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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부영그룹의 송도 도시개발사업과 테마파크사업 예정부지
▲ 부영 부영그룹의 송도 도시개발사업과 테마파크사업 예정부지
ⓒ 시사인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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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8월 말로 끝나는 부영그룹의 송도 도시개발 사업기한을 1년 6개월 추가 연장했다. 지난 4월 네 번째 사업기한 연장 특혜에 이은 다섯 번째 연장으로, 시민단체는 적폐를 청산한다더니 되레 적폐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가 사업기한을 연장한 이유를 보면 부영의 바람대로 돼가는 모습이다. 시 개발계획과는 관광진흥과가 송도테마파크 사업의 실효(=효력 상실)를 선언했더라도 취소한 게 아니고, 또 부영이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소송에 필요한 1년 6개월을 감안해 추가 연장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부영그룹, 송도개발사업 '시간끌기용' 행정소송 의혹)

부영의 송도 개발 사업은 도시개발사업(약 54만㎡)과 테마파크사업(약 50만㎡) 두 가지다. 두 사업은 하나로 연동돼 있다. 도시개발사업은 아파트를 개발하는 부영의 수익사업이고, 테마파크사업은 시민 유원지 개발이라는 공익사업이다.

테마파크사업 무산되면 도시개발사업 또한 무산... 그러나

시는 도시개발사업을 허가하면서 부영이 유원지(=테마파크) 개발은 뒷전으로 미루고 도시개발사업만 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테마파크 조성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즉, 테마파크사업이 무산되면 도시개발사업 또한 자동으로 무산된다.

그러나 부영은 세차례 연장 특혜를 받고도 지난 4월까지 테마파크사업의 실시계획(변경) 인가를 받지 못했다.

부영은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평가를 마무리해야 했지만 토양오염 정밀조사조차 못했고, 시가 요구한 놀이기구 설계도서도 제출하지 못했다. 사업비 검증내역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시 관광진흥과는 지난 4월 30일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미제출과 설계도서 미제출로 '테마파크사업 실시계획 인가'의 자동 실효(失效: 효력 상실)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테마파크사업의 효력이 상실됐으니 도시개발사업의 효력 또한 자동으로 상실되는 게 맞다.

그러나 시 개발계획과는 관광진흥과가 '인가 효력 정지'를 발표하기 전에 도시개발사업의 기한을 8월말까지 4개월 더 연장했다. 시는 사업을 취소하려면 그전에 부영의 의견을 듣는 청문절차를 거쳐야한다는 게 연장의 명분이었다.

시는 취소를 대비한 청문 절차라고 했지만 사실상 꼼수 연장이었다. 관광진흥과가 테마파크사업의 효력을 정지했더라도 개발계획과가 먼저 도시개발사업의 인가를 4개월 연장했기 때문에, 부영이 이 기간 내에 테마파크 인가를 새로 받으면 그대로 연장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뒤 부영은 지난 3일 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자신들의 사업계획 서류 미제출로 테마파크 사업이 자동 실효된 것인데, 8월까지 제출하는 것도 여의치 않게 되자 시가 지난 4월 자신들의 사업계획 신청을 거부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사업 실효의 귀책사유가 부영에게 있어 소송 성립 자체가 어려운 엉터리 소송이라 시간 벌기용이라는 안팎의 비판이 거셌다. 그런데 시 개발계획과가 이 소송을 지켜보겠다며 또 사업기한을 연장해 줘 결국 부영의 바람대로 진행된 셈이다.

취소 앞둔 청문 절차라더니 말 바꿔 또 연장

시 개발계획과의 행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개발계획과는 지난 4월 도시개발사업 기한을 8월까지 연장하면서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거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장했다. 그렇다면 청문 절차를 거쳤으니 취소하는 게 이치에 맞다.

하지만 시 개발계획과는 말을 바꿨다. 시 개발계획과는 효력 상실에 대해 "도시개발사업 인가조건에 테마파크 사업이 취소될 경우 도시개발사업을 취소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테마파크 사업이 실효됐어도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효력 상실은 취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개발계획과는 또 "부영이 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소송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도 있다"며 "1년 6개월 연장했지만 (관광진흥과가) 언제라도 취소가 가능한 것으로 특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개발계획과의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시 관광진흥과는 '어이없다'고 했다. 관광진흥과는 "취소는 사전적 의미의 취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사업이 실효된 것은 사업을 못하게 된 것이다. 실효로 사업을 못하게 됐으니 취소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왜 관광진흥과 결정을 빌미로 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 내부에서도 '어이없다'는 반응... 시민단체 "적폐 키우는 것"

시가 도시개발사업의 연장 이유로 든 부영의 소송은 문제가 많다. 테마파크사업이 실효되면 기존 실시계획 인가 또한 효력이 상실된다. 실시계획 변경 인가는 기존 실시계획을 변경하는 것을 인가하는 것인데, 기존 실시계획이 효력을 상실했으니 시 입장에선 검토할 게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 관광진흥과는 지난 3월 부영이 제출한 신청서를 5월 2일 돌려줬는데, 부영은 이를 두고 '시가 실시계획 변경 인가 신청을 거부한 것'이라며 소를 제기했다. 소송 성립 자체가 의문인 소송인 셈이다.

즉, 시가 사업을 취소했을 경우 행정심판이나 소송이 가능한데 부영은 자동 실효된 사건에 대해 소송을 걸었다. 그래서 관광진흥과는 시간 벌기용이라고 했는데 개발계획과는 소송을 빌미로 연장을 택했다.

시 관광진흥과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실효됐다. 실효로 사업 시행자 자격을 상실하고 기존 실시계획 인가 지위도 나란히 상실했다. 그래서 부영은 6월에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다시 신청했다. 부영도 실효를 알기에 다시 신청한 것이다. 부영도 아는 실효를 개발계획과가 모른다는 게 더 이상하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관광진흥과는 또 "부영이 설령 소송을 걸었더라도 행정은 행정대로 하면 된다. 실효됐으니 사업을 취소하고 거기에 대해 부영이 소송을 걸면 거기에 대응하면 된다. 그런데 어떤 내용에 소송을 걸었고,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소송을 걸었다는 이유로 연장을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시는 이미 지난해 12월 청문절차가 필요하다며 세 번째 연장을 해줬고 지난 4월엔 다시 청문절차가 필요하다며 네 번 연장했다. 그리고 이번엔 실효는 취소가 아니라는 궤변과 엉터리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로 다섯 번째 연장 특혜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남춘 시장은 적폐를 청산한다고 하더니 되레 적폐를 키우고 있다. 지금이라도 원칙대로 사업을 취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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