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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 중인 대형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붕괴해 주민 다수가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라오스통신(KPL)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현지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무너져 인근 6개 마을로 50억 ㎥의 물이 아래 6개 마을로 한꺼번에 쏟아졌다. 피해 지역 라오스 주민들이 보트로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 중인 대형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붕괴해 주민 다수가 숨지고 수백 명이 실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라오스통신(KPL)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현지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무너져 인근 6개 마을로 50억 ㎥의 물이 아래 6개 마을로 한꺼번에 쏟아졌다. 피해 지역 라오스 주민들이 보트로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라오스통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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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전부터 댐 침하가 발생했다.'(한국서부발전)
'집중 호우에 따른 댐 유실이었다.'(SK건설)

라오스댐 사고로 수백여명의 실종,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댐 건설에 참여한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양측 의견이 엇갈리면서,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은 SK건설(사업 지분율 26%)과 한국서부발전(25%) 등 한국 기업의 주도로 이뤄지는 사업이다. 인프라 건설 경험이 많은 SK건설이 시공을 맡고, 한국서부발전은 운영을 담당하는 형태다.

그런데 이번 댐 붕괴 사고를 바라보는 두 회사의 시각은 다르다. 한국서부발전은 사고 원인을 '댐 침하'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침하로 인한 사고라면 댐 시공을 맡은 SK건설 쪽 책임이 크다.

한국서부발전 "댐 붕괴되기 전부터 침하 발견"

한국서부발전은 댐이 붕괴되기 사흘 전부터 침하(구조물이 가라앉음)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지난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업무보고에서 "7월 20일 새남노이 저수지 조성을 위해 축조한 5개 보조댐 중 하나가 폭으로 11cm 침하했다"고 말했다.

댐 사고가 발생하기 사흘 전부터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는 것. 한국서부발전은 이틀 뒤인 22일에는 댐 상단부 10곳에서 침하가 발생했고, 다음 날인 23일 댐 상단부가 1m 정도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3일) 13시 30분경 저수지 안의 물이 댐을 넘기 시작하면서 댐의 일부가 유실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의 설명을 보면 사고 원인은 '침하' 쪽에 무게가 실린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만약 댐체(댐 벽체)가 주저 앉은(침하) 게 맞다면, 댐과 지반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물이 새나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댐 시공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건설 "댐 침하 아니고 수위 급등에 따른 유실"

그래서인지 SK건설은 사고 경위를 설명하면서 '침하' 대신 '유실'이라고 표현했다. SK건설이 배포한 설명 자료를 보면 '7월 22일 21:00경 댐 상부 일부 유실' '18:00 경 보조 댐 상부 추가 유실' 등으로 기재돼 있다.

사고 발생 사흘 전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사실도 SK건설의 설명자료에선 빠져있다.

유실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SK건설 관계자는 "만약 돌이 있다면 그 위쪽 부분이 조금 깎여 나간 상태를 유실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댐 벽체가 가라앉았다(침하)는 한국서부발전의 설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SK건설의 설명대로라면, 갑작스런 폭우로 물이 불어났고, 수위가 높아지자 댐 위쪽 부분이 깎여 나가면서 사고가 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댐 수위 조절이 실패해, 구조물이 유실됐다면 댐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서부발전의 책임이 커진다.

박 교수는 "댐이 조기 완공된 점부터 조사가 이뤄져야겠지만 사실 사고 원인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면서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이 독박을 쓸 수 있는데, 본인들이 유리한 방향으로만 해석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영아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간사는 "SK건설 등 시공사들은 먼저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부분에 사과할 부분도 있는데, 책임을 빠져나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 차원에서 사고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라오스댐, #SK건설, #한국서부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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