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들어 보셨나요?

셀프메디케이션을 아시나요?
▲ Self Medication 셀프메디케이션을 아시나요?
ⓒ 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관련사진보기


여러분은 본인의 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계신가요? 운동, 식습관 관리, 규칙적인 수면··· 아마 다양한 부분에서 신경을 쓰고 계실 겁니다. 이처럼 최근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기치 아래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셀프 메디케이션은 '자가처방, 자가치료'라는 의미에서 의사와의 상담없이, 스스로 의약품을 구입해 자신의 질병치료/건강개선에 사용하는 경우를 의미하는데요. 국내에서는 의약품에 국한되기 보다는, '좋은 (건강한) 것을 먹는' 모든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직접 챙기는 모든 활동들이 결국 셀프 메디케이션의 일환인 셈이지요.

편의식 인기, 이제는 직접 조리(만)

이마트의 신선, 웰방 간편식이 인기다.
▲ 이마트 진열대 이마트의 신선, 웰방 간편식이 인기다.
ⓒ 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이마트

관련사진보기


이러한 열풍은 식품시장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1인가구를 비롯한 식료품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 가장 근접한 '먹는 것'에서의 변화를 추구하고, 한편으로 과당, 과염(나트륨)으로 지적되는 간편식 시장에 대한 기피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는 저렴하고 먹을 만한 '간편식(HMR 등)'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건강에 신경 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건강한, 안전한' 간편식이 화제입니다. 실례로 이마트에서 선보인 '채소밥상' 간편식(재료를 직접 조리하게 하거나, 건조된 재료가 아닌 원물을 패키징)은 월별 22~28%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지난 9월 식약처가 공개한 국내 식품시장의 규모는 2015년 대비 4.1% 증가한 73조 3130억원(생산액 기준)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건강기능식품의 생산실적은 2016년 대비 30% 증가한 1조 417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12년 이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연 8.7% 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홍삼과 개별인정형 제품, 비타민 및 무기질,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등의 순서로 품목별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식품 이외 의약품에 대한 부분도 잠시 살펴보면, 2012년 11월을 기점으로 24시간 영업이 이뤄지는 편의점에서의 일반의약품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그 취지는 상비약 등을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판매함으로써 편의성을 높이고,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도 구입을 가능토록 하기 위함입니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간한 『2015 완제의약품 유통정보 통계집』에 의하면, 편의점 내 의약품 매출 판매액은 2013년 154억원대, 2014년 약 200억원, 2015년 2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연 평균 24.7%의 높은 성장률).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Abenomics)의 일환으로 시행된 '의료 및 건강산업 육성계획'안 중, 의약품 분야의 셀프 메디케이션 강화방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2013년 12월부터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OTC 의약품들을 온라인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셀프 메디케이션의 인기는 ?
2017.09를 기점하여 검색량 급증
▲ 메디케이션 검색량 추이 2017.09를 기점하여 검색량 급증
ⓒ 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네이버

관련사진보기


그렇다면 셀프 메디케이션이 인기를 끄는 원인을 무엇일까요? 셀프 메디케이션 붐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가 수단의 셀프 메디케이션 현황을 보고한 발행지, 'SJRUM(Sudan Journal of Rational Use of Medicine)'에서는 셀프 메디케이션의 원인을 5가지로 추정합니다. (국내 현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 맥락은 유사하다고 판단되어 가져왔습니다.)

그 중 국내 셀프 메디케이션 시장과도 부합한 원인들을 뽑아 보면, '사회적 트렌드'와 '높은 비용'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먼저 '사회적 트렌드'는 대중, 혹은 주변인으로부터의 영향을 의미하는데요. 언론 및 방송매체에서 보도되는 식습관 개선, 건강식품 복용에 따른 건강개선 효과와 자극적인 식습관 문제에 대한 내용들이 사람들을 셀프 메디케이션으로 이끈다는 것입니다. 이는 '나도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유발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아프면 누워서 TV만 본다고 !

그리고 '높은 비용'은 양질의 건강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막대한 비용(치료) 대신, 셀프 메디케이션은 비교적 저비용으로 건강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높은 위험과 비용이 드는 항암, 당뇨병 치료에 사람들이 부담을 느껴 '항암, 당뇨병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들을 찾아 먹는 모습이 그 예가 될 수 있겠지요.

셀프메디케이션의 위험성
 셀프메디케이션의 위험성
ⓒ 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셀프 메디케이션의 영역 중에서 '건강기능식품/건강보조제'와 '의약품'에 대한 위험성은 지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셀프 메디케이션은 절대 만병 통치약이 아니며, 스스로의 의사결정으로 구매·복용을 결정하게 되는 바, 나름대로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위험성이 적은 제품들이라 할 지라도, 개인의 건강상태나 증상에 맞지 않는 복용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의 건강관련 사이트 'The Healthy Page'에서는 '셀프 메디케이션을 중단해야 하는 11가지 이유'로 오진과 중독, 복용량 문제, 저항력과 급성 위험(Stroke), 약물의 상호작용과 알레르기 반응. 그리고 기존 증상의 악화, 궤양 발생가능성, 태아에 대한 영향 등을 이야기합니다. 이 중에서도 복용량과 상호작용 문제는 특히나 중요하게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흔히 찾는 진통제 제품들은 위 손상과 혈류 흐름방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셀프 메디케이션은 그 방법에 따라 '양날의 검' 될지도 모릅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되찾고 건강개선에 기여함으로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발생가능한 크고 작은 위험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품' 분야라 하더라도 자신의 건강상태와 기존에 복용하고 있는 약물과의 호혜성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떠셨나요? 셀프 메디케이션이 조금은 색다르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으신가요? 적어도 셀프 메디케이션의 의미와 위험성에 대한 부분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태그:#변민우, #한국식품연구원, #셀프 메디케이션, #정관장, #트렌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소글거리를 좋아하고 사람과 삶,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독립출판 저자, 스토리텔러)

이 기자의 최신기사'화상 장애인'을 아시나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