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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금붕어와 꽃무릇  불갑사에서 조금 걸어서 산행을 하면 아늑한 호수와 금붕어, 꽃무릇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다.
▲ 호수와 금붕어와 꽃무릇  불갑사에서 조금 걸어서 산행을 하면 아늑한 호수와 금붕어, 꽃무릇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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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기사] 가을 하면 코스모스? 요즘은 이 꽃이 대세

영광 불갑사 꽃무릇 군락

어떤 여행가들이나 여행 에디터들은 영광 불갑사 꽃무릇 군락이 선운사 꽃무릇 군락보다 규모가 작다고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불갑사까지만 보면 그럴지 모르지만, 더 올라가면 그렇지 않다.

딱 사찰까지만 가고 발길을 돌리면 꽃무릇 군락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놓치게 될 뿐만 아니라 깊은 숲속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꽃무릇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게 된다. 관광객들을 위해 여기저기 심어놓은 인위적인 군락에만 만족하는 수박 겉핥기의 구경만 할 뿐이다.

이곳 꽃무릇을 영광군에서는 굳이 상사화라고 한다. 축제의 공식 명칭도 불갑산상사화축제이다. 상사화의 여러 부류 중 붉은 상사화가 꽃무릇이라는 것이다. 사실 타당한 주장이다. 한때 상사화와 꽃무릇은 같은 꽃으로 취급되다가 어느 때인가부터는 완전히 다른 꽃이라고 하며 혼선을 주기도 했는데, 이것이 맞는 견해이다. 즉, 꽃무릇은 상사화의 부분집합이다. 여러 종류의 상사화들 중 하나인 셈이다.

불갑사 꽃무릇 군락은 선운사 입구처럼 넓게 펼쳐지지는 않고, 길 따라 깊게 펼쳐져 있는 모습이다.

그늘이 내린 산책길 따라 붉은 꽃물결이 화려하다. 불갑사 앞까지 이어지는 이 길가의 꽃무릇 군락은 꽤 인상적이다. 군락 사이사이로 길을 내고, 꽃밭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정리돼 있어 훼손이 덜하다.
 
불갑사 꽃무릇  불갑사 일대의 화려한 꽃무릇 군락도 좋지만, 불갑사 담장 아래 점점이 모인 군락도 운치가 있다.
▲ 불갑사 꽃무릇  불갑사 일대의 화려한 꽃무릇 군락도 좋지만, 불갑사 담장 아래 점점이 모인 군락도 운치가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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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불갑사는 불교 최초의 도래지임을 강조하는 오래된 사찰인데, 학문적으로는 좀 더 따져봐야 할 문제이지만 고찰임은 분명하다. 특별나게 간판으로 내세울 문화유산이 없지만 사찰 안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느껴질 정도로 단정하고 우아한 맛이 있다. 그리고 이 불갑사 담장에 피어 있는 꽃무릇들이 보기 좋다.

그런데 보통 불갑사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말 압권은 불갑사를 지나서부터다. 불갑사 뒤로 불갑산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작은 호수가 나오는데, 이 일대의 풍경이 아름답다.

비단잉어와 금붕어가 노니는 호수가 꽃무릇과 어울리는 풍경이 좋으며, 호수 옆 산 경사면에 무리 지어 피어난 꽃무릇 군락은 마치 비밀의 숲처럼 매력적이다.
 
불갑사 꽃무릇 군락 불갑사에서 불갑산 쪽으로 걸어가면 호수와 만나는 산비탈에서 정말 아름답고 그윽한 꽃무릇 군락을 만날 수 있다.
▲ 불갑사 꽃무릇 군락 불갑사에서 불갑산 쪽으로 걸어가면 호수와 만나는 산비탈에서 정말 아름답고 그윽한 꽃무릇 군락을 만날 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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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바로 옆 산 위, 호수를 따라가는 사람들도 지나치기 쉬운, 찾는 이가 많지 않은 이 경사면 깊은 숲에 끝없이 펼쳐진 꽃무릇 군락. 3대 군락지 곳곳을 누빈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다. 햇빛을 허락하지 않는 그늘진 숲속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탈을 타고 올라가는 꽃무릇의 행렬. 파도가 밀물이 되어 육지로 들어오듯 온통 붉은 빛이었다. 해마다 이 붉은 융단은 더욱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오래도록 앉아서 그 아름다움에 취해 꽃 기운에 깨고 싶지 않았던, 그러면서 쉬고 싶었던 곳이었다.

