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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4차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항소심 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1월 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4차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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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공판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기존에 '제3자 뇌물'로 봤던 이 부회장의 혐의를 '직접 뇌물'로 다르게 판단하고 공소장을 변경했다. 1심에서 무죄가 나온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출연금 204억 원의 뇌물죄 유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특검의 승부수로 보인다. '박근혜-이재용 게이트' 2라운드의 시작인 셈이다.

지난 16일 특검은 이 부회장의 항소심 6차 공판에서 "기존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출연금을 제3자 뇌물제공으로 기소했는데,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출연금을 대신 부담하거나 지원한 것으로 직접 뇌물 범죄 사실로 공소사실을 변경하겠다"라며 "제3자에게 뇌물을 준 것이 아닌 (박 전 대통령이 내야 할) 출연금을 대납하는 구조로 직접 뇌물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공소장을 변경한 이후 지난 29일 8차 공판에서 두 가지 새로운 조사 결과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 하나는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 홍보 비서관의 검찰 진술 조서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3일 빠른 2014년 9월 12일 처음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이 전 부회장 측의 핵심 변론 요지를 뒤엎는 진술이다.

또 다른 하나는 박 전 대통령이 갤럭시S 시리즈의 규제 관련한 보고를 수차례 직접 받았다는 정황 증거다. 청와대 참모들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제출됐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위해 삼성전자 갤럭시S5의 규제를 풀어줬다면 뇌물에 대한 대가성 특혜로 볼 수 있다. 두 개 증거 모두 이 부회장의 '직접 뇌물'을 뒷받침할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만을 위한 특혜, 뇌물 대가였나

<오마이뉴스>가 지난달 30일 단독 보도한 특검의 수사 내용을 살펴보면, 박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는 2014년 2월 출시한 갤럭시S5를 비롯해 이후 갤럭시노트4, 갤럭시S6와 관련한 규제 완화 작업을 주도했다. S5의 경우 심박도 측정 센서가 탑재됐고, 노트4와 S6에는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 센서가 탑재됐다. 모두 기존에는 의료기기로 분류됐던 것들이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삼성 갤럭시 '심박도 어플'도 직접 챙겼다)

 삼성 갤럭시S5(위)와 기어핏 뒷면에 설치된 심박계 센서.
 삼성 갤럭시S5(위)와 기어핏 뒷면에 설치된 심박계 센서.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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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로 분류될 경우 식약처의 별도 심사를 받아야 해 출시 시기가 늦어지는 상황이었다. 제품의 판매나 수출에도 제약을 받는다. 그러자 식약처는 각 제품에 출시에 맞춰 관련 규제를 풀었다. 당시에도 이 같은 조치들이 삼성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모바일과 바이오산업의 융합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반론도 있었다. 하지만 꼭 삼성 제품 출시에 맞춰 규제가 풀리면서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검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이 부회장 뇌물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대가성 특혜로 보고 있다. 당시 이 부회장과 삼성이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단순한 규제 완화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 휴대폰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었고, 중국을 비롯한 경쟁업체는 성장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의료기기와 접목한 스마트폰은 삼성이 내놓은 회심의 카드였고, 이를 주도한 것이 이 부회장이다.

이 같은 특검의 수사 내용을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할 경우 '박근혜-이재용'의 커넥션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났다는 2014년 9월보다 약 6개월가량 앞당겨진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2014년 2월 S5 출시 → 3월 심박도 측정 의료기기 관련 식약처 규제 완화 → 5월 이건희 회장 와병 → 9월 박근혜·이재용 1차 독대 → 9월 노트4 출시 → 2015년 1월 식약처 산소포화도 측정 의료기기 관련 규제 완화'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S5와 노트4 등의 출시가 당시 삼성전자의 최대 현안이었고, 박 전 대통령은 딱 그 시기에 맞춰 관련 규제를 풀어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당시의 휴대폰 판매 실적은 곧 이 부회장의 입지가 평가받는 지표가 되기도 했다. 재판부가 이러한 정황을 인정하고 특검이 제출한 관련 자료를 증거로 채택한다면 이 부회장은 더욱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논리 무너뜨린 안봉근의 진술

특검이 제시한 또 다른 또 다른 증거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검은 지난 1심부터 2014년 9월 15일에 앞서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가 한 차례 더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 특검은 1심 재판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증인신문 하면서 관련 의혹을 집중 질문했지만, 독대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 역시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9월 12일 독대 여부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봉근 전 비서관이 최근 청와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과 관련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독대했다고 진술했다. 안 전 비서관은 자신이 직접 이 부회장을 독대 장소로 안내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은 안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조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부회장 측은 증거에 부동의 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증거에 부동의 하는 것으로 대응했을 뿐, 9월 12일 독대설에 대해서는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이 부회장 측에서 9월 12일 독대설을 완강하게 부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측은 '2014년 9월 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독대한 것이 처음이었고, 시간은 겨우 5분에 불과했기 때문에 부정한 청탁이 이뤄지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논리로 뇌물 의혹을 부정해왔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9월 12일 독대했다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특검 측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짧아 부정한 청탁을 할 수 없었다'는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이 사실상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또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9월 12일에 부정한 청탁이 오갔고, 3일 뒤 만남에서 이를 확인하는 수준에 만남이 이뤄졌다는 것이 현재 특검 측의 판단이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안봉근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이를 재판부가 받아들여 이달 18일 공판에서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검은 또 조만간 S5 특혜와 관련한 서증조사(검찰이 제출해 증거로 채택된 자료들을 설명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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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