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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도시험장 건설과 관련해 근흥면 이장단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안군선주연합회를 비롯한 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이 들어서는 "석도" 석도시험장 건설과 관련해 근흥면 이장단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안군선주연합회를 비롯한 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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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가 충남 태안군 근흥면의 무인도인 석도에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 건설을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어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 석도-만재도에 탄도탄 요격용 무기시험장 들어선다)

특히 석도시험장 건설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어민들이 아닌 이장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연 것과 관련해 태안군선주연합회 유선용 회장을 중심으로 반대 투쟁 움직임도 포착됐다.

이들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오는 28일 태안군청 앞 광장에서 태안해역·해사채취·반대를 위한 집회에서 석도시험장 건설 관련 강력 반대 입장을 밝힌 뒤 본격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석도시험장을 둘러싼 논란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선용 태안군선주연합회장, "이장이 아니라 어업인들에게 설명회 했어야"

태안군선주연합회 유선용 회장은 지난 18일 대전MBC라디오 <생방송 오늘>에 출연해 석도시험장과 관련해 강경 입장을 밝혔다.

유 회장은 "석도에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주민 홍보가 없어서 잘 몰랐다"면서 "그동안에는 미사일 쏘는 연습만 했는데 이번 시설은 요격까지 하는 시험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회장은 이어 "지난 12일 근흥면에서 (이장단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고서야 석도 시험장에 대해 알게 됐다. 실질적으로 어업종사자들이 들어야 하는데, 이장들에게만 한정해서 말한 것은 굉장히 분통스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업인들에게 설명회를 하면 반대할 것을 알았기에 어업인이나 선주들을 부르지 않은 것"이라고도 주장한 유 회장은 국과연의 사격통제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두 시간이면 사격이 끝난다고 하는데 지금도 안흥시험장에서 무기 시험 시에는 아침부터 통제를 한다. 두 시간만 통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포격 시 오발 사고도 날 수 있고 해서 전체적인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과연은 한 해 3번, 두시간 정도만 시험하고 주변해역 2km만 통제하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국과연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너무 늦은 대응이 아니냐는 질문에 유 회장은 "(국과연이) 자기네들 계획대로 밀어붙이는 모습이 좋지 않다"면서 "앞으로 선주연합회는 적극적인 반대 투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과연은 인천시에 거주하는 석도의 소유자로부터 지난 2016년 사유지였던 석도를 매입한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이미 마쳤고, 문화재 지표조사, 특정도서 행위제한 해제, 무인도서관리 유형변경 승인 등의 절차도 마쳤다. 또한 올 5월에는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을 요청해 놓은 상황으로 승인되면 곧바로 국방부로부터 실시계획 승인을 얻어 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국과연은 이르면 올 연말부터 석도시험장 건설을 추진해 2020년까지 공사를 진행한 뒤 2021년부터는 석도시험장에서 장거리 미사일 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석도시험장에는 발사대와 시험요원 대기실, 계측레이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석도시험장 구축이 완료되면 미사일 시험은 발사용 차량을 들여와 시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안흥시험장 주변지역 주민들도 집단 반발 조짐

한편, 석도시험장 건설 소식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전해지자 어민들은 물론 현재 국과연 안흥시험장이 위치한 주변지역 주민들까지 집단 반발 움직임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실에서도 석도 시험장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의당 서산‧태안지역위원회에서도 지역주민들의 집회 시 '동참'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국과연 안흥시험장의 피해를 호소해왔던 근흥면 도황리의 이인묵씨를 중심으로 한 가칭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이전 촉구 대책위원회'가 지난 17일 태안읍의 모처 식당에서 준비 모임을 열고 반발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모임에서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ADD)이 지난 1977년 태안군 근흥면에 입주한 지 40년이 지났다"고 전제한 뒤 "ADD가 그동안 온갖 무기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민들에게 소음과 어로행위 방해 등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숙의하고 ADD 이전을 촉구하기 위해 민간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단체가 정식 설립되면 석도에 추진되고 있는 탄도탄 요격용 유도무기 비행시험용 신규 시험장 건설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목소리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성일종(자유한국당, 충남 서산‧태안) 국회의원 등 10인이 제안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7월 11일 발의돼 현재 계류 중에 있다. 지난 2016년 10월 28일 김영우(자유한국당, 경기 포천‧가평) 국회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군사기지․군사시설 및 보호구역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또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두 법안에 따르면  군사시설·군사기지 인근 주민들은 기본권 행사가 제한되고, 군사활동으로 인한 주민 생활안전마저 위협받고 있지만, 국가안보라는 명분하에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인내해왔다.

이에 군사시설 인근 지역 거주 주민들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과 적정한 보상, 향후 지역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이 두 법안의 골자다.

가칭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 이전 촉구 대책위원회'측 관계자는 "국과연 안흥시험장은 40년이 넘도록 무기 시험을 하면서 지역주민을 무시해왔고, 불발탄 및 탄피 발생으로 바다 환경오염과 조업 중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 건강문제 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어 "대책위에서는 10월 초 국과연 안흥시험장 이전 촉구를 위한 발기인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세 규합을 위해 어민과 시험장 주변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대언론 홍보를 통해 주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국방과학연구소, #석도, #태안군선주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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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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