호수를 지나 등산로를 따라가도 여전히 군락은 이어진다. 유명한 등산로가 아니라서 이쯤 되면 비밀의 군락지라 해도 좋다. 더구나 길만 따라가면 이 환상의 군락지를 그냥 지나치기 쉽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길을 찾아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다.
 
불갑사 꽃무릇 군락  불갑사 꽃무릇 군락은 불갑사 입구와 불갑산 산행길에 대단히 길게 펼쳐져 있다. 불갑사 입구도 좋지만, 산행길에 만나는, 깊은 꽃무릇 군락은 더욱 아름답다.
▲ 불갑사 꽃무릇 군락  불갑사 꽃무릇 군락은 불갑사 입구와 불갑산 산행길에 대단히 길게 펼쳐져 있다. 불갑사 입구도 좋지만, 산행길에 만나는, 깊은 꽃무릇 군락은 더욱 아름답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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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불갑사 입구 군락지를 피해 조용히 깊은 군락지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불갑사에서 발길을 이어 등산로를 따라갈 일이다. 언제 끝나나 싶을 정도로 지겹도록 이어진다.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은 불갑사 꽃무릇 군락지가 얼마나 넓은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영광 불갑산상사화축제 기간은 9월 13일~19일까지다. 축제가 좀 일찍 시작된 감이 있다. (아무래도 추석 연휴에 축제 행사를 하기에는 주최 측이 불편했을 듯싶다. 그분들도 추석을 지내야 하니 말이다.) 추석 연휴에도 충분히 꽃무릇 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 정보]

*주소: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로 450
*문의: 불갑사(061-352-8097)
*주차: 150대 이상 가능

*가는 법: 자가용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나와 영광읍을 거쳐 23번 국도를 타고 남향하면 불갑면 소재지에서 좌회전, 1.7km 진행 후 우측으로 불갑사 가는 길이 있다. 4km 진입하면 불갑사 입구에 닿는다. 대중교통으로는 영광 버스터미널에서 하루 9회 불갑사행 버스가 간다. 영광까지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 www.usquare.co.kr,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에서 자주 간다.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  용천사 뒤편으로 가면 데크길을 따라 꽃무릇 군락을 감상할 수 있어 편리하다. 진정한 용천사 꽃무릇 군락은 이곳이다.
▲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  용천사 뒤편으로 가면 데크길을 따라 꽃무릇 군락을 감상할 수 있어 편리하다. 진정한 용천사 꽃무릇 군락은 이곳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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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용천사 꽃무릇 군락

전남 함평 용천사 꽃무릇 군락은 3대 꽃무릇 군락 중 선운사와 불갑사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진다. 사찰 자체의 역사와 전통, 지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확실히 용천사라는 사찰의 명성이 약하고 제법 유명한 문화유산이 없다 보니 덜 알려진 느낌이다.

하지만 규모로 보나 그 매력으로 보나 다른 두 곳에 절대 뒤지지 않는 곳이 용천사 꽃무릇 군락이다.

여기도 제대로 보려면 구석구석을 누벼야 한다. 사실 용천사 꽃무릇 군락이 덜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사찰 진입로 상에 주목할 만한 넓은 군락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선운사와 불갑사는 사찰로 가는 길가에 눈에 띄게 넓고 평탄한 군락이 있어 '넓다'고 느끼게 된다. 반면 용천사 진입로에는 이에 필적할 만한 곳이 없어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길 따라 사찰까지만 갔다가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

일단 이곳 사찰 자체의 분위기가 좋고, 대웅보전 주변에 꽃무릇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어 사찰과 어울린 꽃무릇을 감상하기 좋은 건 분명하다. 특히, 대웅보전 우측 석등과 삼층석탑 일대의 작은 꽃무릇 군락은 꽤 인상적이다. 너무 넓은 군락보다 이렇게 아기자기한 작은 규모의 군락도 꽤 매력적이다.
 
