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물상 내부
 고물상 내부
ⓒ 정정환

관련사진보기


최근 보면 아침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서 거리로 나와 폐지를 주워 모아서 생계 유지와 용돈을 마련한 노인들이 꽤 많이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일상 생활은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인들이 힘겹게 손수레를 끌고 고물상 앞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자기가 가져온 폐지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 계산한 후 돈을 챙겨 가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최근 파지 값이 폭락해 한 수레 가득 모아봐야 겨우 1000원 정도 받는다고 한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한미순(가명·76)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6시경에 집을 나와서 낮 12시 30분까지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폐지를 주운 후 이곳 고물상까지 가져온다. 손수레에 가득 파지를 모아서 가져왔지만 운이 좋아야 단돈 천 원이라도 받는다"면서 "때로는 1000원도 500원도 못 받아간다"고 푸념하며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또한 인근에 거주한다는 박영민(가명·72)씨 역시 이렇게 파지 등을 모아 한 달에 12만 원을 번다고 했다. "5개월 전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kg당 120원인 파지 값은 이번 달 들어 1Kg에 40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면서 "파지 10Kg을 모으기 위해 동네 주변을 하루 돌아야 한다"고 했다.

고물상 주인 박용준(가명·65)씨 이야기다. "요즘 파지 값이 폭락한 이유 중에는 수입국이던 중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면서 이렇게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고물상을 운영한 저희들도 이 때문에 폐지모은 어르신들에게 노동의 대가도 안 나온 힘든 일이니 차라리 쉬시라고 조언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박씨는 "파지를 가져 온 분들에게 가격을 좀 더 올려서 지불해 줄 땐 기분이 좋은데, 만 원도 안되는 1천 원, 500원 받아가니 그럴 땐  돈 주기가 제일 민망스럽다"고 한다.

인터뷰를 위해 취재 현장을 돌면서 파지 줍는 어르신들과 고물상 주인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폐지를 줍는 한 노인은 "kg당 40원 이하로 가격이 뚝 떨어졌으니, 자선사업과 다름없다"면서 "이제는 일을 접고 싶지만 뾰쪽한 대안이 없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고된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몸을 보호할 제대로 된 안전장치나 안식처를 찾기 어렵고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노출돼있지만 생계와 용돈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매일 이렇게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변에 이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위로와 격려로서 따뜻한 사랑의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는 약자들을 돕기 위한 해결책 마련에 더욱 노력해 주기 바란다.


태그:#폐지수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