면, '가다·먹다·주다·보다·크다' 같은 손쉽다고 여기는 낱말부터 꼼꼼히 낱낱이 촘촘히 살피고 되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있다·나다·되다·하다' 같은 낱말이 어떤 결인가를 제대로 살피고 똑똑히 알 때에 비로소, 숱한 한국말을 마음껏 넘나들면서 즐거이 글꽃을 피울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남녘 두 사전은 '정서'를 "감정"으로, '감정'을 "마음·기분·심정"으로, '기분'은 "마음에 생기는 감정"으로 풀이합니다. 북녘 사전은 '정서'를 "감정·느낌"으로 풀이합니다. '정서·감정·기분'이 얽히고 '느낌'을 "기분·감정"으로 풀이하기에 더욱 어지럽습니다. (90쪽)

이 나라가 걸어온 길을 가만히 되새겨 봐요. 지난날에 중국 사대주의로 나아가면서 중국말을 높이 섬겼지요. 일제강점기를 지날 때는 일본말을 섬기고, 해방을 맞이한 뒤로는 미국말까지 뒤섞였어요. 지난 백 해를 통틀어서 한국사람이 정작 한국말다운 한국말로 생각하거나 글을 쓴 일은 무척 드물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는 사이에 국어사전을 국어사전답게 한국말로 쉽고 또렷하게 밝히는 길을 걷지 못했습니다. 아직 우리는 한국말다운 한국말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가르치지 못하는 사회라고도 할 만합니다.

이러한 참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을 못 타는 일이란 대단히 마땅할 만하지요. 애써 창작한 훌륭한 문학작품이 있어도 이를 외국말로 훌륭히(또는 제대로) 옮기려면 외국말뿐 아니라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야 해요. 한국말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은 한국문학을 외국말로 훌륭히 옮기지 못합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외국말만 잘하고 한국말을 잘 못한다면 아름다운 외국문학을 한국말로 제대로 못 옮길 테지요. 엉성한 기계 번역이 되거나 어설픈 영어 말씨나 일본 말씨가 곳곳에 드러날 테고요.

사전 돌림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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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림풀이 손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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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녘 사전은 모두 '보살피다'를 "돌보다"로, '돌보다'를 "보살피다"로 풀이합니다. 돌봄이나 보살핌이나 지킴을 가리키는 한자말 '보호'는 "보존"으로 풀이하면서 '보존'은 "보호"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한자말 '보호'를 "보살펴 돌봄"과 "지켜 보존"으로 풀이합니다. 이 뜻풀이부터 겹말풀이입니다. 더욱이 '보존'을 "보호하고 간수하다"로 풀이하는데, '간수하다'라는 낱말은 "보호하여 보관하다"로 풀이하며 돌림풀이가 되고, '보관'은 "간직하다"로 다시 풀이하기에 또 돌림풀이에다가 겹말풀이까지 됩니다. 게다가 '지키다'는 "보호"로 풀이하니 아주 뒤죽박죽입니다. (101쪽)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이라는 긴 이름을 붙인 작은 책을 앞으로 잇달아 선보이려고 생각합니다. 군더더기로 붙인 한자말 이야기, 토씨 '-의'를 어떻게 털어내는가 하는 이야기, '-的'이라는 일본 한자말 버릇을 어떻게 떨굴 수 있나 하는 이야기, 길거리 알림판이나 간판하고 얽힌 이야기, 공문서를 여느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손질하는 이야기 들을 쓰려고 생각합니다.

솜씨 있게 말을 하거나 글을 쓰기보다는, 솜씨가 없더라도 우리 나름대로 생각을 지피는 즐겁고 아름다운 살림살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랑스러운 뜻을 말이나 글에 담을 수 있으면 넉넉하다고 봅니다.

말이란 생각을 나타내어 마음에 담은 그림이요, 글이란 이러한 말을 눈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새롭게 빚어 종이에 얹은 또 다른 그림이라고 봅니다. 더 좋거나 더 낫거나 더 훌륭한 말글을 가다듬어도 즐거울 테고, 수수하거나 투박하더라도 우리 삶을 고이 담아내는 말글을 나누어도 즐거울 테지요.

손꼽히는 글님이 몇 분 있어서 이분이 노벨문학상을 타도 재미있어요. 그리고 이 나라를 이룬 우리 모두가 한국말을 슬기로우면서 즐겁게 가꾸거나 살릴 수 있는 수수한 살림살이를 지으면서 우리 국어사전이 참말로 우리 국어사전답게 거듭나도록 살며시 읽고 함께 손질해 볼 수 있다면, 더없이 신바람나는 마을을 일굴 만하지 싶습니다.

작게 읽는 사전도, 여러 우리말 이야기도, 한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님 말살림하고 글살림을 북돋아 주는 길동무책이 되기를 빕니다.
 작게 읽는 사전도, 여러 우리말 이야기도, 한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님 말살림하고 글살림을 북돋아 주는 길동무책이 되기를 빕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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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녘 사전은 모두 '돕다'를 '거들다'라는 낱말로 풀이하고, '거들다'는 '돕다'라는 낱말로 풀이합니다. 이러면서 남녘 사전 둘은 '거들다' 둘째 뜻을 "끼어들어 참견하다"로 풀이하는데요, 이 대목을 더 살펴보면 두 사전은 '끼어들다'라는 낱말을 "간섭하거나 참견하다"로, '참견하다(參見-)'를 "끼어들어 간섭하거나 관계하다"로 풀이합니다. "끼어들어 참견하다" 같은 뜻풀이는 말이 될까요? (147쪽)

한글날은 한 해 가운데 하루입니다. 우리는 말을 하루만 하지 않습니다. 글도 하루만 쓰지 않습니다. 한 해 내내, 삼백예순닷새 내내, 기쁨하고 노래하고 웃음이 흐르는 곱고 사랑스러운 말글을 늘 생각하면서 슬기롭게 가다듬을 수 있기를 빌어요. 이웃님이 멋진 말길이나 고운 글길을 가실 수 있기를 꿈꾸면서 자그마한 "읽는 우리말 사전"인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를 썼습니다.

이 작은 "읽는 우리말 사전"을 책상맡에 두시면서 즐거이 말꽃이며 글꽃을 길어올리시면 좋겠어요. 이제부터는 "읽는 사전"이 되어야지 싶습니다. 즐거이 읽고 즐거이 배워서 즐거이 말하고 글을 쓰는 길동무다운 사전이 태어나야지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숲노래 기획 / 최종규 글 / 자연과생태 펴냄 / 2017.9.11. / 11000원)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

최종규 글, 숲노래 기획, 자연과생태(2017)


태그:#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 #읽는 우리말 사전, #읽는 사전, #한글날,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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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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