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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은 알면서 '수신'이라는 뜻을 모른다는 이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만 '수신'을 이룰 수 있는지 새기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게 '수신·제가·치국·평천하'까지 일뿐 그 전 단계, 수신을 이루려면 쌓거나 밟아야 할 과정인 '격물·치지·정의·성심'은 생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격물'이란 사물의 이치를 바르게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치지'란 격물을 통해 얻은 지식이 지극해지면 사물에 대한 이치를 확연히 깨치게 되는 지혜에 이르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격물'을 모르며 '수신'을 한다고 하는 것은 어떤 물질을 이루고 있는 원자(분자) 구조를 포함한 제반 특성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면서 괄목할 만한 연구결과를 얻겠다는 허무맹랑한 바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불가의 수행방편 중 하나인 명상에서는 '마음챙김'을 강조합니다. 현실을 직시하며 마음을 챙기라고 합니다. 마음을 챙기면 깨닫게 되고 지혜롭게 된다고 합니다. 마음을 챙기기까지의 과정을 생략한 채 마음챙김만을 강조하는 것은 격물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수신하라는 말만 강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깨달음으로 가는 실용적 마음수행 안내서 <마인드풀니스>

<마인드풀니스> / 지은이 조셉 골드스타인 / 옮긴이 이성동·이은영 / 펴낸곳 민족사 / 2018년 1월 10일 / 값 29,500원
 <마인드풀니스> / 지은이 조셉 골드스타인 / 옮긴이 이성동·이은영 / 펴낸곳 민족사 / 2018년 1월 10일 / 값 29,5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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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풀니스>(지은이 조셉 골드스타인, 옮긴이 이성동·이은영, 펴낸곳 민족사)는 서양의 대표적 수행자인 저자가 불교 명상을 공부하면서 체험하며 수행한 명상, 명상을 지도하면서 통창한 마음챙김, 그 마음챙김에 이를 수 있는 과정에 필요한 격물·치지 같은 지식이자 성의·정심 같은 안내서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다보면 챙겨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뭔가를 챙겨야 할 때라 할지라도 챙겨야 할 게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면 그것을 좀 더 효과적으로 챙길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 쉽게 잘 챙길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챙겨야 할 게 묶어서 챙길 수 있는 형상의 물건이라면 튼튼한 끈만 넉넉히 준비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챙겨야 할 그것이 콩이나 팥처럼 동글동글한 알갱이라면 끈보다는 구멍이 잔잔한 망태기를 준비해야 하고, 밀가루나 쌀가루처럼 고운 분체들이라면 그 분체들이 빠져나가지 않을 만큼은 고운 자루가 돼야 할 것입니다.

챙겨야 할 게 액체로 된 것들이라면 그 액체들을 담을 수 있는 용기이거나 비밀봉지여야 하고, 챙겨야 할 어떤 게 가스 종류의 기체라면 그런 종류의 가스를 챙길 수 있는 밀폐용기라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물리적으로 확인 가능한 어떤 것들도 효과적으로 잘 챙기려면 그 물질들이 가지고 있는 물리화학적 특성이나 성상(性狀) 등을 먼저 충분히 알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고체나 액체처럼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어떤 기체처럼 물리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마음챙김이 어려운 것은 마음이란 게 잠시도 멈추지 않고, 수시로 요동치듯 변하고 또 변하고 있는 게 마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마음챙김이 가능하다는 것은 석가모니부처님이래 여러 수행자들이 수행을 통해 이렇게 저렇게 입증해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에 들어서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서도 입증, 확인 되고 있는 사실입니다. 

붓다가 언급한 마음의 세 번째 자질은 마음챙김이다. 이것은 빨리어 사띠(sati, 念)를 번역한 것이다. 이것은 모든 불교 전통에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띠가 있으면 어떤 영적인 길이라도 갈 수 있다. 마음챙김에는 많은 의미와 기능들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지혜를 성장시키는 열쇠이다. 마음챙김이 갖는 풍부한 의미를 잘 이해하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힘의 잠재력이 열린다. - <마인드풀니스> 45쪽


마음챙김을 위한 '격물'

우리가 어떤 물질을 제대로 챙기려면(이해하려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원자 구조까지를 잘 알아 이해해야하듯 마음챙김 또한 제대로 하려면 우리가 평소에는 자각하지 못하는 마음까지를 충분히 알아야하고 이해해야합니다.

책에서는 바로 그런 요소, 마음챙김을 하려면 먼저 알아야 할 요소별 마음과 마음을 챙기기 위해 우선 이해해야할 요소별 마음챙김이 무엇인지를 단계적으로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같은 끈과 같은 포장지를 가지고도 누가 어떻게 챙기느냐에 따라 챙기는 속도와 량뿐만이 아니라 포장에 따른 가치는 달라집니다. 마음챙김 또한 어떤 방법(과정)을 통해 어떻게 챙기느냐에 챙겨지는 마음은 달라 질 거라 생각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혜로 가는 입구가 보이고, 마음챙김이 왜 잘 되지 않는지도 알게 됩니다. 몸, 느낌, 마음, 법에 대한 마음챙김까지 새기다보면 시나브로 염처경으로 전한 마음챙김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책, <마인드풀니스>는 마음챙김으로 수신 하고자 하는 이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격물(格物)에서부터 정심(正心)까지에 버금 갈 밑돌 같은 지식, 마음챙김을 실용적으로 가이드 해줄 마음수행 길라잡이로 역할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마인드풀니스> / 지은이 조셉 골드스타인 / 옮긴이 이성동·이은영 / 펴낸곳 민족사 / 2018년 1월 10일 / 값 29,500원



마인드풀니스 - 깨달음으로 가는 실용적인 마음수행 안내서

조셉 골드스타인 지음, 이성동.이은영 옮김, 민족사(2018)


태그:#마인드풀니스, #이성동, #이은영, #민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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