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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센터장 정해자) 주변 골목에서는 지난 11월 20일부터 <빨랫줄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아이들이 쓰고 그린 시와 그림을 천에 프린트한 작품들을 담벼락과 전봇대 사이에 매단 빨랫줄에 걸어서 전시했다. 이 전시회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예술인 3명이 그 동안 6개월째 아이들의 시쓰기, 그림 그리기, 사진 찍기 지도를 해왔다. 사진은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골목 입구 허공에 걸린 <빨랫줄 시화전> 안내 문구와 풍선, 옆집 벽에 걸린 작품들의 모습이다.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센터장 정해자) 주변 골목에서는 지난 11월 20일부터 <빨랫줄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아이들이 쓰고 그린 시와 그림을 천에 프린트한 작품들을 담벼락과 전봇대 사이에 매단 빨랫줄에 걸어서 전시했다. 이 전시회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예술인 3명이 그 동안 6개월째 아이들의 시쓰기, 그림 그리기, 사진 찍기 지도를 해왔다. 사진은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골목 입구 허공에 걸린 <빨랫줄 시화전> 안내 문구와 풍선, 옆집 벽에 걸린 작품들의 모습이다.
ⓒ 추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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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나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들 마음이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센터장 정해자) 주변 골목에서는 지난 11월 20일부터 '빨랫줄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담벼락과 전봇대 사이에 빨랫줄을 치고, 거기에 아이들이 쓰고 그린 시와 그림을 천에 프린트하여 전시해 두었다.

친구야
자전거는 꼭 우리 같아.

자전거 앞바퀴는
나!

자전거 뒷바퀴는
너!

바퀴가 굴러가면
같이 굴러가는 거야.

친하게 지내자.
친구야!

양학초등학교 4학년 김재성 어린이가 쓴 <내 친구와 자전거 타기> 전문이다. '꼬마 시인'은 자전거의 앞바퀴와 뒷바퀴처럼 같이 굴러가는 사이가 친구라고 말한다. 상큼한 비유가 어른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오랫동안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다

아이들은 친구 사귀는 일을 좋아한다. 좋은 친구들을 오랫동안 많이 사귀고 싶다. 양학초등학교 2학년 진성민 어린이는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그런 친구를 많이 사귀려면 일단 오래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거북이는 내가 동물 중 제일 좋아한다.
생명이 기니까 거북이는 좋다.
오래 살면 친구도 많이 사귀니까.

3단논법 형식을 닮은 간결한 이 3행시은 진성민 어린이가 쓴 <내가 거북이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이 '꼬마 시인'이 동물 중 거북이를 가장 좋아하는 까닭은 오래 사는 덕분에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라면 참 좋을 것 같다.

첫째 날은
학교 가는 친구들을 놀리듯
담장을 훌쩍 넘어
등나무 밑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잘 것이다.

둘째 날은
폴짝 폴짝 양학산에 놀라
살랑살랑 바람을 맞으며
끝도 없는 하늘을 바라 볼 것이다.

셋째 날은, 셋째 날은.......
배 깔고 누워서
햇볕을 즐기고 싶다.

양학중 3학년 이준혁 군이 쓴 <내가 고양이라면>이다. 이 시에도 친구가 등장한다. 시인은 고양이로 변신했으므로 학교에 가지 않지만, 친구들은 학교에 간다. 그래도 고양이는 사람 친구들을 못 잊어 아이들이 오가는 등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려 한다.

 골목 좌우의 발랫줄에 시와 사진 작품이 걸려 있는 모습
 골목 좌우의 발랫줄에 시와 사진 작품이 걸려 있는 모습
ⓒ 추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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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 동안 시 쓰는 공부를 한 결과 아이들의 생활 속에는 어느덧 시가 녹아들었다. 양학초등학교 6학년 강태윤 어린이는 <어느 한 할머니>에서 아래와 같이 노래한다.

아파트 앞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순간 멈칫 했다.
나이가 아주 많아 보이는
할머니가 계셨다.
할머니께서는 지팡이에 몸을 지탱하고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셨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자신감 때문에 인사를 못한 내가
답답하기도 했다.

강태윤 어린이가 이 시만 썼다면 숙제용 시쓰기 등 1회성 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일기를 쓰듯이 후속 편이 이어진다. 제목이 <또 만난 할머니>이다. '또'는 연속성을 말한다. 우연히 마주쳤던 할머니를 '또' 만나면서 이어지는 시를 썼다. 그만큼 시 쓰기 또는 시적 감수성을 키워가는 일이 마음속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아침에 너무 배가 고팠다.
그래서 슈퍼에 가서 먹을 걸 샀다.
집 앞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저번에 봤던 할머니가 계셨다.
하지만 이번에도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
다음에는 꼭 인사를 드려야겠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 사업으로 진행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여섯 달 동안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그 결실로 시화전을 열게 된 것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 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6월부터 아동문학가 유지은, 사진작가 류현민, 연극인 홍정희 세 명의 예술인이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에 파견되었고,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유지은 예술인은 '아이들의 마음에 시심을 키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였고,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실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종 결과물인 시화전에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도 자긍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화전은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들의 도움에 힘입어 발간한 시집 <나는 앞바퀴, 너는 뒷바퀴>의 앞뒤 표지. 뒷표지에는 11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시화전의 초대장이 실려 있다.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들의 도움에 힘입어 발간한 시집 <나는 앞바퀴, 너는 뒷바퀴>의 앞뒤 표지. 뒷표지에는 11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시화전의 초대장이 실려 있다.
ⓒ 포항양학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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