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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이 교과별 체험학습을 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이 교과별 체험학습을 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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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업은 일상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도형(오더리 삼각형)을 이용해서 액세서리로 사용할 수 있는 팔찌나 열쇠고리를 만들며 수학을 좀 더 친근감 있게 느낄 수 있는 게 목적이에요. 제 꿈은 건축가가 되는 것인데 건축 쪽에 수학을 이용해서 구조물을 만들잖아요. 이번 활동을 통해서 그런 걸 접목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난 25일 교과별 체험학습이 한창이던 경기도 파주 문산제일고등학교에서 만난 김아은(1학년) 학생이 수업의 목적과 장래희망의 연관성까지 꿰맞추며 마치 준비라도 한 듯 들려준 대답이다.
 
체육관에서 탁구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 역시도 진지하다.
 체육관에서 탁구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 역시도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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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체육관에서 만난 장성빈(1학년) 학생은 "공부는 딱히 안 좋아하고 운동을 많이 좋아해서 1학기에 배드민턴, 2학기 때 탁구로 운동 쪽으로만 체험학습을 신청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전부 즐겁게 참여하고 있고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직업군인이신 아버지 영향도 있고 군인들이 나라 지키는 모습을 보면 멋있어 가지고 꼭 군인이 되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밝혔다.
  
진지하게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진지하게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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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의견을 나누며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서로 의견을 나누며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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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도와야 수월한 오더리 삼각형 만들기
 서로 도와야 수월한 오더리 삼각형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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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제일고교는 ▲국어-영화비평 및 영화산업 이해(파주 명필름 아트센터·출판단지) ▲영어-어서와 한옥은 처음이지(경복궁·북촌한옥마음)/이태원은 처음이지(국립중앙박물관/이태원 경리단길) ▲과학-과학관 및 대공원 탐색(국립과천과학관·서울대공원) ▲역사-전쟁과 여성인권의 이해(연남동 숲길·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 ▲중국어-한국 속 중국문화 찾기(주한중국문화원·인사동 일대) 등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외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조경학 교감은 체험학습에 대해서 "1학기 때는 소풍 개념의 전체 현장 체험학습을 진행했고, 2학기는 저희가 혁신학교이다 보니까 특색 있는 학습을 하자고 해서 기획한 것"이라며 "교과 별로 평소 수업시간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체험학습을 본인이 선택하다 보니 관심 있는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게 되고, 자신의 진로도 관련되어 있어서 아무래도 아이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학의 귀납적 정의를 배울 수 있는 '하노이 탑'을 체험하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수학의 귀납적 정의를 배울 수 있는 "하노이 탑"을 체험하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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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용 선생님이 학생에게 오더리 삼각형 만들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광용 선생님이 학생에게 오더리 삼각형 만들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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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학 체험학습 교실에서 만난 학생들은 수학을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이었다.

조영호(2학년) 학생은 "현장체험학습을 각 과목별로 신청하게 됐는데, 저는 미적분을 선택했고 생각하는 문제를 깊게 들어가서 얘들과 함께 하는 게 되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물리와 관련된 자동차 기계, 엔진, 차체 발명하고 연구하고 수리하고 그런 쪽에 관심이 있는데, 자동차를 하려면 물리에서 수학도 필요하고 하니까 수학 쪽으로 더 관심 있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2016세계경제포럼 '일자리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까지 일자리 700만개가 사라지고 사라지는 일자리의 67%가 사무·관리직이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무실의 화이트칼라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이다. 2020년 생각만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2035년 세계적으로 온라인 강좌가 활성화되며 한국대학의 절반이 사라지고, 2039년 로봇, 자동화, 3D프린터의 대중화로 서구에서 제조업이 사라지고, 2045년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시점이다.(<유엔미래 보고서 2045> 박영숙·제롬 글렌)

미래학자들의 전망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해서 생겨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고등학생들은 대학 진학과 진로를 함께 모색하느라 고민이 많은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하노이 탑'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하노이 탑"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문산제일고등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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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찬(2학년) 학생은 "이게 '하노이 탑'이라고 옛날에 승려들이 잘못했을 때 벌로 주어지는 무거운 돌 판을 옮기는 건데, 게임 같은 것으로 수학의 귀납적 정의를 배울 수 있다"고 체험학습의 정의를 내리면서도 "저는 장래희망은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고 대학 과를 먼저 정해서, 취업도 잘 되고 그래서 전기전자공학과를 가려고 생각 중"이라고 현실적인 고민을 들려줬다.

2학년 수학을 담당하는 백희주 선생님은 ""이번에 학교에서 처음으로 시도를 하는 교과체험이었는데 학생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고 준비한 선생님들도 뿌듯한 마음이 있다"며 "다음번에도 이런 활동이 계속 지속된다면 학생들한테 수업에 대한 즐거움을 가르쳐줄 수도 있고, 선생님들도 많이 유의미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체험학습의 소감을 밝혔다.
  
문산제일고등학교는 1,2학년들을 대상으로 교내외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문산제일고등학교는 1,2학년들을 대상으로 교내외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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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앨빈 토플러는 이미 10년 전에 우리나라의 교육을 이렇게 강하게 비판했었다.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고등학교 교육 현장.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선생님들의 고민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을 터.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하느라 한바탕 즐거운 소동을 겪은 백희주 선생님에게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는데, 수학 관련 직업은 어떠냐?"는 질문을 던지자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수학 관련된 직업은 계속 유지가 된다고 봅니다."
 
백희주 선생님(왼쪽에서 3번째)과 학생들은 수학 체험학습이 즐겁다며 웃었다.
 백희주 선생님(왼쪽에서 3번째)과 학생들은 수학 체험학습이 즐겁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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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산제일고등학교, #체험학습, #미래 일자리, #일자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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