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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전주한옥마을의 모습. 사진은 글의 내용과 무관합니다.
 2016년 전주한옥마을의 모습. 사진은 글의 내용과 무관합니다.
ⓒ 서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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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물밀 듯이 밀려와서 여러 문제를 야기하는 이른바,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이란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도시민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 또는 오버투어리즘은 지역주민 또는 방문객이 인식하기에 특정 관광목적지에 너무 많은 방문객이 있어 지역의 삶의 질 등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악화되는 걸 의미한다. 북촌한옥마을이나 부산감천마을, 제주 일부지역, 여수 구도심이나 전주 한옥마을 등이 바로 이 오버투어리즘의 대표적 사례다. 이로 인해 지역민들이 불편해하고, 반(反)관광객 감정을 가지며, 심지어는 이를 넘어서 반외국인 감정까지도 느끼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해법은 다들 다양하게 제시한다. 오버투어리즘이란 말 자체가 허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들이 오는 것이니, 그들을 막기 위하여 보다 높은 입장료를 받거나, 관광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예 관광객 방문의 원인이 되는 매력요소인 벽화나 조형물을 제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관광객들에게는 소음이나 쓰레기 문제를 조심하길 권장하며, 정숙관광 캠페인을 벌이는 지자체도 있다. 그럼에도 오버투어리즘의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이렇게 현안이 복잡하고 대응책을 찾기 어렵다면, 문제가 되는 현상을 조금은 단순화하거나 좁혀서 볼 필요가 있다.

답은 단순하다 

최근 TV 프로그램 중에는 지역의 맛집을 찾아가서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수요미식회나 골목식당 등의 프로그램에 한 번 출연을 하면, 몇 달동안은 그 식당에서 식사시간에 방문하여 기다리지 않고 식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식당들이 그 수요를 대응하지 못하여 우왕좌왕하는 경우를 보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손님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초조하게 생각하여 음식의 조리과정을 생략하거나 간소화하여 음식의 맛과 질까지 떨어뜨리는 경우도 보게 된다. 가장 최악의 개선책은 음식값을 올려서 스스로 고객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음식값을 올리면서 손님들은 식당이 초심을 잃었다며 불만을 갖고, 다시는 그 식당을 찾지 않게 된다.

반면, 어떠한 식당들은 밀려오는 손님들을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정비해 나간다. 체계적인 예약시스템이나 고객 대기 순서표를 만들도록 한다. 고객이 대기하는 시간동안 휴식할 수 있는 장소와 재밋거리를 도입하기도 한다. 식당을 확장하거나 분점을 내기도 하며, 인원을 보다 채용하여 주차 및 고객관리에 신경을 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도 언급이 되었듯, 고객은 빠른 조리를 통해 음식을 먹으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대기가 길더라도 맛있다고 평가된 훌륭한 음식을 먹기 위한 것으로, 음식의 질에 보다 신경쓰고, 조리과정이 문제되지 않기 위해 대량 조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기도 한다.

TV 맛집은 오버투어리즘이 발생하는 관광지, 손님은 관광객, 직원은 지역민과 관광종사자로 대응해보면 의외로 문제 대응은 명확해진다. 오버투어리즘 관광지의 문제는 수용력의 문제이다. 수용력 관리를 위한 특별 관리지역 선정, 얼마나 관광객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적정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예약제나 수용한계제도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 관광수용력 분산을 위해 인근지역이나 다른 지역에 보다 매력있는 관광지의 개발도 필요하다. 지역민들이 관광객을 맞이하는 일에 참여하게 하여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데 충분하게 인력 보강이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지역민들에게 관광으로 인한 편익이 돌아갈 수 있는 마을사업체 등의 도입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관광객들의 수용력을 조절하기 위하여, 관광세나 입장료를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네팔 에베레스트 입산료는 무려 1500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페인의 마요르카섬이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은 관광세나 숙박세 등을 통해 수용력을 인위적으로 제한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음식점의 음식값 인상과도 같아서, 그 인상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과 이용이 수반이 되어야 그 반발이 적을 수 있다. 식당들도 음식값을 올릴 때에는 "우리는 그 가격 상승된 부분을 지역에 혼잡도 증가로 인하여 생긴 불편을 지역민들이나 이익 환원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고 기부하는 데 사용한다"고 하면서 쓰임새를 분명하게 하는 것은 어떠할까.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관광세를 부과한다면 그 쓰임이 분명해야 할 것이다.

TV에 노출된 맛집이 관리를 잘 못하면 2~3개월 후 몰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라고들 한다. 관광지라는 것도 생애주기가 있기에, 인기있는 관광지가 지속적으로 인기가 계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버투어리즘의 문제는 그러기에 현재의 문제를 대처함과 함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관광은 결국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가 행복해질 때 지속될 수 있음을, TV 출연 맛집들의 경영관리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대안관광컨설팅 프로젝트수 대표이자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입니다.


태그:#오버투어리즘, #북촌한옥마을, #TV맛집, #관광수용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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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회를 위한 관광과 여가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현재는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겸임교수, 대안관광컨설팅 프로젝트수 대표로 관광 컨설팅 및 강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행기획자로 여행을 다니며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집을 지으면서 주택, 타운하우스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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