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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정책
▲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정부의 정책
ⓒ 일자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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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선 정부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사회적경제는 서울시와 경기도 등 몇몇 지자체 중심으로 활성화 되어 왔는데, 이제는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사회적경제가 우리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제시했으며, 이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적극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부는 사회적경제를 부르짖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사회적경제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부터 시작해서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휘되었지만 여전히 어렵기만 한 사회적경제.

다행히 최근 이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함께 지역 내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주민들에게 사회적경제가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강동구의 경우 구청의 자체조사 결과 2017년 강동구민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핫플레이스 성수동
▲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3차 회의장에서 사회적경제의 핫플레이스 성수동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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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일반 시민들에게 사회적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다음은 이와 관련하여 강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학습동아리 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를 처음 접하게 된 '별아우' 동아리의 인터뷰 내용이다.

강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강동구 내 사회적경제의 인식확산과 사회적경제 주민 주체 발굴을 위해 2013년부터 학습동아리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관내 주민 3명 이상이 모이면 학습을 지원하며 2018년에는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수업을 수강한 사람에 한해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사회적경제에 입문하다

- 학습동아리 '별아우'는 무슨 뜻인가요?
"'별처럼 아름다운 우리'라는 의미로 지은 동아리 명이고요. 저희는 어린이집 원장 모임입니다. 요즘 어린이집 원장 하면 무슨 잠정적인 범죄 집단, 이익을 위하는 집단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덧씌워져서 힘든데요. 그런 깜깜한 현실 속에서 반짝반짝 비칠 수 있는 별이 되어보자 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회적경제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경제를 배우다
▲ 학습동아리 별아우 사회적경제를 배우다
ⓒ 양정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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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생각했던 사회적경제는 어떤 거였죠?
"사실 처음에는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어요. 그냥 이름만 들어서는 사회주의 같은 느낌도 있고. 어느 기업이나 자산가가 행해야 하는 기부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일반경제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사회에 기여하는 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 그런데 왜 사회적경제를 배우겠다고 결심했죠?
"사회적경제를 잘은 모르지만 요즘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를 많이 느끼고 있었어요. 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돈을 잘 모으지 못하고, 노후를 위해 준비도 하지 못하고, 집값은 계속 올라가고. 도대체 부자들은 평생 먹고 살 돈이 있는데 왜 저리도 돈을 못 벌어서 안달일까 등등. 그때 사회적경제를 듣게 되었는데 잘은 모르지만 지금의 잘못된 사회를 한 번에 바꿔줄 열쇠 정도로 생각했어요."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경제

장터를 통해 인식을 높인다
▲ 강동구의 사회적경제장터 뜰장 장터를 통해 인식을 높인다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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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사회적경제를 배우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경제가 나와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아주 밀접한, 그리고 어쩌면 지금 자리에서 아주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느꼈어요. 사회적경제는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구성원들이 그 가치를 공감하며 소통과 협동을 통하여 그 가치를 실현하고 창출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어요."

- 사회적경제를 배운 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내 삶과 경제를 연결하는 눈이 생겼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경제에 대한 다른 시각이 생긴 거지요. 지금까지는 '대기업'의 발전이 곧 내가 기뻐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대기업을 국가대표로 생각한 거죠.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국가로부터 주입되었던 것인지, 허상이었는지를 처참하게 깨닫게 되었죠."

- 사회적경제가 우리 사회에 필요할까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지잖아요. 중산층이 몰락하고. 빈부의 차이가 교육의 차이를 낳고, 교육의 차이는 아이들의 꿈의 차이를 가져오고. 이런 사회는 우리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해요.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니까요. 사회적경제는 '분배'에 초점을 맞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가져가는 이익이 최대가 아니고 조금은 덜 벌어도, 효율성이 떨어져도, 나누면서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그리고 사회적경제는 사람과 이웃, 마을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나만이 아니라 이웃이나 마을과 함께 하면 내가 잘 하는 것, 이웃이 잘하는 것들을 품앗이 할 수 있고 아이디어도 배가 되는 거죠. 혼자 가면 빨리 가고 여럿이 가면 멀리 간다는 말처럼 사회적경제는 이익 보다는 사람이 우선되는, 함께하는 경제를 제시해줬어요."

사회적경제의 한계와 방향

만화로 보는 사회적경제
▲ 선사축제를 통한 사회적경제 인식 제고 만화로 보는 사회적경제
ⓒ 유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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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경제를 공부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아직도 잘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한계인 것 같아요. 정의도 명확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경제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됐으니까요. 교육과정도 없고. 그래서 사회적경제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교육하는 곳이 필요한 것 같아요. 관련기관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만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좀 폐쇄적인 느낌도 있고."

- 자신의 분야와 사회적경제를 접목시킬 수 있을까요?
"아직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은데 그나마 생각해본 건 아프거나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제공 협동조합이에요. 일하는 엄마들에게 가장 좋은 것은 친정엄마 찬스인데, 협동조합의 형태로 그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어린이집을 졸업한 가족들이 많은데 이분들과 육아에 대한 고민과 부담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토요일 어린이집에 모여 함께 영화를 보거나 차를 마시며 정보도 공유하고, 아이들이 입던 옷도 물려받고. 마을에서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거죠. 또 국공립을 위탁받아 공동육아처럼 운영해 볼 수도 있겠네요."

아직 사회적경제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러나 '별아우' 같은 시민들이 속속 나오는 만큼 세상은 달라질 것이다. 그들의 학습을 응원한다.

유심히 사회적경제를 보고 있는 시민
▲ 사회적경제 홍보 유심히 사회적경제를 보고 있는 시민
ⓒ 유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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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사회적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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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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