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27 16:32최종 업데이트 18.09.27 16:33

1905년 을사늑약으로 한국을 보호국화하고 통감정치를 실시한 일본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처단한 후 한국의 주권을 완전히 빼앗고 식민지화하려는 음모를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1910년 6월 일본 각의는 '병합 후의 대한(對韓) 통치방침'을 결정한데 이어, 7월 12일 제3대 조선통감으로 데라우치를 임명하여 본격적으로 병탄공작을 진행토록 하였다.

데라우치는 8월 16일 총리대신 이완용과 농공상대신 조중용을 통감관저로 불러 병탄조약의 구체안을 밀의하고, 18일에는 이를 각의에서 통과시킨 다음, 22일 순종황제 앞에서 형식적인 어전회의를 거치게 한 후 그날로 이완용과 데라우치가 조인을 완료했다. 조인 사실은 1주일간 비밀에 부쳐졌다가 8월 29일 이완용이 윤덕영을 시켜 황제의 어새(御璽)를 날인하게 함으로써 이른바 칙유와 함께 '합병조약'이 반포되었다.
  

'친일 매국노' 이완용 ⓒ 자료사진

 
흔히 '경술국치'라고 불리는 이 문서에 도장을 찍은 정부대신은 이완용을 비롯, 이재곤ㆍ조중응ㆍ이병무ㆍ고영희ㆍ송병준ㆍ임선준 등이다. 이들은 '경술7적'으로 불린다.

합병조약은 형식상으로는 한국의 황제가 일본의 황제에게 합병을 자청하여 나온 결과 일본 황제가 그 요청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8개항으로 된 이 문건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제1조, 한국 황제폐하는 한국 정부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하고도 영구히 일본국 황제폐하에게 양여함.

제2조, 일본국 황제폐하는 전조에 게재한 양여를 수락하고, 또 한국을 일본국에 병합함을 수락함.

제3조, 일본국 황제폐하는 한국 황제폐하ㆍ황태자폐하와 그 후비 및 후예로 하여금 각기 지위에 응하여 상당한 존칭ㆍ위엄 그리고 명예를 향유케 하며, 또 이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세비를 공급할 것을 약함.

제4조, 일본국 황제폐하는 전조 이외의 한국 황족과 그 후예에 대해 각기 상당한 대우를 향유케 하며, 또 이를 유지하기에 필요한 자금을 공여할 것을 약함.

제5조, 일본군 황제폐하는 훈공이 있는 한인으로서 특히 표창을 행함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영직을 수여하고 또 은금을 줄 것.

제6조, 일본국 정부는 전기 병합의 결과로써 한국의 사정을 모두 담임하고, 동지(同地)에 시행하는 법규를 준수하는 한인의 신체와 재산에 대해 충분한 보호를 하며 또 그 복리의 증진을 도모할 것. 

제7조, 일본국 정부는 성의와 충실로 신제도를 존중하는 한인으로서 상당한 자격이 있는 자를 사정이 허하는 한에서 한국에 있는 제국관리로 등용할 것. 

제8조, 본 조약은 일본국 황제폐하와 한국 황제폐하의 재가를 거친 것으로 공포일로부터 시행함. 위 증거로 양 전권위원은 본 조약에 기명조인하는 것임.

                                                                    융희 4년 8월 22일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
                                                                    메이지 43년 8월 22일
                                                                    통감 자작 데라우치 마사다케


이로써 조선왕조는 27대 519년만에 멸망하고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이후 35년간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일제의 폭압과 착취를 당하게 되었다.

일본은 조약공포와 동시에 '대한(大韓)'이라는 국호를 폐지하고, 통감부를 대신하여 조선총독부를 개설하여 초대총독에 데라우치를 임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 '한국합병칙서'를 발표하여 고종을 '이태왕(李太王)'이라 부르고, 순종을 '이왕(李王)', 고종의 아들 강(堈)과 희(熹)를 공(公)으로 불러서 세습하게 하여 일본의 황족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합병'에 공을 세운 이완용 등 친일파 76명에게 작위와 거액의 은사금을 주었다.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의열지사 박재혁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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