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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정치부 아이템 회의. 

"명절 노동은 항상 문제가 되니까... 남성 정치인들 중에 '전 좀 부칠 것 같은' 사람이 있을까?"

일동 침묵. 몇 초간의 적막을 뚫고 나온 이름.

"금... 태섭?"

지난 21일,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짜고짜 물었다.

- 명절에 전 좀 부치시나요.
"제가 밖에서는 말을 훌륭하게 하고 다녀서 페미니즘을 신봉하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집안일을 안 해서 늘 혼납니다."

'전 안 부친다'는 솔직한 답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갑)이다.

"페미니즘은 이제 시작... 명절 노동도 조금씩 변화할 것" 
 
질의하는 금태섭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
▲ 질의하는 금태섭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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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의원은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되는데 실천을 못했다, 앞으론 더 실천해보겠다"라고 고백하면서도 "저와 달리 두 아들은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 아래 세대들은 저희 세대와 달리 말뿐 아니라 행동까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젠더 이슈가 단순히 주변적 문제가 아니라 주요한 이슈로 떠오른 해"라면서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 들고, 아직 멀었지만 관심과 이해의 폭이 깊어지고 있기에 매년 조금씩 변화할 것이다, 명절 노동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와 당내 젠더특위에서 활동한 금 의원은 김어준씨의 '미투공작' 발언 논란, 안희정 무죄 판결 등 젠더 이슈에 관한 주요 현안마다 소신 발언을 해왔다(관련기사 : ▲ 금태섭 "김어준 발언 이해불가, '각하가 사라진다'라니" ▲ '안희정 무죄'에 금태섭 "침을 뱉고 싶다").

금 의원은 "최근 혜화역 시위에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나오는 이유가 뭔지, 안희정 판결에 분노하는 근본 원인이 뭔지를 봐야 한다"라면서 "하루빨리 성평등한 사회로 넘어가지 않으면 더 심각한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다음은 금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젠더이슈 위협하는 혐오 문제 심각... 2기 여성부, 여성 문제 콘트롤타워 돼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태섭 의원 제공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태섭 의원 제공
ⓒ 금태섭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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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 16일 조사한 걸 보면 명절 성차별 사례 1위로 여성에게만 편중된 '가사분담'을 꼽았다.
"그렇다. 당장 저만 해도 그러니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어머니와 제 여동생들은 일을 하는데 아버지나 아들들은 안방에서 자고 있고... 그렇게 컸다.

하지만 아래 세대는 분명 변해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제가 아들이 둘인데, 저희 애들은 다 가사분담을 하고 있다. 저희 세대와 달리 말뿐 아니라 행동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학 다니는 아들이 자취를 하는데 얼마 전엔 감자 밑반찬을 직접 만들어서 어머니한테 주러 왔더라.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버지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는지도 모르겠다(웃음). 앞으로는 전을 부치겠다. 이번 추석은 출장을 떠나지만..."

- 특히 이번 추석은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큰 파동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올해의 미투운동, 혜화역 시위, 안희정 판결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흐름을 총평한다면.
"올해는 젠더 이슈가 단순히 주변적 문제가 아니라 주요한 이슈로 떠오른 해다. 지난해 의원실 회의를 하면서 올해 무슨 이슈가 중요할지 의견을 나눴는데, 저는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를 예상했다. 워낙 모순이 많이 쌓여있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시적 이슈가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질 이슈이기도 하다.

해결할 문제는 너무 많다.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 들고, 아직 멀었지만 관심과 이해의 폭이 깊어지고 있기에 매년 조금씩 변화할 거라고 생각한다. 명절 노동 문제도 마찬가지다."

- 어떻게 올해 페미니즘이 부각될 거라고 예상했나.
"이미 우리 사회의 혐오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게 올라와 있다. 젠더 이슈뿐 아니라 난민이나 외국인 문제들이 그런데, 젠더 이슈가 이를 대표해 상징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과거에는 젠더 이슈에 대한 인식 자체가 대단히 부족했는데, 지금은 변화가 몸으로 느껴진다.

이 흐름을 정치권에서 계속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혜화역 시위에 몇만 명이나 모여 여러 차례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진 거기에 과격한 언사가 있다는 둥 지엽적인 비판만 하고 있다.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나오는 이유가 뭔지, 안희정 판결에 분노하는 근본 원인이 뭔지를 보고 하루빨리 성평등한 사회로 넘어가지 않으면 더 심각한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10대 후반, 20대 초의 남성들 사이에서 '여혐'(여성혐오)이 얼마나 심각한가."
 
- '미투 공작' 발언 관련 김어준과의 공방, 안희정 판결에 대한 비판 등으로 같은 진보 진영 내에서 비판도 받았다.

"크게 보면 바뀌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얘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거기에 참여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 20대 국회 전반기에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여성가족부도 2기 내각을 앞두고 있는데, 새 여성가족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뭐라고 보나.
"여성 문제에 있어선 여성부가 명실상부한 콘트롤타워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지금은 입법 과제에도 충분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고 정부 다른 부서의 성평등 지수를 높이는 데에 충고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젠더 이슈를 주도할 만한 힘이 주어지지 못한 것이다. 과거 여성부를 아예 없애자던 MB정부 때보단 낫지만 보다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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