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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영산초 앞에 나타난 학부모산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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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전남 목포시 부주동에 위치한 목포영산초등학교 앞에 산타가 단체로 나타났다.

목포영산초 학부모들이 1000여명의 학생들에게 깜짝 즐거움을 주기 위해 산타복장을 하고 나타난 것이다. 이날 아침 등굣길에 갑자기 나타난 산타를 보는 초등학생들의 얼굴에선 환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 저기 산타와 사진을 찍는 등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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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영산초 어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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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할아버지와 사진을 찍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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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영산초 안전 파이팅을 외치는 학부모산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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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학부모산타들의 마음은 마냥 즐겁지마는 않았다. 산타 이벤트 후 작은 집회가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학부모들은 목포시가 학부모 동의 없이 영산초 정문 맞은편 스쿨존 인도에 설치된 안전펜스를 철거해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이 위협받자,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 위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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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펜스 철거 전 정문 맞은 편 도로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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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펜스 철거 후 도로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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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영산초 학부모들은 지난해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하루아침에 정문 맞은편에 있는 스쿨존 안전펜스가 사라지고 도로엔 불법 주정차 차량이 즐비해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위험해진 것이다.

목포시 교통행정과에 따르면 학교 정문 맞은편 상가가 '안전펜스로 인해 영업에 큰 지장을 받으니 안전펜스를 철거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고,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한 결과 안전펜스를 철거해도 학생안전에 위험이 없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두 가지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상가가 안전펜스로 인해 영업에 침해를 받았다는 주장은 논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가 앞 도로는 스쿨존으로서 주정차가 완전 금지된 구역이기 때문이다. 상가에 들르기 위해선 설사 안전펜스가 없더라도 상가 뒤쪽에 주정차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목포시가 안전펜스를 철거한 것은 스쿨존에 불법 주정차를 유도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둘째 도로교통공단의 자문의견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스쿨존에 불법 주정차가 만연하면 키 작은 초등학생들의 시야를 가로막아 위험하다는 것은 일반 시민들도 다 아는 상식이라는 것이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2017년 4월 228명의 서명을 받아 목포시 교통행정과에 민원을 제기했다. 담당공무원도 학부모들의 민원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추경예산을 확보해 재설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하반기 목포시 추경예산에 안전펜스 재설치 예산이 편성됐다. 그러나 목포시는 12월 목포영산초운영위원회에 '안전펜스 원상복구 불가'라는 공식 문서를 보내왔다. 상가측에서 300명의 서명을 받아 원상복구 반대 재민원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홍률 목포시장 또한 상가 측 민원을 받아들여 원상복구 수용반대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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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할아버지에게 안전펜스 설치를 부탁하는 현수막과 성명서 낭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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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 강력히 목포시에 경고하는 학부모대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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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5개뿐인 상가점포에서 300명의 서명을 받은 것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이지만,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해야할 목포시장이 이런 터무니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학부모들은 안전펜스 원상복구 서명을 다시 전개했고 1000명이 넘는 학부모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이날 학부모대표들이 모여 성명서를 발표하고 목포시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다시 협의해 보겠다는 목포시의 입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목포영산초 아이들을 위해 산타할아버지가 안전펜스를 선물해 주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바람이 크리스마스 이후에 꼭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목포영산초 학부모입니다.



태그:#목포영산초, #안전펜스 원상복구, #산타할아버지,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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