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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연말부터 일주일에서 열흘 쯤 휴가기간입니다. 1월 1일만 붉은 글씨로 쉬는 날(元日)이지만 일반회사나 대부분 공무원들도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서 대학교 학생들도 이 때가 비록 짧지만 겨울 방학입니다.

          문이나 문설주 위에 달아놓은 정월 장식물입니다.
 문이나 문설주 위에 달아놓은 정월 장식물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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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달력에는 음력이 적혀있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음력을 없애고 양력만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들이나 바닷가에서 낚시질을 하는 사람들은 바닷물의 움직임을 알기 위해서 음력 달력을 사용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집안이나 집 둘레를 청소하고 연말 연시를 지내면서 장식물을 답니다. 문설주와 대비되는 노랑 밀감이나 고사리나무 등 푸른 빛을 띠는 장식을 달아놓습니다. 자동차 앞에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이코시 소바라고 해서 연말 연시에 먹는 소바 메밀국수입니다.
 오이코시 소바라고 해서 연말 연시에 먹는 소바 메밀국수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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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저녁에는 소바 메밀국수를 먹습니다. 긴 국수 가락처럼 한 해 동안 있었던 좋은 인연이 새해에도 이어지길 희망하는 뜻이라고 합니다. 가게에서도 이때만 파는 소바 메밀 국수가 따로 있습니다. 한 사람 먹을 분량이 17엔이라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일주일 정도 사람들은 절이나 신사에 가서 복을 빕니다. 이것을 하츠모데(初詣)라고 합니다. 큰 신사나 절에는 이 때 다녀가는 사람들이 몇 십 만 명이 넘는 곳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단순히 복만 비는 것이 아니고 복전함에 돈을 넣습니다.

시가현 야가와 신사에서는 새해 첫날 참배객들에게 무료로 단팥죽이나 식혜를 준비해서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단팥죽은 팥을 삶아서 군 찹쌀떡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일본 식혜는 우리처럼 보리 엿기름으로 만들지 않고 밥을 누룩으로 띄운 다음 설탕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시가현 고카시 야가와신사에서 새해 첫날 참배를 하는 가족 모습입니다.
 시가현 고카시 야가와신사에서 새해 첫날 참배를 하는 가족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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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신사에서는 형제 사이에 신사 주도권을 놓고 살인사건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곳도 새해 초에 다녀가는 사람들이 몇 십 만 명이 되는 곳으로 이 때 들어오는 돈이 1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대략 한 사람이 평균 5백 엔 이상을 복전함에 넣고 복을 비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달력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날짜를 기억하고 기념하기도 합니다. 새해 첫날 역시 늘 있는 날이지만 사람들은 뜻을 부여하여 여러 가지 일들을 합니다. 비록 복잡하지만 이러한 세월의 매듭을 만들어 사는 곳을 둘러보고, 마음 가짐을 가다듬는 것도 삶의 활력을 위해서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시가현 고카시 야가와신사에서는 참배객들에게 아마자케 식혜와 젠자이 단팥죽을 주기도 했습니다.
 시가현 고카시 야가와신사에서는 참배객들에게 아마자케 식혜와 젠자이 단팥죽을 주기도 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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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아사히 신문, https://dot.asahi.com/wa/2017120900024.html, 2018.1.1
시가현 야가와 신사, http://www.genbu.net/data/oumi/yagawa_title.htm, 2018.1.1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새해 맞이, #식혜, #첫 참배, #신사,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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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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