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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렇게 높아진 국민의 신뢰, 조직된 당원들의 힘을 배경으로, 보다 과감하게 야당과 보수 언론과 싸워 나가야 됩니다. 좌고우면할 시간도 없고 이유도 없습니다. 우리가 좌고우면한다고 그들이 우리 보고, (마이크 꺼지자 목소리를 더 높이며) 신중하다고 칭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좌고우면할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제가 그런 일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갑)이 연단에서 내려왔다. 청중 쪽으로 이동하면서 손을 입에 모았고, 두 팔을 흔들었으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터져 나온 박수와 환호 사이로 그 목소리가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박 의원은 말 그대로 '생목 연설'을 했다.

"정부가 하기 어렵다, 민주당이 해줘야 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지난 7월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지난 7월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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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목은 쉬어 있었다. "약간 정신 없이 소리 질렀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그날 오전 급하게 연설문을 바꿨다"며, 그때만 해도 "시간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감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당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없다는 평이 있어 원래 고민했던 내용이라도 전달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과감하게 야당이나 보수 언론과 싸워 나가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거다. 우리가 특활비 그런 거 없애는 거, 못할 게 뭐 있나.(13일 오전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특수 활동비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 기자 주) 두 번째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당원들을 뭉치게 만들고, 그런 두 가지를 바탕으로 개혁적 과제에 대해서는 좌고우면 하지 말고 야당을 상대해 나가자, 그런 것이다."

국민의 신뢰와 당원의 조직된 힘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는 말이었다. 박 의원은 "좌고우면하지 말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무조건 우리 것 밀고 나가자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책을 만들 때 국민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고, 만들어진 정책을 갖고 국민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자신 있게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여당이라고 했다.

"내가 답답했던 건 이거다. 사회·경제적 정책은 진짜 세밀함이 높아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 입안 과정부터 국민들 다양한 목소리를 다 들어야 하는데, 정부가 그거 하기 어렵다. 정당이 해줘야 한다. 그 다음에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것도 정부가 하기 어렵다. 70만이 넘는 당원을 갖고 있는 우리가 해야 된다. 공무원 견제도 저희가 적절히 해야 한다. 이런 걸 좀 열심히 하자는 거다."

"그놈이 그놈이란 이야기를 꼭 들어야 되겠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갑)의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 연설 모습.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갑)의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 연설 모습.
ⓒ 팩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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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난 11일 박 의원의 연설문 전문이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합동연설을 하다보니까요. 지역에 연고 있는 게 참 부러웠습니다. 어떤 분은 충청의 며느리다, 어떤 분은 호남의 사위다, 이렇게 얘기하셨는데, 저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고요. 그런데 여기 부산에 오니까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 저희 삼촌 중에 한 분이요, 부산의 상징인 국제 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모자, 도매업을 하십니다, 여러분!(청중 웃음) 여러분, 이 정도면 저 부산의 조카라고 불려도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정치인이 되기 전에 10년 정도 변호사를 했었습니다. 변호사를 하면서도 재판정보다는 거리에 있을 때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를 '거리의 변호사다'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분들과 함께 했고, 용산 참사 희생자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분들과도 함께 했었습니다. 그러다, 아, 정치가 제대로 된다면, (목소리를 높이며) 이렇게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을 텐데, 라고 하면서 정치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목소리를 높이며) 힘없는 자들의 힘이 되겠습니다. 기호 2번, 박! 주! 민! 험지에서 불굴의 노력으로 전국 정당의 발판을 놓아주신 부산의 당원, 대의원 동지 여러분께 힘차게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여러분,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기도 하고요, 또 이번 합동연설회에서 오히려 잘 나오지 않는 이야기다, 그런 평이 있는 얘기를 한번 차분하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차분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당하고 정부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최저 임금과 같은 사회·경제적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동일한 이유로, 한 달 새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눈여겨봐야 할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사실, 지금, 청와대도 같은 입장입니다.

사회·경제적 정책은 원래 갈등을 많이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저 임금을 예로 든다고 하더라도요, 어떤 분은 더 높여야 한다고 얘기하고요, 어떤 분은 이미 너무 높다고 얘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정책의 경우에는 만들 때부터 여러 이야기들을 미리 수렴해서 그 정책의 세밀함을 높여야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정책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이고 폭넓게 계속 설득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적절하게 입법적으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100대 개혁 과제 중에 91개 과제가 입법적으로 뒷받침돼야 된다, 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가끔은, 공무원들이, 이 바뀌는 정책에 대해서 저항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적절히 이 공무원들을 견제해 나가야 됩니다.

여러분, 그런데 이런 일들이 최근에 잘 되지 않고 있다, 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원래 이런 일들은 누가 해야 됩니까, 여러분. 바로, 여당이 해야 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여당이, 이런 일들을 잘 해내기만 하면, 지금의 상황을 극복할 수도 있고, 성과도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우리 당은 어떻게 해야 이런 일들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됩니다. 최근에 국민들이 많이 실망하고 있는 국회 특활비, (목소리를 높이며) 폐지 못할 이유가 있습니까? 여러분! 그놈이 그놈이란 이야기를 꼭 들어야 되겠습니까, 여러분! 우리는 달라야 됩니다. 정말 필요한 예산이라면, 정상적인 항목에 편입시키면 (주먹을 흔들며), 됩니다, 여러분!

두 번째는, 깨어 있는 당원들의 힘이 잘 조직돼야 됩니다. 당이라 하면 원래, 당원들의 모임입니다. 당원들이 잘 모이면 잘 모일수록 (주먹을 흔들며) 당이 강해집니다. 당원들과 소통하면서, 당원들의 정책을 상향식으로 올려주고, 또 만들어진 정책에 대해서 잘 교육해서, 당원들이 국민들을 잘 설득하면, 정당이 강해지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도 큰 힘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마지막으로 이렇게 높아진 국민의 신뢰, 조직된 당원들의 힘을 배경으로, 보다 과감하게 야당과 보수 언론과 싸워 나가야 됩니다. 좌고우면 할 시간도 없고 이유도 없습니다. 우리가 좌고우면한다고 그들이 우리 보고, (마이크 꺼지자 연단에서 청중 쪽으로 이동해 목소리를 더욱 높이며) 신중하다고 칭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환호).

더 이상 좌고우면할 (두 손을 어깨 위로 올려 흔들며),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습니다, 여러분! 여러분 제가 그런 일에 (손을 모아 입으로 갖다 대며) 앞장서겠습니다! 여러분과... (이하 박수와 환호에 묻힘)"





태그:#박주민, #쌍용자동차, #용산참사, #세월호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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