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보 당국의 평창 동계올림픽 해킹 의혹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러시아 정보 당국의 평창 동계올림픽 해킹 의혹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러시아 해커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방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각) 미국 정보기관 관리들을 인용해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으로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홈페이지와 방송 시스템 운영이 차질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개막식을 보려고 한 많은 입장객들이 티켓을 출력하지 못해 빈 좌석이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조직위원회도 개막식을 앞두고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공격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정보기관 관리들은 러시아 해커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광련 징계에 보복하기 위해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킹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보이도록 하는 위장술까지 썼다고 밝혔다.

WP는 최근 한 민간정보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2월 초 러시아군 총정보국(GRU)이 무려 300대에 달하는 올림픽 관련 시스템에 접근했으며, 이것이 평창 올림픽을 공격한 것이라는 정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GRU는 컴퓨터에 접근한 것과는 별개로 한국에 있는 라우터(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전송 장치)를 해킹해 평창 올림픽이 개막하는 날 새로운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를 심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사이버 운영을 맡았던 제이크 윌리엄스는 "라우터를 통제하면 누구나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목표물에 통신량을 몰리게 하거나 전송 경로 지정을 완전히 중단시켜 네트워크 운영을 방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우터에 멀웨어를 심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든다"라며 "러시아 정보 당국은 그들이 가치가 높다고 여기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만 그런 해킹 수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국가 차원의 조직적인 도핑이 적발되면서 IOC로부터 평창 올림픽 참가 금지라는 강력한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도핑 테스트를 통과한 일부 선수들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개인 자격으로만 참가했다.

더구나 OAR 선수단은 러시아 국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금메달을 따도 국가를 연주하지 못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폐막식에서라도 국기 사용을 위해 도핑 징계로 부과받은 벌금을 완납했으나 IOC는 징계 해제를 거부했다.

러시아가 평창 올림픽을 해킹했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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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 사이버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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