용천사 꽃무릇  용천사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찰이지만, 9월 하순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꽃무릇을 보기 위해 찾는다. 이때는 용천사 내부 곳곳에 숨은 꽃무릇들이 아름답다.
▲ 용천사 꽃무릇  용천사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찰이지만, 9월 하순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꽃무릇을 보기 위해 찾는다. 이때는 용천사 내부 곳곳에 숨은 꽃무릇들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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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대로 된 넓은 군락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용천사의 진정한 꽃무릇 군락은 용천사를 중심에 두고 뒤로 한 바퀴 도는 산책로를 따라 지천으로 이어진다. 입구 주차장에서 조금 걷다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어느 쪽으로 가도 되지만, 보통 왼쪽 산책로를 따라가는 것이 찾기 쉽다. 사찰 관람을 하고 본격적으로 군락지에 들어가기에도 편하다.

용천사와 용천사 가는 길가의 꽃무릇만 본 사람들은 이 뒤편 산책로의 꽃무릇 군락을 못 본 것을 평생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이만큼 인상적인 군락지도 없다.

용천사 앞길과는 달리 별천지처럼 깊고 그윽한 산속 그늘진 산책길 따라 꽃무릇 군락이 멀미 날 정도로 넓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숲속 산책길, 경사가 급하지 않아 편안하게 걸어가며 보는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는 보는 재미도 있다.

길 자체가 정비가 잘 된데다 작은 출렁다리도 하나 있어 걷는 재미도 있다. 아! 참 그윽하고 아름답다. 감탄사가 나온다. 사진을 아무리 찍어도 현장에서 느낀 감동의 반도 전하지 못하는 듯싶다.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  용천사 뒤편 숲속은 완만한 경사를 따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무릇의 바다를 이룬다. 이곳을 보고 가지 않으면 용천사 꽃무릇을 봤다고 말하지 말라.
▲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  용천사 뒤편 숲속은 완만한 경사를 따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무릇의 바다를 이룬다. 이곳을 보고 가지 않으면 용천사 꽃무릇을 봤다고 말하지 말라.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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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사 가는 길 좌측 자연생태공원도 들렀다 가면 좋다. 생태공원답게 다양한 꽃과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꽃무릇은 어디에나 있다.

참고로, 함평 용천사 꽃무릇축제는 9월 15일~16일에 이미 치러졌다. 하지만 이 역시 추석 연휴에 축제를 치를 수 없는 주최 측 사정 때문에 좀 앞당겨 개최한 감이 있다. 그러므로 연휴 때 가도 꽃무릇 군락은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여행 정보]

*주소: 전남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길 209
*문의: 061-322-1822
*주차: 200대 이상 가능

*가는 법: 자가용으로는 서해안고속도로 함평IC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북상, 838번 지방도로로 들어가면 4.7km 진행 후 좌측으로 용천사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이 도로를 따라 약 2km 들어간다. 대중교통으로는 함평버스터미널에서 용천사행 버스(하루 4회 운행)를 이용, 종점까지 간다. 한편, 함평-영광을 잇는 시외버스를 이용, 신광면에서 내린 다음, 택시를 타고 용천사로 들어가도 된다. 함평까지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 www.usquare.co.kr,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에서 자주 간다.

 
함양 상림의 꽃무릇  전라도 일대의 3대 꽃무릇 이외에도 꽃무릇 군락을 볼 수 있는 곳들이 전국적으로 여럿 있다. 함양 상림의 꽃무릇 군락도 다녀갈 만하다.
▲ 함양 상림의 꽃무릇  전라도 일대의 3대 꽃무릇 이외에도 꽃무릇 군락을 볼 수 있는 곳들이 전국적으로 여럿 있다. 함양 상림의 꽃무릇 군락도 다녀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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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꽃무릇 감상지

이미 잘 알려진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의 3대 군락지 이외에 요즘 알려지고 있는 꽃무릇 군락은 경남 함양의 상림, 경남 창원의 산호공원, 충남 보령의 성주산자연휴양림 일대 등이다. 3대 군락지에 가기가 어렵거나 시간 내기가 힘들다면 이곳들에 가 봐도 꽃무릇의 매력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가을 단풍보다 한 달 이른 붉은 꽃 멀미에 빠져보고 싶다면 꽃무릇 군락지 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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