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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니 리' 작가가 이화여자대학교 내 한국여성연구원 건물에서 이대 학생들과 대담을 갖고 있다.
 '위니 리' 작가가 이화여자대학교 내 한국여성연구원 건물에서 이대 학생들과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 한길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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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사회를 바꿀 열쇠를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소설로 풀어낸 위니 리 작가가 한국을 방문해 28일 오후 이화여대 학생들과 대담을 진행했다. 위니 리 작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수많은 학생이 모여, 대담 장소인 한국여성연구원 회의실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대만계 미국인인 위니 리 작가는 미국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여 런던에서 영화 제작자로 일했다. 단편영화가 오스카 후보에 올라 시상식에 참여할 정도로, 29살까지 충실히 자신의 경력을 쌓아나가던 중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을 즐기던 그는 2008년 4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가이드북에 나온 코스로 등산을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전혀 예견치 못하게 15세 남성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는다. 그 이후로 위니 리의 삶은 달라졌다.

그는 이후 일을 그만둬야 했고, 회복을 위해 2년 반 동안 일을 할 수 없었다. 성폭행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고 책을 쓰기 시작하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반면 가해자는 법정에서 8년형을 선고받았지만 4년 만에 출소했다.

위니 리 작가는 "자신의 경우 회복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지만,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는 당장 직장을 쉴 수도 없다"며 "대부분의 대중들은 성폭력이 개인의 경력을 무너뜨리고 재정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을 이해 못 한다. 성폭행 사건 이후 제 모든 경력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폭행 피해를 입은 이후 "우리 주위의 많은 여성이 성폭력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외로움과 두려움에 고통 받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생존자)를 공정하게 평가해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자전소설인 <다크 챕터>를 쓰게 된 이유를 밝혔다.

<다크 챕터>는 가해자의 입장도 서술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가해자가 '아일랜드 유랑민'이었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아일랜드 유랑민들을 만나서 그들의 특성을 조사했고 청소년 심리학자들을 만났다. 그는 "어떤 사람이 왜 여성혐오적인 사람이 되는지, 성폭행을 저지르는지 파악해야만 이러한 일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10개국에서 판권이 팔렸고, 가디언이 선정한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크 챕터>
 <다크 챕터>. 이 책은 10개국에서 판권이 팔렸고, 가디언이 선정한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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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 수치심 주는 문화 바꿔야... 삶은 회복 가능"

위니 리 작가는 최근 한국에서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해서 "성폭력이 얼마나 만연했는지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했던 사회를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며 "긍정적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선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과 비판을 버려야 하고,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얹어주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무엇보다도 위니 리 작가는 성폭력 피해자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부당함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며 "침묵하면 침묵할수록 더 많은 가해 행위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의 삶은 망가진 것은 아니라 꼭 회복될 수 있으며, 성폭행 생존자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며 "피해자들이 주도하는 성폭력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차 가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좀 더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위니 리 작가는  "(성폭력을 고발하려는) 사람들의 결정을 보호해주고 지켜줘야 한다. 나 역시 가끔 후회하지만 결국은 고발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주변에서 '너한테 안 좋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피해자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연을 하면 적어도 1~2명은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놓는다"며 "미투 운동은 성폭력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피해자들이 부끄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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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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